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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오나라 "'나의 아저씨' 벗어나게 해준 'SKY 캐슬' 진진희 만난 건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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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오나라 "'나의 아저씨' 벗어나게 해준 'SKY 캐슬' 진진희 만난 건 기적"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2.10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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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2008년 방영된 SBS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장 선배로 출연했던 오나라를 기억하는 대중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97년 뮤지컬 '심청'으로 데뷔했던 오나라는 안방극장으로 넘어온지 10년만에 어디서나 존재감을 발휘하는 연기자로 거듭났다. 뮤지컬 스타로 시작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20년 넘게 활동한 오나라. 인생 캐릭터가 된 'SKY 캐슬' 진진희가 그의 연기 인생에 주는 의미는 뭘까.

[스포츠Q(큐) 글 홍영준 ·사진 손힘찬 기자] 오나라는 전천후 연기자다. 무용학도 출신인 그는 뮤지컬에서 빼어난 가창력을 뽐내며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또한 스크린에 이어 안방극장도 완전히 접수했다. 

물론 쉽게 이룬 결과는 아니다. 1997년 데뷔했던 오나라는 10년차가 되던 지난 2006년 '제12회 한국 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7년에는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인기스타상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가 영화 및 드라마에서 인정받기까지는 무려 10년이 더 걸렸다. 

오나라는 여전히 겸손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종영 인터뷰에서 오나라는 "다음 작품부터 내 진짜 선구안이 시작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 '나의 아저씨' 정희 지우려 택한 'SKY 캐슬' 진진희, 다시 만난 인생 캐릭터

"전작 '나의 아저씨'를 끝내고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어요. 5개월 동안 아픈 마음이 계속됐죠. 아침이면 OST를 틀고 칩거 생활을 했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시기에 이 작품이 제게 왔어요"

오나라는 지난해 5월 종영된 tvN '나의 아저씨' 정희에게서 빠져나오기 위해 'SKY 캐슬'을 선택했다고 털어놨다. 진진희에 대한 별다른 표현은 없었다. "작품을 빛내는 감초 역"이란 말이 유독 눈에 밟혔고, 밝은 이미지의 역할을 오랜만에 해보려고 과감하게 선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나라는 전작 '나의 아저씨'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 박동훈(이선균 분), 박상훈 (박호산 분), 박기훈(송새벽 분) 삼형제의 아지트인 술집 '정희네'를 운영했던 박동훈의 ‘여사친’ 정정희는 극의 중심을 잡으며 드라마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사실 '나의 아저씨'를 끝내고 힘들었는데 '정희네'란 인터넷 카페가 생겼더라고요. '나의 아저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제 이름까지 걸려 있어서 가입을 했죠. 심지어 정모도 나갔어요. 이 드라마 마니아들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연령이 꽤 높더라고요. 그분들과 밤새도록 배역 이야기를 하니까 행복했습니다. 'SKY 캐슬'에 안 나왔으면 아직도 그분들이랑 술을 마시고 있을 거예요" (웃음)

오나라는 "2018년은 분에 넘치는 복을 받은 한 해"였다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겠다"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 두 작품의 성공으로 가장 기쁜 점은 배역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주는 팬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나라라고 불러주시는 분을 보면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사실 'SKY 캐슬' 방영 초반엔 쫓아가서 안아주기도 했고요. 지금은 (안아준다고 하면) 줄 서 계실 정도라서 조심하고 있죠" (웃음)

 

 

 

◆ 배우 오나라, '천년줌' 별명 안긴 진진희 캐릭터의 솔직함에 공감하며 완벽 몰입

오나라는 이번 드라마의 성공으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시모토 칸나처럼 ‘인생샷’ 하나를 건져 '천년줌'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이날 "아줌마란 말은 싫지만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단 팬들의 반응이 감사하다"며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으로 이를 꼽기도 했다.

그는 현장에서 “팬들이 정말 추운대도 기다리고 있더라”며 고맙다는 말을 거듭 전했다. 오나라는 "‘대포 카메라’까지 경험하니까 무척 신기했다. 많이 성공한 느낌이 들었다"고 미소지었다.

"저 진짜 성공한 거 같아요.(웃음) 예전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공연 직후 팬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의 뜨거운 반응은 당시의 연장선 같아요. 꾸준히 연기를 해오다가 이런 걸 오랜만에 느끼니까 당시로 돌아간 느낌이 드네요"

오나라가 이번 캐릭터로 관심을 받은 건 비단 '짤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무거운 분위기 속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진진희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가장 먼저 시도한 건 인물에 대한 공감이었다.

