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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과 '정통사극 기근', 국민은 '진짜 역사' 갈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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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징비록과 '정통사극 기근', 국민은 '진짜 역사' 갈증에 빠졌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1.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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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최근 시청자들 사이에서 방송도 되기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이다. 이 드라마는 오는 2월 14일 방송될 예정이지만 시청자들은 이미 지난해 겨울부터 캐스팅과 내용에 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의 이런 반응은 납득할 만하다. 최근 우리나라 안방극장에 불어닥친 정통사극 기근에 때문이다.

현재 안방극장에는 지난해 KBS 1TV '정도전' 이후 이렇다 할 정통사극이 방송되지 않고 있다. 방송되고 있는 사극이라고 해봤자 사극이라는 이름을 빌린 퓨전 극들이 대부분이다.

▲ 2월 14일 부터 방송되는 정통사극 '징비록'의 주연배우 김상중. 그는 징비록에서 서예 류성룡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진=KBS 1TV '징비록' 제공]

최근 방송 중인 사극을 살펴 보면 고려 시대를 다룬 MBC '빛나거나 미치거나'와 조선 시대의 KBS 2TV '왕의 얼굴'이 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사극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뿐 '진짜 사극'은 아니다.

두 드라마에서 역사는 단지 주인공들의 갈등관계와 극의 내용을 위해 사용되는 부속품일 뿐이다. 정확하게 고증해야 할 역사적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작가의 개인적인 의견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역사 왜곡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시청자들이 사극을 통해 '사극만의 재미와 감동', '역사적 지식'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축소하고 있다.

방송사들이 정통사극을 자주 만들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비용문제 때문이다. 정통사극은 웬만한 드라마 서너 편을 만드는 비용이 들어간다. 역사 고증을 비롯해 제작과정에서도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방송사들은 가뜩이나 드라마 시청률 한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사극을 만들어 리스크를 키울 이유가 없다.

최근 드라마 제작 현황을 살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지난해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된 정통사극 숫자는 KBS 1TV에서 방송된 '정도전'(2014.1.4~6.29) 단 한 편에 불과하다. 그나마 사극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퓨전 사극 조차 2~3편 제작에 불과하다. 방송사들이 정통사극 제작을 꺼린다는 것은 '허언'이 아니다.

▲ 지난해 정통사극 '정도전'의 인기는 신드롬에 가까울 만큼 컸다. 이런 인기는 시청자들의 정통사극에 대한 목마름이 큰 이유였다. [사진=KBS 1TV '정도전' 제공]

익명을 요구한 드라마 제작사 한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사극 제작을 꺼리는 이유는 일단 투자 대비 수익이 적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청자들의 요구보다는 수익이 우선 고려되는 방송사들의 풍토가 이런 현상을 만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은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의 이런 이해관계로 인해 '정통사극'이라는 꼭 필요한 콘텐츠를 맛볼 기회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청자들 사이에 '이상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좋은 예가 방송도 안 되고 있는 드라마 '징비록'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 현재 방송 중인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초기 고려시대 이야기를 다룬 퓨전 사극이다. [사진=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제공]

'징비록'은 다음 달 방송될 예정인 작품이다.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드라마의 팬카페가 생겨났다. 배우 캐스팅 상황과 극의 내용에 대한 소식이 있을 때마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정통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목마름이 얼마나 강한지를 증명해 준다. 방송사들은 시청자들이 이렇게 원하고 바라는 부분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제적 논리에서만 드라마를 기획하고 제작할 게 아니라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방송의 본래 존재 이유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렇다 보면 시청자들의 사랑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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