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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새로운 70년을 향하여, 강요식 KAFA 회장의 '삼색 터치다운'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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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새로운 70년을 향하여, 강요식 KAFA 회장의 '삼색 터치다운' 비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2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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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한미식축구협회장 취임, 대한체육회 재가입-풋볼월드컵 4강-균형 발전 청사진 제시

[300자 Tip!] 제49회 슈퍼볼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인구의 절반을 넘는 1억6000만명 시청자의 눈과 귀가 한 곳으로 쏠린다. 30초당 43억원에 달하는 광고료는 풋볼이라는 스포츠가 단순한 구기가 아님을 실감케 한다. 미국의 상징, 미식축구(American Football). 한국과는 멀다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잘 알려지지 않아 그렇지 국내에 40개 대학팀, 8개 사회인팀이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 미식축구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강요식(54) 대한미식축구협회(KAFA) 회장은 더 이상 그들을 음지에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야성과 지성의 조합, 지상 최후의 스포츠 종목 아니겠습니까.”

강요식 회장의 눈이 반짝였다. 한국 미식축구를 일으켜세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 제19대 대한미식축구협회장으로 취임한 강요식 회장이 자신의 새로운 비전을 뜻하는 세 손가락을 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 4층 아테네홀. 대한미식축구협회(KAFA)는 제19대 회장 취임식과 함께 제5회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풋볼월드컵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발대식을 가졌다. 2년간 협회 고문으로 활동했던 강요식 박사가 신임 회장으로 추대됐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럭비를 하며 격렬함에 매료돼 자연스레 미식축구까지 연을 맺게 됐다는 그는 “아직 한국 사람들 중 미식축구를 럭비로 아는 분들이 많다”며 “럭비와 축구가 조합된 이 종목 이상으로 재밌는 스포츠가 없다. 널리 알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입된 지 70년이나 흘렀지만 아직 한국 미식축구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강 회장은 “나는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다.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며 “이것저것 따지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두려움은 없다”고 회장직 수락 배경을 밝혔다.

그는 한국 미식축구의 중흥을 위한 삼색 비전을 제시한다.

◆ 선결 과제, 대한체육회 재가입

“가입이 아니라 ‘재’가입입니다.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추진하겠습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국내에 들어온 미식축구는 1946년 조선체육회 종목으로 채택돼 1955년까지 정식 종목 자격을 유지했다. 초대 협회장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올림픽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고 전경무 선생인 것을 보면 꽤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단체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근간이 무너지며 1956년 시도지부 미비로 대한체육회에서 퇴출되는 아픔을 맛본다. 70년간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대한체육회 가맹단체가 아니라는 점은 한국 미식축구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강 회장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가 있다. 제반 여건이 좋다는 것.

강 회장은 “세계미식축구연맹(IFAF)이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인정 단체가 됐다. 또 풋볼이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에도 가입됐다”면서 “올림픽 개최국 조직위원회 권한으로 추가 종목을 제안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올림픽을 유치할 경우 미식축구가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있는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파크텔서 취임식을 갖는 이유가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에게 어필하고 싶다. 미식축구의 존재를 널리 알릴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협회는 학교스포츠 종목으로 지정된 플래그 풋볼, 즉 전체적인 규칙은 비슷하나 부상 염려가 있는 거친 태클과 몸싸움을 배제한 풋불을 통해 저변을 넓혀가면서 대한체육회 재가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 강 회장을 "풋볼 부흥을 위한 외부 환경이 매우 좋다"며 "무엇보다 대한체육회 재가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우리라고 못할쏘냐' 월드컵 4강 신화 도전

“풋볼도 4강 신화 한 번 이뤄보고 싶습니다.”

백성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미식축구대표팀은 오는 7월초 미국 오하이오주 캔튼에서 개최되는 제5회 국제미식축구연맹(IFAF) 풋볼월드컵에 출전한다. 지난해 4월12일 서울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쿠웨이트를 69-7로 완파하고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3회 대회에 출전해 6개국 중 5위에 오른 적이 있다. 나머지 대회에서는 아시아 최강 일본에 막혀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 대회부터 아시아 쿼터가 1장 증가해 찬스를 잡았다.

강 회장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목표를 크게 내걸고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며 “내가 할 일은 우리 선수들이 국민들의 응원을 받게끔 하는 것이다. 한국 선수들도 풋볼월드컵에 나간다는 것을 백방으로 알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26일 풋볼월드컵이 열리는 오하이오주와 근접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로 출국했다. 북미미식축구리그(NFL) 명문팀 필라델피아 이글스 구단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행정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현지 교민들을 찾아 풋볼월드컵 때 조직적인 응원전을 전개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 강요식 신임 회장이 유인선 전 협회장으로부터 협회기를 전달받고 있다. 강 회장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고 싶다"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 호남·충청권 저변 확대, 홍보라인 강화

강 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 능숙하다.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활발히 사용하며 지난해 11월 출간한 저서에서는 140자 이내의 완성된 글이 간결하게 연속 이어지는 방식인 트윗텔링(트윗과 스토리텔링의 합성어)을 시도하는 등 젊은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는 “협회 홈페이지 개편을 시작으로 SNS를 적극 활용해 젊은이들에게 풋볼의 매력을 어필할 것”이라며 “흙먼지를 날리며 이룩해온 70년 한국 미식축구의 고생담을 담아낸다면 네티즌들에게 흥미로운 소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현재 미식축구협회 지부는 서울,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 3개 지역에만 있다. 이는 풋볼 발전의 한계로 지적돼왔다. 강 회장은 “호남권과 충청권에 팀이 생겨야 전국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팀 창단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회장은 “미식축구팀이 움직이면 생기는 부가가치가 어마어마하다. 비인기 종목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미국 최고 인기스포츠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도 할 수 있다”고 거시적 관점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미식축구 정신인 ‘개혁, 희생, 협력’을 바탕으로 제대로 꾸려가겠습니다.”

▲ 오는 7월초 미국 오하이오주 캔튼에서 개최되는 제5회 풋볼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대한미식축구협회 홍보대사 걸그룹 트랜디가 다함께 모여 한국 풋볼의 번영을 외치고 있다.

[취재 후기] 강 회장은 “비경기인 출신이지만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통해 미식축구 위상을 높이겠다”고 거듭 말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박창식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박종길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대한체육회 이기흥 수석부회장 등 체육계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풋볼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케 했다. 강 회장에게서 군인 출신다운 늠름함과 추진력이 느껴졌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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