"사실 처음부터 진진희를 이해하고 연기를 시작한 건 아니에요. 저야말로 약간 진진희에 공감을 못하다가 서서히 캐릭터를 이해하게 됐죠. 대본을 살피다 진진희는 무척 솔직한 사람이고 뭐든 잘 몰라서 그렇게 행동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제가 친 애드리브 대사에도 잘 드러나요. 진진희는 '에밀 졸라'나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아느냐고 물으면 솔직히 모른다고 하잖아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표현하고, 포장하지 않아요. 솔직한 모습이 대중에게도 인간적으로 다가온 거 같습니다"

2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지닌 그였지만 큰 아이가 있는 엄마 역은 처음이었다. 초반엔 할수 있을까 싶었지만 되도록 '엄마 흉내'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수한이를 안아주기 전까지는 사실 엄마와 자식 느낌이 없었어요. 아들을 안아주면서 관계가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죠. 나도 엄마가 처음이고 이런 아이가 있는 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엄마가 처음이라서 미안하다'란 대사가 제 실제 상황과 잘 맞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저희 엄마가 해주신 말씀을 떠올렸죠. 항상 엄마가 친구처럼 대해주셨거든요. 엄할 땐 엄하지만 사랑으로 안아주신 분이었습니다. 우리 엄마를 많이 거울삼아 연기했어요. 댓글을 보면서 이런 점에 공감하고 제 캐릭터처럼 되고 싶다는 팬들의 말씀에 감사했고요"

오나라는 "이런 인기는 상상도 못했다"며 초반에 비호감 캐릭터였던 이미지가 진짜 잘 모르는 엄마의 솔직함이 드러난 이후 대중에게 어필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우리 가족이 호감을 바뀌었다"면서 "제 진심이 소통된 거 같았고 그때부터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고 털어놨다. 

 

 

 

조현탁 감독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그는 "제 캐릭터 만큼은 원하는대로 연기하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날개를 펼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극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진진희 캐릭터였기에 연기에 있어서도 신경쓸 게 적지 않았다. 분위기를 풀어내며 감초 역할을 하면서도 오버스럽지 않은 연기를 펼쳐야 했다.

"현장에 가면 항상 선을 넘는지 물어봤어요. 감독님께선 (연기가) 이상하면 안 쓰시겠다고 편하게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원없이 시도해봤죠. 이번 역할에는 애드리브가 너무 많아요. 진진희 대사는 대부분 애드리브가 포함됐다고 봐도 무방해요. 곽미향 머리를 당기는 것, 성대모사 부분, 황치영 아들을 구해준 이후 이수임에게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도 다 애드리브였습니다" (웃음)

오나라는 애드리브 연기가 드라마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난 자신의 캐릭터를 "본능적으로 살리기 위한 의지"였다며 "매회 작가의 대사에 내 느낌을 가미했다. 이게 진진희가 풍성하게, 그리고 입체적으로 보인 이유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심지어 방영 이후 유현미 작가도 "내 의도를 알고 인간미 있는 대사를 써주시더라"며 "나랑 작가님이랑 통한 느낌이었다. 재밌게 연기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 캐릭터 복 터진 오나라 "지금부터가 제 연기 인생의 진짜 시작"

오나라는 2017년부터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찬일 아내 역으로 등장해 제25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에서 영화부문 여자 우수연기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tvN '나의 아저씨'와 JTBC 'SKY 캐슬'로 인생 작품을 연달아 만났다. 선구안이 좋은 배우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지만, 오나라는 모든 게 운이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지금까지는 제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어요. 운이 좋아서 이런 작품들을 만난 거죠. 제대로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지금부터 잘 골라야 진짜 선구안이 발휘되는 거죠. 작품을 만나는 건 사실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소개팅, 연애하는 느낌으로 기다리는 편이에요"

무용을 전공하고 뮤지컬에서 내공을 쌓아왔던 오나라는 지난해 뮤지컬계에서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넘어온지 10년이 됐다. 그는 "선배들이 뭐든 한 우물을 10년을 파야지 뭔가 안다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작정하고 10년은 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오나라는 이번 성공에 크게 흥분하지 않았다.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그에게 찾아온 행운을 차분히 받아들였다. 그는 "지금은 20대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져서 나를 돌아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걸 잘 하겠다는 이야기"라면서 향후 멋진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뮤지컬을 떠난지 10년이나 지났지만 마음 속 고향인 뮤지컬을 완전히 지운 것도 아니다. 오나라는 "이번 작품을 만나고 좀 여유가 생기더라"며 "아직 나를 찾는 분들이 생긴다면 무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제가 뮤지컬에서 활동할 당시에는 오리지널을, 한국 창작극을 많이 했어요. 오리지널을 하면서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편이죠. 그래서 후배들이 저를 롤모델 삼아서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 감사해요"

그는 뮤지컬계가 "그때와 또 다르다고 하더라"면서 "당시 뮤지컬 팬들이 지금의 제 팬이시고 아직도 남아 계신다"며 웃어보였다. 어떤 배역을, 어떤 장르를 만나도 완벽히 소화하는 연기자로 거듭난 오나라.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드라마를 만난 게 기적이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수한이 엄마여서 다행입니다. 쌍둥이나 예서 엄마가 아니라 다행이에요. 이번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배우가 자신의 배역에 완벽히 맞아들었거든요. 배우 오나라에게 진진희는 '로또'였어요. 복권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완벽히 노력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게 아무나 갖는 기회는 아니잖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기적이라고 해야겠네요" 

[취재 후기] 오나라는 '현실 진진희' 모습 그대로였다. 광고와 화보 촬영으로 여전히 진진희 캐릭터로 지낸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포상 휴가를 다녀온 뒤 3월이 지나면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실감할 거 같다”면서 여전히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전작에서 빠져나오기까지도 5개월 이상 걸렸다고 고백하며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드러냈던 오나라다. 작품에 따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매력을 발산하며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오나라가 다음 작품에선 어떤 선구안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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