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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태극마크 반납하는 구자철, 이젠 그를 놓아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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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태극마크 반납하는 구자철, 이젠 그를 놓아줄 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1.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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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이 태극마크를 반납한다. 구자철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끝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은퇴한다.

구자철은 25일(한국시간) 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UAE 아시안컵 8강전을 마친 뒤 “이번 대회가 대표팀 생활의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이후에도 은퇴를 시사했던 구자철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요청에 의해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미드필더로 활약을 이어왔다. 그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과 이번 아시안컵에서 제 기량을 낼 수 없었고 11년의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 구자철이 11년 간 몸 담았던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구자철은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을 끝내고 대표팀 은퇴를 마음먹었다”며 “벤투 감독이 이번 대회까지 함께 하자고 권유해 용기를 냈다. 우승을 목표로 했는데 이뤄내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구자철은 2008년 2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바레인과 아시안컵 8강전까지 A매치 통산 76경기에 나서 19골을 기록했다.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세컨드 톱으로 출전해 득점왕에 올라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공격형 미드필더부터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모두 소화했던 구자철은 태극마크를 달고 2번의 월드컵과 3번의 아시안컵 무대를 누볐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과 함께 2012 런던 올림픽에서 3위에 오르며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20대 후반에 들어서며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예전 같은 골 결정력과 왕성한 활동량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의 경험은 신태용 전 감독과 벤투 감독으로부터 대표팀에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하면서 당장의 큰 변화 보다는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노렸고, 구자철과 같은 베테랑의 도움을 얻고자 했다.

구자철로서도 마지막 대회라는 생각으로 나선 대회 성적이 지난 두 대회 성적에도 미치지 못해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조별리그부터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더 자신 있고 즐겁게 경기를 해야 했지만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우승에 대한 부담도 컸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 구자철은 이번 대회 2경기 선발, 2경기 교체로 경기에 나섰지만 예전 같은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비록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해도 큰 대회를 많이 치러본 경험이 있는 만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런 심정으로 아시안컵에 참가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마인츠를 거쳐 아우크스부르크까지 9시즌 째 독일에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전반기엔 14경기 중 10경기를 선발로 나서 2골도 넣었다. 이제 그는 대표팀 보다 소속팀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표팀은 오는 3월 재소집돼 9월부터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 대비한다. 눈 앞에 결과를 내기보단 3년 뒤 있을 대회를 바라보며 본격적으로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기성용과 이청용(보훔) 역시 대표팀 은퇴 시기를 고민할 시점에 이르렀다. 

벤투가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의 핵심인 기성용 역시 구자철 못지않게 대표팀을 병행할 몸 상태가 아니지만 중요성이 큰 만큼 은퇴가 미뤄질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구자철, 기성용으로 대표되는 ‘런던 세대’와 작별을 고하며 황인범(대전 시티즌), 백승호(지로나), 이강인(발렌시아) 등 어리고 유망한 미드필더들을 실험해 볼 때가 왔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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