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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물병 논란' 중국전 반응, 확연한 벤투와 입장 차이 [대한민국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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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물병 논란' 중국전 반응, 확연한 벤투와 입장 차이 [대한민국 중국]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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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물병을 걷어찼다. 이승우는 나상호의 부상으로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 참가하게 됐지만 아직까지 피치에 나서지 못했고 그 불만이 폭발했다.

이승우는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UAE AFC 아시안컵 C조 최종전에서 결국 벤치에만 머물렀다.

몸을 풀던 이승우는 3번째 교체가 이뤄지는 순간 물병과 수건을 걷어차며 불만을 표했다. 해외에선 종종 볼 수 있는 선수의 의사표현이라지만 한 번 곱씹어 볼만한 일이다.

 

▲ 이승우가 16일 중국전 출전이 무산되자 아쉬움에 물병을 걷어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승우의 상황을 헤아려본다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축으로 금메달 수확에 일조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에도 꾸준히 부름을 받았지만 정작 경기에 나선 건 단 한 경기, 7분에 불과했다.

더구나 최근엔 소속팀에서도 출전 기회를 늘려가며 고대하던 골까지 터뜨린 터였다. 중요한 시기에 다시 국가의 부름을 받았지만 정작 경기엔 나서지도 못하자 불만이 차오른 것.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에 이승우의 행동을 옹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전적으로 이승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물론 답답하고 화가 날 만도 한 상황이다. 경기 후 이를 전해들은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도 이승우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다. 아쉬울만하다는 것.

그러나 선수 기용 결정권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있다. 게다가 대체 선수로 23번째 선택을 받은 선수에게 출전기회가 제약되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다. 기성용은 “잘 타이르겠다”고 이승우의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 이승우(오른쪽)는 벤투 감독 부임 후 단 한 경기, 7분만 기회를 부여받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더불어 경기에 나서지 못한 건 이승우만이 아니었다. 부상으로 빠진 권경원(톈진 콴잔)과 제3골키퍼 옵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을 제외하더라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클린시트를 작성하며 해외 언론 선정 조별리그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힌 조현우(대구FC)와 소속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수비수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도 피치를 밟지 못했다.

팀까지 승리를 거둔 상황에서 이승우의 행동은 자칫 팀 분위기를 해칠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통한 것이 아닌 언론과 축구 팬들 앞에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감독으로선 자신을 무시했다는 생각까지도 가질 수 있다. 이는 대표팀 분위기 저하는 물론이고 이승우 자신에게도 득이 될 게 없는 일이다.

이승우는 공격의 해법을 찾지 못하며 고전했던 키르기스스탄전 2장의 교체카드만을 활용하고 중국전에선 2골 차의 리드를 잡고 후반 막판 여유 있게 경기를 운영하면서도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은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한 경기 결과로 떨어질 수 있는 토너먼트 라운드에선 출전 기회를 잡기 더욱 힘들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중국전 결장이 더욱 아쉬웠을 수 있다.

그러나 절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험난한 토너먼트 일정을 거치다보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피치 밖에서도 넘치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한 이승우가 독기를 품고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다면 59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될 기회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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