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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물병 논란-황인범 존재감 부족? 걱정 지운 벤투호 현재이자 미래 [한국 바레인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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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물병 논란-황인범 존재감 부족? 걱정 지운 벤투호 현재이자 미래 [한국 바레인 하이라이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1.23 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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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물병을 걷어찼던 건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었다.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가 경솔한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피치 위에 선 그는 누구보다 여유로웠고 경기의 흐름을 바꿔내는 능력을 잘 보여줬다.

‘포스트 기성용’ 황인범(23·대전 시티즌)도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기성용의 부상 이탈에 대한 걱정을 지워냈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2019 UAE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1로 맞서던 연장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헤더 결승골로 2-1 승리를 거뒀다.

 

▲ 이승우(가운데)가 22일 바레인과 2019 UAE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드리블을 펼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힘겨운 승리였다. 전반 43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잡은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후반 33분 실점한 한국은 역전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연장으로 향해야 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답답한 흐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용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연장 들어 교체 투입된 김진수가 다이빙 헤더로 연결하며 한국을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답답한 점이 많았던 경기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확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파울루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를 완성시킬 해법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이승우와 황인범이 있다.

황인범은 기성용이 조별리그 1차전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투입됐는데 조별리그에서 기성용의 대체자라 하기엔 다소 아쉬웠던 것과 달리 이날은 특히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초반 이용을 앞세워 과감한 크로스로 공격을 풀어가려 했지만 상대 밀집수비로 인해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전반 중반 이후 짧은 패스 중심의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가 워낙 촘촘히 늘어서 있어 공간이 쉽게 나지 않았지만 황인범의 앞세워 문을 두드렸다.

전반 33분 황인범은 공을 내주고 침투하는 황희찬에게 정확한 2대1 패스를 건넸다. 슛 타이밍을 잡지 못해 아쉽게 공을 빼앗겼지만 가장 인상적인 공격 장면이었다.

 

▲ 황인범(왼쪽)이 황희찬의 골 이후 함께 기성용의 쾌유를 바라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를 시작으로 끊임없이 짧은 패스를 펼친 한국은 전반 43분 수차례 패스를 돌린 끝에 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으로 열어줬고 이용의 땅볼 크로스, 황의조의 슛 이후 튀어나온 공을 황희찬이 마무리했다.

후반 들어 상대의 공세에 밀려 다소 흐름을 내줬던 한국은 동점골에도 여전히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 44분 이승우의 투입 이후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소속팀에서 기회를 살려가던 이승우는 나상호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지만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분도 나서지 못했고 불만에 가득차 물병을 걷어차기도 했다. 기성용 등 대표팀 선배들이 이승우를 달래기 위해 노력했고 경기력에 집중해야 할 언론에선 이승우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날도 기회를 못 잡나 싶었지만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 승부로 향했고 결국 피치에 들어서게 됐다. 이승우는 연장 전반 2분 과감한 슛을 날리며 존재감을 알리더니 2분 뒤엔 감각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며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과 공을 주고 받은 이승우의 슛이 골문 위로 아쉽게 빗나가기도 했지만 좀처럼 풀리지 않던 공격은 이승우의 투입 이후 살아나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움직이며 공을 주고 받는 이승우는 지친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두드리던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결승골로 진땀승을 챙겼다.

기성용이 부상으로 대표팀을 떠나고 이재성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황인범과 이승우의 가능성 확인은 벤투 감독의 패스 축구에 힘을 더해주는 천군만마 같은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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