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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철의 여인' 이도연-'2차례 암투병' 故이민혜가 일깨운 스포츠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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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철의 여인' 이도연-'2차례 암투병' 故이민혜가 일깨운 스포츠정신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2.25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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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주현희 기자]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무엇인지 일깨워 준 이민혜 선수를 영원히 기억해주세요.”

25일 제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 시상자로 나선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는 두 번의 암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다시 한 번’을 외치며 사이클에 매진했던 故(고) 이민혜가 한국 체육계에 남긴 진한 울림을 되새겼다.

지난해 11월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2006 도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사이클 금메달리스트 이민혜는 2010년 갑상선암 투병을 거쳐 재기했다가 다시 시한부 선고를 받았음에도 끝까지 병마와 싸우며 올림픽 출전의 꿈을 놓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

 

▲ 고인이 된 사이클 간판 이민혜 선수의 어머니가 25일 제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특별상을 대리 수상한 뒤 수상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이민혜를 대신해 그의 언니 이혜진 씨와 어머니 최강희 씨가 대리 수상했다. 그들은 단상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눈시울을 붉혔다. 이 씨는 울먹이며 “스스로 6학년 때 사이클을 선택해 20년 간 사이클을 탔다. 자기관리를 얼마나 고되게 하는지 지켜봐왔다.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에 놀랐다. ‘몸이 힘든 이유를 알았다’며 끝까지 다시 달리고자하는 꿈을 꿨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3번의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지만 그 때마다 잘 버티고 이겨냈다. 국가대표 선수의 마음과 정신이 아니라면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런 (이)민혜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홍명보 전무가 시상자로 나선 특별한 까닭이 있다. 홍 전무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이후 (이혜민 선수의) 소식을 접했다. 2006년 도하 때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나와 같이 현장에 있었다. 선수촌에서 스쳐지나갔을 거란 생각을 하니 마음이 더 아팠다. 이민혜 선수를 위해서 축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차 아시안게임 축구팀이 직접 방문해 쾌유를 빌었으면 좋겠다고 김학범 감독님께 제의했고, 흔쾌히 승낙하셔서 이민혜 선수의 병문안을 갔었다”며 “그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이민혜 선수를 기억하며 종목을 막론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학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과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는 꽃다발을 들고 이민혜 가족들을 격려했다. 남현희는 헌혈증 기부 운동을 벌이는 등 병마와 싸우는 이민혜를 돕고자 발벗고 나섰던 이다. 그래서 였을까. 이민혜의 어머니 최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녀를 응원하는 체육인의 온정이 있었다. 이제 이민혜는 포기를 생각하는 사람들 마음속에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됐다.

 

▲ '철의 여인' 이도연(오른쪽)은 이날 우수선수상 장애인 부문을 수상했다. 상패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이민혜 못지않게 진한 여운을 남긴 이가 있었다. 바로 ‘철의 여인’ 이도연(47)이다.

2018 아시안 패러게임 핸드사이클 3관왕이자 2연패를 달성한 그는 이날 장애인 부문 우수선수상을 수상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다. 이도연은 19세이던 1991년 건물에서 떨어져 하반신을 잃었다. 2007년 탁구로 장애인스포츠에 입문, 2012년 육상으로, 2013년 핸드사이클로 종목을 바꿨다. 겨울엔 노르딕스키를 병행했다. 44세 나이에 스키를 배운 그는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7개 종목에 나서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

그는 “46세에 80㎏. 평범한 아줌마다. 국가대표라는 꿈 하나로 열심히 달렸다. 그 꿈을 위해서 쉴 새 없이 왔다. 스스로 ‘이도연 선수 너무 멋지다’ 말해줬다. 따로 소속된 팀 없이 가족들이 믿어준 마음과 사랑을 생각하며 한 번도 훈련을 게을리 한 적 없다. 눈썹이 찢어지고 손목에 금이 가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수상소감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이날로 24회 째 맞은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마추어 스포츠 시상식으로 대한민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기획됐다. 우수 선수를 발굴하고 한국 스포츠 입지를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자들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이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에서 “스포츠는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활동으로 건강한 삶과 사회를 만드는 기본 바탕”이라며 스포츠의 가치를 설명했다. 이날 특히 두 수상자 이민혜와 이도연이 일깨운 스포츠정신은 노소와 종목, 장애여부를 불문하고 시시하는 바가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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