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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마약왕' 연기경력 27년, 송강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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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마약왕' 연기경력 27년, 송강호의 '얼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12.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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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반칙왕'부터 '괴물', '변호인' 그리고 '택시운전사'까지. 2000년대 이후 송강호는 자타공인 충무로의 '얼굴'이었다. 관객들은 그의 얼굴을 스크린에서 보고싶어했고 송강호는 매번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야말로 '믿고 보는' 송강호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세 편의 천만 영화의 주인공, 동료 배우들이 존경하는 배우 송강호. 지난 2017년 '택시운전사'로 소시민적 매력을 보여준 송강호가 이번에는 욕망이 화신 '이두삼'으로 돌아왔다. 소탈한 매력의 캐릭터를 보여줬던 송강호에게 '마약왕'은 다소 새로운 작품이다.

한국 영화 시장에는 수 많은 범죄 영화들이 있다. 그러나 송강호는 다작을 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범죄 영화 속 악역과는 거리가 먼 배우였다. 그가 가지고 있는 소탈하고 소시민 적인 이미지는 늘 송강호를 스크린 속 '작은 영웅'으로 만들어줬다. 

그런 송강호가 이번에는 거리낌 없이 '욕망'을 보여준다. '내부자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욕망을 꼬집었던 우민호 감독과 손을 잡은 송강호는 '마약왕'을 통해 그동안 그가 보여줘왔던 연기들을 총망라하는 캐릭터, 이두삼을 연기해냈다. 

# '배우' 송강호의 얼굴, '마약왕' 이두삼 속에 다 있다

 

배우 송강호 [사진 = 호두유 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약왕'에서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 이두삼은 복잡한 인물이다.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을 가진 한편 끝없이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권력욕을 가지고 있다. 욕심에 눈이 멀어 겁이 없는듯 하면서도 외로움에 발버둥치는 나약한 인물이기도 하다. 다양한 면을 가진 캐릭터인 만큼 송강호 역시 마치 1인 다역을 하는 것처럼 변화무쌍한 연기를 선보여야 했다.

"'마약왕'은 마약을 소재로 비뚤어진 인간의 욕망, 희노애락을 거치는 인상사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두삼을 연기하면서 순박하면서도 소박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과 함께 권력과 돈의 맛을 느끼며 변해가고 또 파멸하는 모습을 그려내야 했어요."

송강호의 말대로 이두삼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심지어 영화 '마약왕'은 10년 동안 이두삼의 변화를 다룬다. 그야말로 '일대기' 영화다. 쉽지 않은 연기였기에 우민호 감독은 배우 송강호를 선택했다. 우민호 감독이 송강호에게 부담을 준 거 아니냐는 농담에 송강호는 '팀워크'를 이야기했다.

"우민호 감독님과 워낙 팀워크가 좋았어요. 저에게 그저 맡겨주셨죠. 감독에 대한 제 신뢰가 있고 또 우민호 감독도 저에 대한 신뢰가 있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하자, 하기 보다는 제가 연기로 보여주면 그 연기를 보시고 저와 대화를 통해 이두삼 캐릭터를 완성해 갔던 것 같아요."

송강호의 최근 필모그래피 중 손에 꼽히는 작품이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다. 두 작품에서 송강호는 정의로운 소영웅적 모습을 보여줬다. 그에 비해 '마약왕'은 욕망을 이루기 위해 어떤 짓도 마다치 않는 이두삼을 연기해야만 했다. '변호인'과 '택시운전사'가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정의로운 송강호'를 기대한 관객들도 있었을 터. 송강호는 연기 변신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제가 일부러 선택한 건 아닌데, 소시민적이고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캐릭터들을 많이 연기해왔어요. 그저 최선을 다하다 보니 필모그래피가 그렇게 쌓였더라고요. 이번 '마약왕'은 송강호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또 20년 전 데뷔 시절 송강호가 보이는 영화니까 관객들이 반가워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연기의 신' 송강호, 그의 치열한 노력

 

[사진 = 호두유 엔터테인먼트]

 

송강호가 연기를 잘한다는 말은 이제 너무나 당연한 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믿고 보는'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한 송강호의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송강호는 모든 작품에 완벽을 기하기 위해 매번 치열한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능적인 감각, 연습으로 얻은 것을 반반씩 해서 연기를 완성하는 것 같아요. '사도'를 연기할 때는 사극이기 때문에 자신이 없었어요. 홀로 한 달을 연습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촬영에 들어갔죠. 근데 한 달이 지나니까, 연습으로 얻은 자신감이 완전히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 연습했죠. 그러니 다시 자신감이 생겼어요. 연기를 앞두고 두려움들이 있는데, 제 나름의 준비 기간이 있습니다. '마약왕'도 독백이나 롱테이크 신 같은 경우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많은 연습 끝에 (촬영에) 들어갔어요."

