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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로맨스는 별책부록' 경단녀 이나영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無스펙'? 드라마 아닌 '하이퍼리얼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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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로맨스는 별책부록' 경단녀 이나영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無스펙'? 드라마 아닌 '하이퍼리얼리즘'
  • 심언경 기자
  • 승인 2019.01.27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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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심언경 기자] '로맨스는 별책부록'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이나영이 재취업을 위해 고(高)스펙 대신 무(無)스펙을 택했다. 경단녀 이나영의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고군분투는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으며, 향후 전개를 기대케 했다.

26일 방송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극본 정현정·연출 이정효)에서는 경력단절여성 강단이(이나영 분)가 재취업을 위해 수 차례 면접을 보지만,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모습이 그려졌다. 

 

'로맨스는 별책부록'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이나영이 재취업을 위해 고(高)스펙 대신 무(無)스펙을 택했다. [사진=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방송화면 캡처]

 

강단이의 삶은 처절했다. 커리어를 포기할 만큼 믿었던 남편 홍동민(오의식 분)은 사업실패로 집을 날리는 것도 모자라 불륜까지 저질렀다. 이혼한 뒤 딸 홍재희(이지원 분)의 유학비용은 고스란히 강단이의 몫이었다.

강단이에게 어떤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차은호(이종석 분) 몰래 그의 가정부 노릇을 해야만 생계를 꾸릴 수 있을 정도로 가난했고, 한때 행복을 꿈꿨던 집은 철거되고 말았다. 

그래도 강단이는 버거운 현실을 짊어지려고 했다. 그는 수도도 전기도 끊긴 집에서 잠을 청하고, 다음날 있을 면접을 기다렸다. 그에게 정장 한 벌과 구두 한 켤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명문대 출신 유명광고회사 카피라이터였던 강단이의 경력은 더 이상 사회에서 알아주지 않았다. 심지어 면접관은 강단이에게 "감히 경력단절이니 재취업이니 하면서 뭣도 모르고 올 곳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지킨 직장인데 이제 와서 기어나와"라고 쏘아붙였다. 

면접관의 말은 경력단절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과 다를 바 없었다. 강단이는 결혼이라는 제도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한 사람이 돼있었다. 과거의 영광은 부질없었고, 그저 강단이는 경력단절여성일 뿐이었다.

그래도 강단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단이는 꿋꿋이 다음 면접 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강단이는 출근하는 사람들에 떠밀리는 중에 구두 한 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는 회사에 전화해 면접을 뒤로 미뤄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강단이는 "제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으시는게 당연하죠. 어차피 저 안 뽑으실 것 아니냐"면서 눈물을 터트렸다. 강단이의 울먹임은 경력단절여성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했다. 회사는 결혼과 육아 때문에 일을 쉬었던 여성의 사정을 봐주지도 않거니와, 고용하지도 않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

결국 강단이는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 무(無)스펙을 선택한다. 그는 고졸 출신 신입인 것이 고(高)스펙의 경력단절여성보다 훨씬 취업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곧 맞아떨어진다. 극 전개상 그는 출판사 겨루의 1년짜리 계약직 사원이 될 예정이다.

'로맨스의 별책부록' 1화부터 쏟아져 나온, 경력단절여성 강단이의 삶은 그저 '드라마'일까. 이 질문에 대한 여성 시청자들의 대답은 "NO"다. 오히려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그래서일까, '로맨스의 별책부록'에 대한 평가는 벌써부터 나뉘는 중이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드라마에서까지 보고싶지 않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현실 비판적 메시지가 담겨 있는 만큼 강단이가 현실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어떻게 그려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로 시작한 '로맨스는 별책부록'. 앞으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이 이 시대의 경단녀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을지, 경단녀에게 유독 각박한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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