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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심석희의 메모가 조재범 성폭행 혐의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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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심석희의 메모가 조재범 성폭행 혐의 입증했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2.0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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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조재범(38)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에 저지른 성폭행 혐의가 입증됐다. 경찰이 조 전 코치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심석희가 피해 심정을 기록해놓은 메모가 결정타였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6일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오는 7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사정 당국과 빙상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찰은 이 같은 결과를 내놓기까지 수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 경찰은 6일 조재범 성폭행 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그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성범죄 특성상 확실한 물증이 나오기 어렵고 조 전 코치가 심석희의 진술을 두고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

이 과정에서 심석희는 4차례에 걸친 피해자 조사를 받았고 이때 경찰에 자신이 기록해놓은 메모를 제출했다.

메모에는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의 표현이 담겨 있었다. 이는 심석희가 범행을 당했을 당시 심정을 자신만이 알 수 있도록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모두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이 메모를 통해 조 전 코치의 범행이 한 두차례에 그치지 않고 수차례 반복된 것으로 판단했다.

또 빙상연맹 경기 일정표와 비교해 메모에 적힌 조 전 코치의 범행일시와 장소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 조 전 코치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심석희에게 범행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 메모는 2000페이지 이상 달하는 방대한 수사기록에서도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메모를 바탕으로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했고 경찰은 조 전 코치의 진술보다 심석희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 메모를 바탕으로 한 심석희(사진)의 진술은 일관적이고 구체적이었다. [사진=연합뉴스]

 

조 전 코치는 2차례에 걸친 피의자 조사에서 구체적인 반박 없이 “성폭행은 없었다”는 주장만 내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에서 조 전 코치가 자신의 범행과 관련한 대화를 심석희와 나눈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혐의 입증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인 만큼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피해자 진술, 복원된 대화 내용 등 여러 증거가 조 전 코치가 성폭행했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어 혐의 입증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비롯해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에서는 더 무거운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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