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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윤세아, 'SKY 캐슬' 노승혜로 발산한 '40대 여배우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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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윤세아, 'SKY 캐슬' 노승혜로 발산한 '40대 여배우의 품격'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2.03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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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윤세아는 느리지만 확실하다. 2005년 영화 '혈의 누'에서 강객주의 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당시 그는 이미 서른을 두 해 앞두고 있었다. 연기 경력은 또래보다 비교적 짧은 15년차다. 하지만 꾸준히 연기 내공을 쌓아온 결과, 그는 비지상파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JTBC 'SKY 캐슬'에서 '빛승혜'로 불리며 확실히 주목받았다. 차진 연기를 보여준 배우가 직접 말하는 노승혜 캐릭터에 대해 들어보자.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윤세아는 좋은 작품에 꾸준히 출연했지만 비교적 눈에 띄지 않았던 배우다. 데뷔 첫해에 SBS '프라하의 연인'(2005)을 시작으로 SBS '신사의 품격'(2012), MBC '구가의 서'(2013), tvN '비밀의 숲'(2017),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8)까지 작품 목록만 놓고 보면 그간 대중이 주목하지 않았던 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종영 인터뷰에서 윤세아는 또 다시 인생 작품을 만난 기쁨을 드러냈다. 

 

[사진=스타캠프202 제공]

 

◆ 조현탁 감독도 감동한 배우 윤세아, 'SKY 캐슬' 노승혜에 빠지다

"승혜는 참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인정을 확실히, 빨리 합니다. 그 다음 단계로 가는 진취적인 여자죠. 그냥 머물러 있지 않아요. 대화가 되는 엄마는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이 노승혜의 딸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차민혁(김병철 분)의 그림자로, 큰 딸과 두 아들을 위해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노승혜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윤세아다. 노승혜는 육군참모총장에 여당 국회의원까지 지낸 아버지 아래서 자라나 억눌렸던 심정을 단번에 터뜨리는 폭발력을 지녔지만, 평소에는 지적이고 고상한 분위기로 우아한 매력을 선보이는 입체적 인물이다. 

윤세아는 노승혜 캐릭터가 "할말을 툭툭하는 인물"이라면서 "이번 역을 맡아 무척 통쾌하고 캐릭터를 통해 뭔가 해낸 느낌이 든다"며 웃어 보였다. 

윤세아의 '인생 연기'에 감탄한 건 시청자뿐만이 아니다. 조현탁 감독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베스트웨스턴 프리미어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 기자 간담회에서 윤세아를 이야기를 꺼냈다.

조 감독은 당시 'SKY캐슬' 대본 완성 전 흔쾌히 캐스팅에 응해 준 염정아와 함께 윤세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만큼 극중 윤세아의 연기는 빛이 났다. 

윤세아는 이번 역을 임하기 전부터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그에 따르면 승혜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정갈한 5대5 단발 헤어스타일은 자신의 연출한 결과다. 그만큼 윤세아는 노승혜에 완벽 빙의했다. 

"그 얼굴이 머릿속에 딱 떠올랐어요. 5대5 단발을 하겠다고 했더니 '웃길려고 하는 거 아니면 그걸 왜 하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좌우 대칭이 확실한 정돈된 느낌이 노승혜에 어울린다고 판단했죠. 그가 사는 스타일, 집안 분위기도 그렇지 않나 싶어요"

극중 승혜의 진취적인 면모나 숨겨진 불같은 성격도 드러내야 했다. 의외의 모습을 보이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인상적인 장면들이 탄생했다. 캐슬 사람들이 다들 모인 파티 자리에서 일어나 이야기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패턴이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매번 이렇게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죠. 그래서 감독님께 노승혜가 술을 마셔도 되냐고 물었어요. 술을 마시고 좀 알딸딸한 상태에서 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였죠. 몇 잔을 마셨는지 몰라요. 술 대신 사과주스를 마셨는데 탄산이 있어 가스가 차올라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젠 탄산은 안 마시려고요. 정말 힘들었거든요"(웃음)

