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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재 家 형제 첫 대결, '형' 허웅이 허훈에게 '웰컴 투 KBL'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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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허재 家 형제 첫 대결, '형' 허웅이 허훈에게 '웰컴 투 KBL' (프로농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14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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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1991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초대형 신인 디켐베 무톰보의 도발에 눈을 감고 자유투를 던져 성공시킨다. 그리고 역사에 남을 명언을 남겼다. “Welcome to the NBA(NBA에 온 걸 환영한다).”

13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부산 KT의 경기에선 프로농구의 전설이자 전임 국가대표 사령탑 허재 감독의 두 아들인 DB 허웅(26)과 KT 허훈(24)이 프로 첫 맞대결을 벌인 것.

이 대결에서 조던의 일화를 떠올리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형 허웅은 마치 실력으로 동생 허훈에게 ‘프로농구란 이런 것이다’라고 알려주는 듯 했다.

 

▲ 원주 DB 허웅(가운데)이 13일 부산 KT전에서 동생 허훈(오른쪽)을 앞에 두고 점프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역사에서 형제 대결은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쌍둥이 형제로 유명했던 조상현 국가대표팀 코치와 조동현 현대모비스 코치를 시작으로 박성배-박성훈, 이승준-이동준이 형제 더비로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허웅과 허훈이 맞부딪친 그날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선 형인 울산 현대모비스 문태종과 동생인 서울 삼성 문태영이 형제 대결을 벌였다.

문태종-문태영 형제가 격돌한 2010~2011시즌 이후 9년 만에 새로운 형제의 첫 대결이라는 점과 이들이 허재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 두 팀이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유독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둘은 한 때 허재 감독 아래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했다. 실력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분명 프로에서 검증된 대표급 선수들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우열을 가리기도 쉽지 않다. 허웅이 외곽슛 능력을 앞세운 슛팅 가드에 가깝다면 더 우위를 보인다면 허훈은 돌파능력과 경기 리딩 능력이 더 뛰어난 포인트 가드형이라 직접 비교도 쉽지 않다.

 

▲ 허훈(왼쪽)을 앞에 두고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는 허훈. [사진=KBL 제공]

 

경기 전 둘은 각자 가진 강점이 다르다고 서로의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박빙의 대결을 예고했다. 그러나 결과는 형의 완승이었다. 군 전역 후 6경기만 치른 허웅이지만 동생 앞에서는 더욱 힘을 냈다.

둘은 31분씩 소화했지만 기대만큼 매치업 기회는 많지 않았다. 서동철 KT 감독은 키가 더 큰 허웅의 수비를 주로 허훈이 아닌 최성모 등에게 맡겼다.

다만 팀에 끼친 영향력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앞서 3시즌을 치르고 상무에 입대했던 허웅은 3점슛을 5개 던져 무려 4개나 적중시키며 양 팀 최다인 24점을 폭발했고 리바운드 5개와 어시스트 6개까지 보태며 팀 승리를 도왔다.

 

▲ 허훈(오른쪽)이 허웅(왼쪽)과 리온 윌리엄스를 제치고 골밑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반면 허훈은 팀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덩달아 저조한 기록을 냈다. 슛 15개를 던져 단 2개만 성공시켰따. 5득점. 리바운드 3개를 보탰지만 어시스트는 단 하나에 그쳤다. 허훈보다 앞선 건 스틸 3개에 불과했다.

허웅은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를 통해 “신경을 안 쓰려고 한 것이 잘 된 것 같다”며 “(허)훈이가 돌파가 좋아서 슛을 주더라도 조금 처져서 수비하기로 한 것이 잘 됐다”고 말했다. 이에 허훈은 과감히 슛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관심을 모은 첫 대결에선 허웅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허웅의 활약 속에 DB는 4위 KT와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이제 첫 대결을 벌인 것에 불과하다. 6라운드 정규시즌 마지막 대결이 한 번 더 남았고 두 팀이 3위-6위 혹은 4위-5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더 중요한 길목에서 최대 5경기나 대결을 벌일 수도 있다. 허웅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기에 더욱 다음 대결을 벼를 허훈이다. 프로농구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가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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