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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빅쇼' 관록 브래디-패기 윌슨, 쿼터백 지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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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빅쇼' 관록 브래디-패기 윌슨, 쿼터백 지존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1.3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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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관전포인트 5] 전통강호 뉴잉글랜드-2연패 노리는 시애틀 슈퍼볼 맞대결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미국인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 대형 스포츠이벤트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49번째를 맞는 미국미식축구리그(NFL)의 결승전 '슈퍼볼'이다.

제49회 슈퍼볼이 다음달 2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학교 주경기장에서 내셔널풋볼컨퍼런스(NFC) 우승팀 시애틀 시호크스와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AFC) 정상에 오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전통-신흥 강호의 빅뱅으로 관심을 모은다. 뉴잉글랜드는 올해까지 모두 8차례 슈퍼볼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2001년과 2003년, 2004년까지 세차례 정상에 올랐다. 2005년과 2013년에 이어 세번째 슈퍼볼에 오른 시애틀은 지난해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데 이어 2연패를 노린다.

모두 각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올라온만큼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

뉴잉글랜드는 AFC에서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물리치고 슈퍼볼까지 올라왔다. 볼티모어와 디비저널 플레이오프에서 35-31로 힘겹게 이겼을 뿐 인디애나폴리스와 컨퍼런스 결승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45-7로 승리했다.

시애틀은 극적으로 슈퍼볼까지 올랐다. 캐롤라이나 팬더스와 디비저널 플레이오프에서 31-17로 이긴 뒤 그린베이 패커스와 컨퍼런스 결승에서 2쿼터까지 0-16으로 뒤지다가 극적으로 22-22 동점을 만들어내 연장에서 승리, 슈퍼볼에 합류했다.

단일 스포츠이벤트로는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이번 슈퍼볼에도 스포츠팬들을 흥분시킬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이 많다.

◆ 스타 브래디와 신예 윌슨, 쿼터백 대결서 누가 웃을까

축구에 미드필더, 플레이메이커가 있고 농구에 가드가 있다면 미식축구에는 쿼터백이 있다. 쉽게 말해 한 팀의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쿼터백은 미식축구의 꽃으로 불린다. 결국 쿼터백 대결에서 어느 팀이 웃느냐가 슈퍼볼 승패를 결정짓는다.

뉴잉글랜드가 관록의 팀이고 시애틀이 이제 두번째 우승을 노리는 패기의 팀인 것처럼 두 팀의 쿼터백인 뉴잉글랜드의 백전노장 톰 브래디(38)와 시애틀의 러셀 윌슨(27)의 맞대결 역시 관록과 패기로 설명할 수 있다.

브래디는 NFL이 자랑하는 슈퍼스타 쿼터백이다. 뉴잉글랜드의 세차례 슈퍼볼 우승 모두 그가 이뤄낸 업적이다. 2001년과 2003년에는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지난 컨퍼런스 결승까지 28차례나 포스트시즌 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올해 컨퍼런스 결승에서도 3개의 터치다운을 만들어내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브래디는 스타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톱모델 지젤 번천과 2009년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으며 그의 누이동생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했던 케빈 유킬리스와 결혼했다.

윌슨은 '세대교체'를 부르짖는다. NFL에서 흔치 않은 흑인 쿼터백인 그는 이제 겨우 3년차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난해 또 다른 백전노장 쿼터백인 페이튼 매닝(39·덴버 브롱코스)에 완승을 거두고 전국구 스타가 됐다. 만약 매닝에 이어 브래디까지 넘어선다면 200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급 쿼터백을 모두 물리치고 명실상부한 세대교체의 기수가 될 수 있다.

윌슨은 컨퍼런스 결승에서 초반 부진하며 크게 뒤졌지만 3쿼터부터 되살아나면서 209패싱야드를 기록, 연장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이미 윌슨도 슈퍼볼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험이나 슈퍼볼 부담이라는 측면에서는 브래디에 뒤질 것은 없다. 2012년 위스콘신대학에서 로즈볼(대학 미식축구 결승전)에 출전하는 등 20대 젊은 나이에도 큰 경기 경험은 축적되어 있는 상태다.

