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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돌아보면 평화였다", 카누용선 남북단일팀이 건넨 화합의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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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돌아보면 평화였다", 카누용선 남북단일팀이 건넨 화합의 메시지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25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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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뒤를 돌아보면 그게 평화였다고 생각한다.”

남과 북 선수들을 하나로 아우러 국제종합스포츠대회 사상 단일팀 첫 금메달 쾌거를 이뤄낸 강근영 카누 용선 대표팀 감독의 의미 깊은 한마디다. 남북 평화에 스포츠가 어떤 역할을 하고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를 되새기게 하는 말이다.

강근영 감독과 용선 여자 대표팀 김현희, 현재찬, 강초희, 이예린, 장현정, 조민지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제 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에서 특별상의 주인공으로 수상대에 섰다.

 

▲ 25일 제 24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카누 용선 강초희(왼쪽부터), 장현정, 강근영 감독, 도종환 문체부 장관, 김현희, 조민지, 이예린.

 

자격은 충분했다. 지난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남북 평화의 물결이 일었고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남긴 감동의 장면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다만 올림픽 땐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너무 급작스럽게 결성됐다는 평가와 함께 많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6개월 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만들어진 카누 용선 단일팀에도 충분한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단 20여일. 그러나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한반도기가 휘날리고 아리랑이 울려퍼진 인도네시아 카누경기장에 선 용선 여자 대표팀은 500m에서 하나 된 질주로 금메달을 합작했고 200m에선 동메달을 추가해냈다. 남자 대표팀도 1000m에서도 동빛 레이스를 펼치며 성공적인 단일팀의 본보기가 됐다.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강근영 감독은 “너무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선수단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평화의 노를 저을 수 있도록 기둥이 돼 주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께 선수단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용빈 대한카누연맹 회장 등 단일팀의 성공에 버팀목이 돼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용선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하고 함께 기뻐하고 있는 북측 정예성(왼쪽부터), 김수향, 리향, 윤은정, 도명숙. [사진=연합뉴스]

 

북측 선수들과 잊지 못할 순간도 되새겼다. “처음 들었던 것 중 하나가 ‘우리는 카누 용배(용선)를 모릅네다’라는 말이었다. 20일 정도 시간 밖에 없는 상황에서 2년, 길게는 4년을 준비한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고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돌아봤다.

그러나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가장 중요했던 건 대화였다. 소통으로 마음의 문을 열다보니 배려라는 산이 생겼다. 신념, 믿음이 공유됐다. 뒤를 돌아보면 그게 평화였다고 생각한다”고 어려움을 극복한 비결을 전했다.

이어 “처음에 ‘일 없습네다’라는 말을 듣고는 화가 나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문제 없다’, ‘우리는 하나니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며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했다. 다시 한 번 함께 할 수 있다면 사력을 다해 준비하고 또 준비해 영광스런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남북 단일팀을 상징하는 ‘우리는, 하나다’를 관객들과 함께 외친 대표팀 선수들. 현실적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협력의 중심에는 대화와 소통이 있었다. 스포츠의 참 가치가 남북 평화에 던져주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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