이날 그는 어린 학생들이 노승혜같은 엄마를 갖고 싶다는 의견을 보인 것에 동의하면서도 "자기 부모님이 엄마가 노승혜같은 존재란 걸 모르는 거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윤세아는 "나도 지금에서야 알았다. 지나고 나면 깨닫게 되더라"며 "미리 알았더라면 세상이 달라졌을텐데"라고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사진=스타캠프202 제공]

 

◆ 차민혁 아내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서 '승혜'가 준 깨달음

"승혜 캐릭터의 변화가 좋았어요. 이게 현실이라고 느꼈죠. 내가 살아가려는 방향과 실제로 살아가는 건 다르잖아요. 승혜를 보고 엄마들이 고민할 거 같아서 더욱 현실적이라고 느꼈습니다. 극중 승혜의 변화가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재밌게 풀린 거 같아요"

인터뷰 내내 윤세아는 노승혜 캐릭터에 젖어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노승혜가 남편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화를 내지도, 집을 나가서 차민혁(김병철 분)을 바꾸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을 거라면서 노승혜와 차민혁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노승혜는 어찌됐건 남편에 대한 애정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실제 촬영 중에도 김병철 선배와 '우리가 사랑 없이 이 가정을 어떻게 꾸렸겠냐'는 이야기를 서로 많이 나눴죠. 왜 노승혜가 차민혁 옆에 붙어있는지를 많이 이야기 했어요. 사실 차민혁도 가정에 애정이 있는 남자에요. 도박같은 외도도 안 하고 왈츠 배우러 아내와 다닐 정도니까요. 심지어 두 아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잖아요. 그걸 누가 하겠어요. 그런 아빠는 거의 없어요. 30분, 1시간이 아니라 내내 아이들을 끼고 가르치죠. 사랑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그릇된 방법이란 게 문제였죠. 차민혁도 힘들게 자수성가한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의 노력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배제하긴 어려울 거 같았어요. 둘이 미운정 고운정이 든 상황에서 이 드라마는 시작된 거죠"

하지만 윤세아는 극중 노승혜가 남편의 숨겨진 면모는 짐작도 못하고 결혼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승혜도 (권위적인) 친정 아버지에 대한 탈출이라고 생각했을 거다"고 분석하면서 "결혼은 살아봐야 해봐야 하는 것이란 걸 이번에 나도 알게 됐다. 연애를 통해선 절대 모른단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사진=스타캠프202 제공]

 

첫 딸인 차세리(박유나 분)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세아는 세계적인 명문대 진학에 실패하고 1년이 넘게 부모를 속인 그를 세리 입장에서 온전히 이해하려 애썼다.

"제가 세리 편이라기보단, 세리 모습이 이해가 갔어요. 세리를 13살 때, 미국에 보낸 거잖아요. 실제로 6학년 당시를 떠올리면 엄마 손이 많이 필요하던 시기였어요. 노승혜가 딸을 타지에 보낸 건 큰 딸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거에요. 아들도 둘이 더 있잖아요. 육아 중에는 자기 아이니까 보듬고 가는 거지만 사실 욱할 때가 많다고 들었어요. 주변에서 보면 아들 하나만 키워도 과정이 결코 쉽지 않더라고요"

그는 차세리가 "아빠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면서 "드센 이모 밑에서 자라면서 얼마나 힘들었겠냐"고 공감했다. 인터넷을 베껴 제출한 숙제가 하버드 입학에 영향을 끼칠 줄은 전혀 몰랐을 거라며 "아무튼 씩씩하게 자랐고 더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다는 게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청소년기에 외로움을 안겼던 책임은 엄마 노승혜에게 있는 거라며 안타까워했다.

