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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예결산④] '마블 천하' 속 한국영화 위기, '신과 함께'가 보여준 희망… '보헤미안 랩소디'가 불러온 퀸 열풍 (영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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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연예결산④] '마블 천하' 속 한국영화 위기, '신과 함께'가 보여준 희망… '보헤미안 랩소디'가 불러온 퀸 열풍 (영화 분야)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12.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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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개봉 영화 1822편·매출액 1조 7천 원·총 관객수 2억5백만 명.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이 공개한 2018년 한국 영화의 수치다. 

수치가 말해주는 것처럼 여전히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는 세계 7위의 놀라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시장의 성장세는 다소 주춤했다. 지난해 대비 개봉 영화 편수는 늘었지만 총 매출액과 관객수는 소폭 감소했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한국산 대형 영화들은 흥행 참패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2018년 영화 흥행 순위 [사진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화면 캡처]

 

한국 영화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할리우드산 블록버스터 영화의 흥행은 여전했다. 이제는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작품들은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천만 영화'의 탄생이 저조했던 가운데 올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비롯 '신과함께' 시리즈는 블록버스터 영화다운 흥행 스코어를 기록했다.

음악 영화의 흥행도 이어졌다. 픽사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코코'를 비롯해 2008년 이후 10년만에 개봉한 '맘마미아2',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까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영화들이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위기설'부터 '희망'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평가를 받았던 2018년 한국 영화계를 연말을 맞이해 스포츠Q가 되돌아보고자 한다.

 

[사진 =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포스터]

 

# '마블 천하'는 계속된다… '블랙 팬서'·'앤트맨과 와스프'·'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까지

2018년에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선전은 계속됐다. MCU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로 대변되던 기존 히어로들 외에 다양성과 새로움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공개했다. 2018년 2월 개봉한 '블랙팬서'는 흑인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마블의 새로운 세대의 청사진을 보여줬다.

'앤트맨과 와스프'는 독특한 히어로로 사랑받았던 '앤트맨'의 후속 작품이다. 이미 북미 개봉 당시부터 호평받았던 '앤트맨과 와스프'는 국내에서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업고 흥행에 성공했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MCU 영화는 지난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다. 어벤져스의 세번째 이야기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역대 최악의 빌런 타노스의 출연으로 보다 웅장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기존 어벤져스 멤버들에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앤트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캐릭터까지 합류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비극적인 결말로 다음 편인 '어벤져스: 엔드 게임'에 대한 팬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개봉으로 인기 히어로인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의 퇴장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며 마블의 세대 교체에 대한 기대도 높였다.

MCU가 2018년 공개한 세 영화('블랙팬서',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2018년 한국 개봉 영화 흥행 순위 10위 안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여전한 마블의 위상을 보여줬다. 그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8년 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다. '블랙팬서', '앤트맨과 와스프'도 각각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높은 흥행 성적을 거뒀다.

마블 영화의 높은 인기 때문일까.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번역가 박지훈의 오역이 영화 팬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화 내 주요 대사들에 대한 오역이 지적 받으며 그동안 유명 영화들을 번역해온 자막을 바탕으로 박지훈에 대한 영화 팬들의 '보이콧'도 일어났다. 다수의 외화가 국내에 수입되는 만큼 관객들에게 양질의 번역을 제공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2019년에도 MCU 영화들의 열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9년 3월 MCU 최초 여성 히어로 단독 영화인 '캡틴 마블'이 개봉한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어벤져스: 엔드게임'도 2019년 전 세계 개봉하며 마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 = '신과 함께: 인과 연' 포스터]

 

# 한국 영화 '위기설'… 대작 영화들의 연달은 부진, 그리고 '신과함께'의 흥행

2018년에는 유독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백억 원이 투입된 대작들이 영화 시장의 '대목'이라는 연휴와 여름 방학 기간에 개봉했지만 정작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다.

대표적인 작품이 영화 '안시성'이다. 안시성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 '안시성'은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 제작비 200억으로 추석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안시성은 개봉 이후 손익분기점인 540만을 겨우 넘어서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영화 '창궐' 역시 17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손익분기점인 380만 관객을 돌파하지 못하며 극장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들어섰던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도 130억의 제작비를 투자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거둬야했다. 손익분기점인 370만 관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99만 관객을 동원한 '염력'은 관객들의 혹평을 받았다.

대작 한국 영화들이 줄줄히 흥행에 참패한 가운데 새로운 희망도 있었다. 바로 '신과 함께'의 흥행이다. 한국산 블록버스터 판타지를 표방한 '신과 함께'는 1편과 2편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 분장 등 최첨단 영화 기술이 집약된 영화 '신과 함께'는 한국산 대형 블록 버스터 영화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다. 특히 '신과함께: 인과 연'은 1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넘어서며 2018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사진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

 

# 한국 관객은 '음악'을 좋아해? '코코'와 '맘마미아2', 거기에 '보헤미안 랩소디'까지

한국 관객은 유독 음악 영화, 뮤지컬 영화를 좋아한다는 업계 속설이 있다. 지난 2016년 큰 사랑을 받은 '라라랜드'는 물론, 2017년 '미녀와 야수' 까지 최근 한국 영화계는 할리우드산 음악 영화에 열광해왔다.

2018년에도 음악 영화에 대한 한국 영화 팬들의 사랑은 여전했다. 디즈니·픽사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코코'는 지난 1월 개봉해 3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속 등장한 OST 열풍 역시 이어졌다.

'맘마미아'의 10년만의 후속작 '맘마미아2' 역시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누적 관객수 220만명을 돌파한 '맘마미아2'는 아바(ABBA)의 추억의 명곡들이 영화 내에 삽입되며 음악영화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8년 하반기에는 '퀸 열풍'이 불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 때문이다. 1970년대 사랑받았던 전설적인 밴드 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이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누적 관객수 800만을 돌파했다. 

'퀸 열풍'은 영화 밖으로까지 이어졌다. 길거리에는 퀸의 오랜 명곡들이 흘러나왔고 지상파 3사는 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MBC는 전설의 라이브였던 1985년 라이브 에이드(Live aid)를 심야 방송 편성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독특한 영화 관람 문화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바로 '싱어롱'(Sing-along) 관람이다. 관객들이 함께 콘서트를 즐기듯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 관람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으로 더욱 많은 영화 팬들에게 알려졌다. '싱어롱' 상영 회차가 있는 영등포 CGV는 '라이브 에이드'가 진행됐던 웸블리 스타디움을 빗댄 '영블리'로 불리며 영화 팬들의 성지가 됐다.

2018년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을 만난 한 해다. 할리우드산 영화들이 작품성, 흥행 스코어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가운데 2019년에는 한국 영화의 '역습'이 이뤄질 수 있을까? 2018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올해 관객들을 울리고 웃겼던 영화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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