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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 겉과 속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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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 겉과 속이 다르다?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2.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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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식품 전문업체 오뚜기는 누리꾼 사이에서 ‘갓뚜기’로 불린다. 신을 뜻하는 갓(God)과 오뚜기를 합친 말이다. 비정규직 고용 비중이 1% 안팎인데다 11년 째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아 대중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자산 1조6500억 원 기업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 1500억 원 전액을 투명하게 납부한 사실도 톡톡히 한 몫 거들었다.

이 때문에 함영준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가 주최한 경제인 간담회에서 14대 대기업 회장과 더불어 중견기업 오너로 유일하게 초대받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함영준 회장의 딸 뮤지컬 배우 함연지는 보유주식이 311억 원임에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부잣집 딸’답지 않은 소탈한 이미지를 뽐내 대중의 지지를 받았다.

 

▲ 함영준 오뚜기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오뚜기가 악재를 맞았다.

종합편성채널 MBN은 14일 “제주시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오뚜기밥'을 구입한 뒤 포장을 뜯었다가 제품 내부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는 “처음에는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첨가제가 잘못 들어간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곰팡이었다”고 말했다.

비닐이 뜯기면 변질 될 수 있는 제품이긴 하지만 식품기업에서 위생과 관련된 이슈가 터지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오뚜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소비자가 고객상담실을 통해 정식으로 항의하지 않고 바로 언론에 제보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악재가 겹치는 형국이다.

이미 오뚜기는 착한 기업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대표 상품 ‘진라면’ 가격만 동결했을 뿐 이외 다른 제품 가격을 대폭 올려 ‘생활물가 인상의 주범’이란 볼멘소리를 받은 바 있다.

 

▲ 곰팡이 논란에 휩싸인 오뚜기밥. [사진=연합뉴스]

 

오뚜기는 2017년 말부터 참치캔, 즉석밥, 식초, 후추, 당면 등 주력 16개 품목의 가격을 크게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순후추의 경우 무려 47%나 뛰었다.

‘라면 가격 동결’을 전면에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의 성공을 씁쓸해하는 이들은 “오뚜기가 제품업계 시장 질서를 혼란하게 만들었다”고 날선 비판을 가한다.

여기에 일감 몰아주기는 오뚜기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다.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 참석한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 전체 매출의 99.7%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선 최하 등급인 D를 받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오뚜기의 평가가 좋은 건 사실이지만 일감 몰아주기나 가격 설정 부분에 있어 사회에서 지적을 받을 만하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 또 다른 허울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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