 

[사진=스타캠프202 제공]

 

◆ 윤세아가 꼽은 명장면...'아갈 대첩' 그리고 '혜나의 죽음'

"매 순간 엔딩을 보고 나서 책(대본)을 덮을 수가 없었어요. 다음이 너무 궁금했죠. 유현미 작가님은 정말 노승혜 캐릭터처럼 참하고 온화한 분이세요. 그런 필력이나 잔인함이 나온다는 게 더욱 놀라웠습니다. 온갖 장르가 다 섞여있고 캐릭터가 살아있지 않나요? 다 캐릭터가 이해가 되고 인정이 되는 게 대단하게 느껴졌죠"

윤세아는 이번 작품에서 늘 화제가 됐던 엔딩 중 최고를 꼽으라는 질문에 잠시 망설였다. 입을 뗀 윤세아는 작가 입장에서 "혜나가 죽는 건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다"며 김혜나(김보라 분)가 죽은 장면을 최고의 엔딩으로 꼽았다. 

"혜나의 죽음이 역시 기억에 남아요. 그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한서진(염정아 분)이 문제지를 받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마지막 장면도 정말 명장면이었죠"

엔딩을 떠나 윤세아가 꼽은 최고의 장면은 일명 '아갈 대첩'이다. 그의 표현으로는 모든 연기자들의 합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장면이었다.

"대본보다 훨씬 좋았어요.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도 있었죠. 남편이 갑자기 내편이되고 가족끼리 뭉쳐서 싸움을 하는데, 좋더라고요. 시청률이 올라갈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요. 차민혁이 왜 그렇게 멋저 보이던지. 세리와 내편을 들고 강준상(정준호 분)의 머리를 잡는데 매력이 넘치더라고요. 그런 매력이 노승혜를 차민혁과 살게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답게 매회 명장면을 쏟아냈던 ‘SKY 캐슬’이다. 윤세아는 인터뷰 내내 이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한 감사함을 보였다. 특히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깨달은 게 많다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극중 노승혜처럼 "엄마란 걸 떠나서 모든 여성이 자기 행복을 찾았음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동년배인 40대 여성들이 잘 살아가길 바랐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 아내나 엄마가 만족스럽다면 그 안에서 행복했음 좋겠단 생각이 들었죠. 모든 초점이 어우러져서 가족이 구성원들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더라고요. 그 테두리 안에서 다들 자기 인생을 온전히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자신의 실제 가치관도 노승혜랑 비슷한 부분이 많다면서 "현실은 노승혜의 결정처럼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서 많이 씁쓸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씻을 틈도 없이 아이들을 키운다는 걸 잘 안다"고 말했다.

윤세아는 세 아이의 엄마로 분해 매력적인 연기를 펼쳤다. 미리 겪은 결혼 생활을 계기로 실제 결혼을 꿈꾸진 않았을까. 골드 미스 시기에 접어든 그는 결혼은 순리에 맡겼다고 전했다. 윤세아는 "결혼은 하고 싶다고 안 하고 싶다고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다"며 "하고 싶어 죽겠다 이런 마음은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그는 "40대가 되니까 편하다. 사는 게 다 재밌다"면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너무 예쁘다. 그것만 봐도 하루가 후딱 간다"며 만족했다.

오랜만에 나선 인터뷰에서 내내 미소를 보이던 윤세아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행복에 감사함을 내비치며 자리를 마무리했다. 

"제가 근근이 운이 좋은 줄 알았는데, 이번 작품을 함께 하게 된 거보면 억세게 운이 좋은 배우인 것 같아요. 다들 40대 여배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40대 여성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 성공해서 기분이 좋아요. 열심히 착하게 살려고 해요. 이번 성공을 여유롭게 즐기려고 합니다"

[취재 후기] 배우 윤세아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아들 역할을 맡았던 20대 배우 조병규가 차후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여배우로 꼽았을 정도니까. 직접 본 그의 매력은 단순히 아름다운 외모에만 있지 않았다. 동료에 대한 배려심과 존중 그리고 직업에 대한 철저함이 윤세아를 빛나게 했다. 40대라서 더욱 돋보였던 윤세아의 연기 행보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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