남다른 노력은 외적인 변화로도 이어졌다.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송강호는 이두삼의 젊은 시절과 중년을 재현해내기 위해 체중 관리에 힘써야 했다.

"젊은 시절 이두삼은 촌스럽더라도 생기발랄한 느낌을 들게 해야만 했어요. 의상도 달라붙는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체중을 감량했습니다. 후반부에는 이두삼의 나이 드는 모습 같은 걸 표현하기 위해 세세한 부분을 신경 썼죠."

'마약왕'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다. 영화의 등급이 청소년 관람 불가인 만큼 폭력적인 장면도 다수 존재한다. 모든 관객을 놀라게 하는 장면은 밀수업을 하던 이두삼이 거꾸로 매달려 매를 맞는 장면이다. 해당 장면을 송강호는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냈다.

"처음에는 적나라하게 매달려 찍을지 몰랐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두삼의 증오심, 복수심을 표현하기 위해 그 정도의 시련이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생을 좀 했죠."

촬영 현장에서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안전장치를 하고 찍었다고 해도 거친 촬영인 만큼 부상의 위험도 잇따랐다.

"그 장면은 하루종일 찍었어요. 가짜 몽둥이라고 하지만 세게 때리면 충격이 오거든요. 실제처럼 찍기 위해 강하게 때려야 했어요. 그래야 한번에 끝낼 수 있으니까. 또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무릎 탈골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발목도 그렇고…. 실제처럼 보이기 위해 제가 직접 매달려서 했죠."

# 송강호가 말하는 '마약왕' 속 동료 배우들

 

[사진 = 호두유 엔터테인먼트]

 

'마약왕'은 이두삼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지만 송강호 외에도 '연기파'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다. 송강호와 조정석, 배두나, 김소진의 연기 호흡도 영화 '마약왕'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송강호 역시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투리 연기는 물론, 다른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두나, 조정석과 다시 만난 소회 역시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김대명, 김소진 배우는 서울 출신이에요. 근데 동남 방언을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처음에는 굉장히 어려워해서 함께 연습했던 기억도 납니다."

배두나, 조정석은 송강호와 이번이 두 번째 연기 호흡이다. 두 후배 배우와 송강호의 재회는 영화 '마약왕'의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괴물'에서 함께 가족 역을 했던 배두나 씨에요. 제가 그 때는 배두나 씨의 큰오빠였죠. 세월이 지난 후 다시 만나도 당시의 풋풋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요. 그래서 더 식구 같은 느낌이 들었죠. 조정석 씨도 마찬가지에요. '관상' 이후로 '마약왕'에서 만났는데 너무 좋았죠. 친동생 같은 느낌이라 제가 괴롭히기도 많이 괴롭혔어요."

촬영 현장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살벌한 영화 '마약왕'이지만 촬영 현장은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했다.

"조정석 씨의 경우 '마약왕'에서 저와 대치되는 인물을 연기했지만, 현장에서는 아주 즐겁게 촬영했어요. 후배 배우들도 제게 큼 힘이 됐죠. 두나 씨나 정석 씨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연기력이 제게 큰 힘이 됐어요."

그렇다면 '마약왕'에서 송강호가 가장 인상 깊게 본 후배 배우의 연기는 무엇이었을까? 송강호는 '뽕쟁이'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이서환을 꼽았다. 

"이서환 씨. 처음 봤는데 연기가 너무 재치있고 웃기더라고요. 유연하게 연기하는 배우라 보면서도 깜짝 놀랐습니다."

# 송강호는 '열일' 중, 앞으로의 송강호는

 

[사진 = 호두유 엔터테인먼트]

 

이제 연기 20년 차의 베테랑 배우 송강호다. 그러나 그의 '열일' 모드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지칠 줄 모르는 연기 열정을 드러내며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더했다.

"아직도 촬영 중이고, 내년 초에 두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두세 달 정도는 계속 관객분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모두 다른 장르의 영화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연말은 우선 '마약왕'의 강렬함이 돋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믿고 보는' 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 송강호다. 그가 듣고 싶은 수식어가 있을까?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송강호는 솔직한 대답을 내놓았다. 송강호는 '괴물', '변호인', '택시운전사' 세 작품이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르며 '천만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천만 배우' 이런 수식어보다는 늘 새롭게 도전하고 관객들에게 새로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배우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싶어요. 그런데, 이런 바람은 어느 배우도 똑같은 것 같아요."

[취재 후기] '연기 잘 한다', '잘생겼다' 중 송강호가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다소 장난스러운 기자들의 질문에 송강호는 유쾌한 웃음과 함께 "잘생겼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소탈하게 대답했다. 소탈한 대답 만큼 송강호는 솔직한 인터뷰로 자신의 연기관을 설명했다. 

송강호는 이날 인터뷰에서 "좋은 성적, 평가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라며 여전한 도전 의식을 밝혔다. 송강호의 도전은 2019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마약왕'으로 또다른 얼굴을 보여준 송강호의 2019년 역시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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