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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마약왕', 지울 수 없는 '범죄와의 전쟁'·'내부자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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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마약왕', 지울 수 없는 '범죄와의 전쟁'·'내부자들'의 그림자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12.20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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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송강호부터 조정석까지…, 충무로 ★들의 연기 열전

DOWN
- '범죄와의 전쟁', '내부자들' 떠오르는 이유는? 
- 긴 러닝타임, 연말 박스오피스 전쟁에서는 단점?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믿고보는 배우 송강호가 이번에는 '마약왕'으로 돌아왔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굴지의 마약왕으로 거듭난 이두삼의 일대기를 그린 '마약왕'은 배우 송강호와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올 연말 대작으로 손꼽혔다.

'마약'이라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소재, 배우 송강호의 호연이 어우러진 영화 '택시운전사'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흥행이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한국산 범죄 영화의 뻔한 클리셰를 반복했다는 비판 또한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문의 '마약왕'은 어떤 영화일까?

# 송강호·배두나·조정석에 조우진·김소진·김대명까지… 충무로 '어벤져스'

 

[사진 = 영화 '마약왕' 스틸컷]

 

'마약왕'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캐스팅이다.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를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올린 '흥행 불패' 배우 송강호가 주연을 맡았다. 송강호는 '마약왕'에서 그동안 보여줬던 소시민 캐릭터가 아닌 야심과 욕망이 넘쳐 흐르는 이두삼 역을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로 표현하며 호평 받았다. 

송강호 뿐만이 아니다. 개성 넘치는 연기로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배두나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해온 조정석이 영화 '마약왕'에서 뭉쳤다. 송강호가 그리는 이두삼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는 모습은 마치 캐스팅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1987'을 떠오르게 한다.

'연기파' 배우들도 '마약왕'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화 '더 킹'에서 안희연 검사 역을 맡으며 2017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김소진은 송강호에 지지 않는 강렬한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제는 한국 영화의 대표 신스틸러로 손꼽히는 조우진은 '마약왕'에서는 섬뜩한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영화 '마약왕'은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송강호의 연기 변신 또한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배우들의 스릴 넘치는 연기 열전은 영화 '마약왕'의 가장 큰 장점이다.

# 한국 범죄영화의 한계? '범죄와의 전쟁'·'내부자들' 자꾸 떠올라

 

[사진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우민호 감독은 전작 '내부자들'로 청룡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영화 '마약왕'은 '내부자들'에서도 돋보였던 우민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슈베르트부터 1970년대 유행가까지 아우르는 '마약왕' 속의 영화 음악들과 이두삼의 방으로 형상화되는 미장센은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민호 감독의 개성은 이미 전작 '내부자들'에서 보인 바 있다. 영화 팬들 입장에서는 '마약왕'을 보며 필연적으로 '내부자들'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로운 범죄 영화를 기대하며 극장을 찾았을 관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영화 '마약왕'을 보며 떠오르는 또 다른 영화가 있다. 바로 2012년 개봉한 윤종빈 감독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다. 1980년대 조직 폭력배를 소재로 한 '범죄와의 전쟁'은 부산이 배경으로 한 건달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마약왕'과 닮아있다.

특히 '마약왕'의 주인공 이두삼과 '범죄와의 전쟁' 속 최익현(최민식 분) 캐릭터는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타고난 머리로 범죄 세계에서 성공하지만 자신의 욕망과 욕심에 무너진다는 점이 비슷하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하정우가 맡은 최형배는 '마약왕'에서 이희준이 맡은 최진필과 닮은꼴이다. 한국 범죄 영화 속 전형적인 캐릭터가 '마약왕'에서 반복된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이유다.

여성 캐릭터의 무책임한 사용도 '마약왕'의 캐릭터 개성을 깎는 이유기도 하다. 배우들의 호연이 빛났지만 배두나가 맡은 김정아와 김소진이 맡은 성숙경은 남성에 의해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캐릭터다. 김정아의 경우 이두삼의 내연녀이자 파트너로 그려지며, 성숙경은 이두삼의 아내로 헌신하고 쓴 충고도 아끼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게다가 두 캐릭터는 영화 후반부에는 사라지며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낸다.

최근 한국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의 전형적인 묘사가 지적받고 있다. 영화 '마약왕' 속 여성 캐릭터들 역시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스윙키즈'·'아쿠아맨' 대작들과의 경쟁, 그러기에 너무 무겁다?

 

[사진 = 영화 '마약왕' 스틸컷]

 

영화 '마약왕'은 영화 시장의 대목인 12월 개봉하는 영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개봉하는 만큼 경쟁작들 역시 만만치 않다.

'과속스캔들', '써니'를 히트시키며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는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 디씨(DC) 필름의 신작 영화 '아쿠아맨'과 박스오피스 경쟁을 해야하는 '마약왕'은 화려한 캐스팅이 강점이지만 비교적 어두운 분위기, 긴 러닝타임은 연말이라는 시기 특성상 불리하게 작용한다.

영화 '마약왕'의 러닝타임은 무려 139분이다.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은 연말 오락 영화 경쟁에서는 다소 불리하다. 특히 '마약왕'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인 만큼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간다.

영화 '마약왕'은 장점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영화다. '흥행불패'라는 별명이 있는 송강호가 '마약왕'으로 또다시 흥행 보증 수표로 불리게 될까? 2018년 마지막을 장식할 '대작' 마약왕이 기대 이상의 흥행 스코어를 거둘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관심이 박스오피스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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