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전에서 선전했기 때문일까. 스벤 예란 에릭손(71) 필리핀 축구 대표팀 감독은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2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 속내가 궁금하다.
에릭손 필리핀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중국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1-8 패배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과 잘 싸울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양 팀 마지막 대결에서 필리핀은 크게 졌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
필리핀은 중국과 11일 오후 10시 30분 2019 AFC 아시안컵 C조 2차전(JTBC3 폭스 스포츠, 네이버 생중계)을 치른다. 16강 진출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한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랭킹 116위로 76위 중국보다 30계단 낮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린다는 평가지만 반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을 한국과 1차전에서 보여줬다.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벤투호’를 상대로 후반 21분 황의조에게 실점할 때까지 빈틈없는 수비 조직력을 자랑했다. 간헐적으로 효율적인 역습을 펼치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0-1로 졌지만 필리핀의 저력에 아시아 축구계가 놀랐다.
에릭손 감독은 한국전을 마치고 “필리핀 축구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음 두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며 “중국을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중국은 1차전에서 91위 키르기스스탄에 고전하며 2-1로 겨우 이겼다. 승리를 챙겼지만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에 주도권마저 내줬기에 평가는 냉혹했다.
게다가 주축의 ‘줄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격수 샤오 즈와 웨이 시하오가 부상으로 야외 훈련에 참가하지 못한 채 실내 훈련만 소화했다. 여기에 ‘14억 인구의 희망’으로 불리는 에이스 우 레이는 어깨 인대가 좋지 않아 필리핀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도 “필리핀은 신체 능력을 앞세운 유럽식 축구를 구사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에릭손 감독은 4년 동안 광저우 R&F, 상하이 상강, 선전FC 사령탑을 역임하는 등 중국 슈퍼리그(CSL)를 경험해 중국 축구에 빠삭한 인물이다. 게다가 필리핀이 한국전에 보여준 수비 블록은 그가 왜 명장 반열에서 오랫동안 머물고 있는지 증명했다.
리피 감독은 경기에 앞서 유럽 최정상에서 군림하며 에릭손 감독과 쌓았던 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벤투스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낸 에릭손 감독의 새로운 팀과 만나게 됐다”며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 팀이 잘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양 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팀에서 떠나는 만큼 이날 만큼은 우정을 뒤로 한 채 물러서지 않고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필리핀을 잡고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꺾을 경우 양 팀이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짓는 만큼 국내팬들 역시 주목하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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