◆ 바람 빠진 공 사용 의혹, 시애틀에 우호적인 여론

이번 슈퍼볼은 선과 악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뉴잉글랜드가 '애국자(패트리어츠)'라는 팀명을 갖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악역을 맡았다.

이유는 바람빠진 공 의혹 때문이다. ESPN이 지난 20일 뉴잉글랜드가 컨퍼런스 결승에서 바람빠진 공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뉴잉글랜드는 폭우가 쏟아지던 3쿼터 초반 공을 바꾼 뒤 터치다운을 연달아 3개 성공시키며 대승을 거뒀다. 공기압이 떨어지면 패스와 캐칭이 수월하기 때문에 브래디라는 걸출한 쿼터백을 보유하고 있는 뉴잉글랜드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뉴잉글랜드는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컨퍼런스에서 진 인디애나폴리스 언론들은 고의로 공기압을 낮춘 공을 사용한 것이 아니냐며 조사에 착수해줄 것을 요청했다.

반대로 힘겹게 슈퍼볼에 진출한 시애틀은 선역이 됐다. 단순히 뉴잉글랜드가 바람 빠진 공으로 슈퍼볼에 오른 것만으로 선역이 된 것이 아니라 컨퍼런스 결승에서 그린베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팬들을 감동시켰다. 미국내 여론이 시애틀에 우호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 초미의 관심사, 슈퍼볼 광고와 하프타임쇼

슈퍼볼은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 외적인 요소도 관심거리가 된다. 슈퍼볼의 꽃은 역시 광고와 하프타임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번 광고료는 30초당 450만 달러(49억원)로 지난해보다 50만 달러나 올랐다. 1초당 1억4000만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대형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사들이 광고주로 대거 참여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이병헌이 나오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를 제작한 파라마운트를 비롯해 주라기 월드, 퓨리어스 7을 만든 유니버설 스튜디오, 판타스틱 포의 20세기 폭스가 슈퍼볼 광고주로 참여했다. 30초 광고를 통해 영화 예고편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또 빅토리아 시크릿, 햄버거 체인 칼스 주니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기발한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자동차도 참여했다. 2010년부터 해마다 슈퍼볼 광고를 하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007 시리즈의 히어로 피어스 브로스넌이 SUV 승용차인 쏘렌토 모델로 나선다. 2008년부터 개근했던 현대자동차는 빠졌다.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가수들이 설 수 있는 최고의 무대 중 하나다.

그동안 하프타임쇼를 수놓았던 가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팝을 잘 모르는 이도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마이클 잭슨, U2, 폴 매카트니, 비욘세, 마돈나, 롤링 스톤즈 등이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브루노 마스가 명공연을 펼쳐 팬들의 극찬을 받았다.

그동안 영국의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가수 리한나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틴에이지 드림, 파이어워크 등으로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케이티 페리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주인공 엘사의 목소리 연기와 주제가 '렛잇고'로 유명한 이디나 멘젤은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를 부른다.

◆ 천문학적인 시청자수, 입이 벌어지는 티켓 가격

TV 광고료를 포함해 슈퍼볼은 현대 스포츠 산업의 집결판이라고 할만하다. 그야말로 '돈 잔치'다.

슈퍼볼 경기가 벌어지는 피닉스대 주경기장은 7만2000명의 수용인원을 자랑한다. 지난해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보다 1만명 정도 적기 때문에 사상 유래없는 티켓 구매경쟁이 벌어진다.

티켓 가격만도 입이 벌어진다. 31일 현재 티크아이큐에 게재된 티켓 가격은 대부분 1만 달러가 넘는다. 직거래 역시 7000달러 이상이다. 최고 1만6000 달러까지 슈퍼볼 경기를 보는데 2000만원 가까이 써야 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시청자만도 미국 현지에서만 1억2000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볼 TV 중계 주관사인 NBC는 올해 1억1200만명이 TV를 시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홍역 경계령 떨어진 애리조나

슈퍼볼을 보기 위해 최대 1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가 열리는 애리조나주는 비상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디즈니랜드에서 시작된 홍역이 퍼져나가면서 슈퍼볼이 열리는 글렌데일과 인근 피닉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피닉스대 주경기장 주변을 위험지대로 설정했다.

만에 하나 홍역이 전염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사태로 번지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춘 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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