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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박지현 수확' 우리은행, '은인' 이향 아나운서에 남긴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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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박지현 수확' 우리은행, '은인' 이향 아나운서에 남긴 말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1.0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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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직할 생각 있으면 오라고 하시던데요?”

아산 우리은행은 4.76%의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모두가 예상한 박지현(19·숭의여고)을 선택했다. 그리고 추첨을 담당한 이향 KBSN스포츠 아나운서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8일 2018~2019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 선수 선발회가 열린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5층 회의실. 총 21개 중 첫 번째 구슬이 추첨통을 빠져나온 순간 일동 침묵에 빠졌다. 21개 중 단 하나에 불과했던 핑크색 구슬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은행이었기 때문. 반면 잠시 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과 전주원 코치는 기립박수를 치며 기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 이향 KBSN스포츠 아나운서가 8일 2018~2019 여자프로농구(WKBL) 신입 선수 선발회에서 추첨통을 돌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위성우 감독은 이후 공식 인터뷰에서 “박지현은 좋은 선수”라면서도 “사실 깊게 알지는 못한다. 우리팀에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아 자세히 보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연한 예상이었다. 부임 이후 우리은행의 통합 6연패를 이끈 위 감독은 성적 역순으로 구슬의 개수가 결정되는 규정으로 인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자연스러워 졌다. 게다가 위 감독은 “2년 전 3순위를 한 게 가장 좋은 순번이었다. 3번째 안에만 들어가길 기대해서 1순위가 됐을 때 당황스럽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우리은행은 행운의 결과물을 얻어낸 비결을 이향 아나운서에게도 돌렸다. “저도 깜짝 놀랐다. 당연히 가장 많은 공을 넣은 OK저축은행이 1순위가 될 줄 알았다”며 “핑크색 구슬이 나오는 순간 현장이 3초 가량 정적에 빠진 것 같았다”고 당황스러웠던 추첨 순간을 되돌아봤다.

 

▲ 위성우 아산 우리은행 감독(왼쪽)이 1순위 지명권을 사용해 뽑은 박지현과 함께 밝은 미소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KBSN스포츠는 WKBL 중계를 전담하고 있다. 누구보다 자주 현장에 나가 소통하고 있던 그는 “자주 취재를 한 덕에 나가 위성우 감독이나 우리은행 관계자들과 친분이 있었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며 심지어 우리은행 관계자로부터 “이직할 생각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그러나 한편으론 걱정도 없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들과 팬들의 사랑을 잔뜩 받겠다는 말에 “행운의 여신이 되기보단 5개 팀 팬들의 미움을 사지나 않을까 모르겠다”고 했다.

2년째 드래프트 추첨을 맡은 이향 아나운서지만 행사에 앞서 “여자농구를 너무 사랑하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선수들에게 중요한 날인 오늘 드래프트 추첨을 하게 돼 영광”이라며 “제 손은 그저 도구일 뿐이고 드래프트가 선수들과 구단에 최선의 선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록 우리은행이 1순위 지명권을 가져가며 더욱 강력한 전력을 갖추게 되며 모든 구단에 최선의 선택이 되진 못했지만 4.76%라는 작은 확률을 깨버리고 W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고 어느 팀보다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을 통해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박지현의 확실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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