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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신유용-심석희 사건 방조한 대한체육회, 성폭력 실태조사서 "줄었다"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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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신유용-심석희 사건 방조한 대한체육회, 성폭력 실태조사서 "줄었다" 발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1.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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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가 미성년자 때부터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어렵사리 털어놓은 뒤로 체육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전 유도선수 신유용(은퇴)도 지난해 11월 개인 SNS를 통해 "고교 재학 시절 지도자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 피해를 봤다"고 밝히고 해당 코치를 고소한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신유용은 같은 날 SBS 8 뉴스에 출연해 “공론화에 용기를 냈다”며 심석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했다. 이어 "자신들이 잘못한 게 아니니까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자책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전 유도선수 신유용(사진)은 14일 SBS 8 뉴스에 출연해 "심석희 선수가 공론화 해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SBS 8 뉴스 영상 캡처]

 

대한유도회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신유용의 고소 이후 피해자와 피의자가 유도계를 떠났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심석희가 불씨를 지피면서 체육계 미투 운동이 확산됐고 신유용이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되자 대한유도회는 뒤늦게 “성폭행 혐의를 받는 코치를 이사회에서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조재범 전 코치 역시 마찬가지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동계단체사무국에서 회의를 열고 "조 전 코치의 ‘영구제명’ 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심석희의 진천선수촌 이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조 전 코치의 폭행사실이 알려진지 1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징계가 확정된 것. 그 동안 조 전 코치는 엄밀히 말해 징계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현재 여러 피해자들이 그늘에서 벗어나 차마 알리지 못했던 피해 사실을 밝히며 촉발된 미투 움직임은 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과 폭력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쉬쉬하며 감추기 급급했던 체육계 온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

비슷한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가해자는 처벌 받고, 관계기관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자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같은 일이 반복됐다.

 

▲ 체육계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체육계의 안일했던 대처 사실이 밝혀지면서 관련 사건들이 연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하며 전 국민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의 움직임 역시 활발하다. 문화연대와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는 15일 오전 10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 앞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문화연대는 “조재범 전 코치 성폭력 사건을 방관 방조하고 엄중한 상황에서도 전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대한체육회장에 엄중한 책임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8일 새해를 맞아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하며 “체육계 성폭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심석희 사건이 전 국민적 공분을 사자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파면 청원이 쇄도하고 있고 300여개가 넘는 문화체육, 여성, 인권 시민단체와 국회가 이기흥 회장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문화연대는 “관련 사건들이 연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식하자 비로소 사과문을 올렸다”며 “성폭력을 방조하는 체육계 ‘침묵의 카르텔’을 깨뜨리고 체육계를 정상화 할 수 있는 시작이 대한체육회장의 사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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