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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진정한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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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진정한 주인공입니다!
  • 노민규 기자
  • 승인 2014.03.15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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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야구장 찾은 팬들의 뜨거운 현장 속으로!

[스포츠Q 노민규 최대성기자] 국제무대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 스포츠,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모든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 선진국에 비해 엷은 선수층 그리고 열악한 환경과 조건에 시달리는 한국 스포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온갖 한계와 불리를 딛고 이겨낸 선수들의 노력 덕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뿐일까요? 아닙니다. 정작 중요한 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8일과 11일 목동야구장, 그 곳에서 우리는 스포츠 코리아의 진정한 힘의 원천을 찾았습니다. 바로 뜨거운 팬심입니다. 그날은 꽃샘추위가 매섭게 기승을 부렸습니다. 기상청 자료를 찾아보니 목동구장이 있는 양천구 날씨는 지난 8일 영하 2도~영상 7도였고 지난 11일은 영하 1도~영상 9도였습니다.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가본 이들은 알겠지만 사방이 확 트여 바람이 잘 부는 야외 경기장의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더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이날 꽁꽁 싸매고 완전 무장한, 많은 팬들이 목동야구장을 찾았습니다. 특히 지난 8일 넥센-두산의 경기가 펼쳐진 이곳은 1만2500석 만원이었고 관중석에 서서 경기를 지켜본 이들까지 합하면 1만5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게 구단의 추정이었습니다. 시범경기인데도 이렇게 만원사례를 이뤘으니 관계자들은 내심 쾌재를 불렀습니다. 다음날인 지난 9일 이곳에는 7000여 명, 평일인 지난 11일에도 적지 않은 야구팬들이 경기장을 방문해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스타들의 활약상을 맘껏 즐겼습니다.

며칠에 걸쳐 목동야구장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더니 절로 실감이 났습니다. 팬들이 있어 선수들이 신나고 그러면서 경기력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제 아무리 멋진 경기를 펼쳐도 팬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동네잔치에 불과합니다. 그럴 경우 선수들도 힘이 빠지고 경기도 맥이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렬한 성원은 국내 스포츠 발전을 위한 선순환 구조의 첫 단추일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목동구장의 관중석 풍경은 실로 이색적이었습니다. 경기 결과 못잖게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한 겨울에나 입는 야상을 입고 열심히 경기를 관전하는 여성 팬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진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산 여성 팬들의 모습도 매한가지였습니다. 차가운 바람 탓에 귀가 시렸을까요. 수건과 스카프로 머리를 싸맨 여성들, 그 사이에서 두산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른 채 경기를 즐기는 여성도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11일 관중석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평일이어서 관중석이 다소 썰렁한 이날에는 훈훈한 커플이 시선을 잡았습니다. 한갓진 관중석에서 담요를 덮고 서로 체온을 나누며 경기를 관전하는 커플의 모습은 달달했습니다. 남녀가 이렇게 취미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 주변의 부러움을 살만합니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 컷. 바로 넥센의 앙증맞은 꼬마 팬입니다. 모자에다 담요까지 뒤집어쓰고 거기다가 넥센 유니폼을 걸친 이 꼬마의 표정이 정말 귀엽지 않나요? 뽀얀 피부에 올망졸망한 이목구미가 꽤 잘 생겼습니다. 이 꼬마에게 야구장 나들이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팬들의 뜨거운 발길은 축구장에도 향했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가 최근 3년 사이 가장 많은 개막전 관중을 불러 모았다는 소식입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울산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공식 개막전을 포함해 8, 9일 이틀 동안 전국 6개 경기장에서 펼쳐진 6경기에 총 7만9488명의 축구팬이 몰려와 경기당 평균 1만3248명을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실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개막전 역대 최다 평균 관중이기도 합니다.

14일 목동구장,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리는데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경기에 집중하는 여성팬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인간의 모습은 왠지 매력적입니다.

이처럼 스포츠를 향한 뜨거운 팬심을 보면서 몇 가지 단상이 떠올랐습니다. 야구와 축구 등 관련 연맹과 구단들은 현재 팬들에게 만족스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연맹과 구단이 ‘업고 다녀도 부족한’ 팬들을 만일 홀대하거나 무시한다면 팬들은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팬은 왕이다’는 생각을 잊어선 안될 듯합니다.

14일 목동야구장,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있는 까닭일까요. 만면의 미소를 띠고 있는 남녀 팬의 모습에 보는 사람들 또한 절로 웃음짓게 합니다.

이번에는 스포츠팬들에 대한 단상입니다. 야구와 축구 농구 배구 등 국내 4대 인기 스포츠에 기울이는 관심 가운데 일정 부분을 떼어내 상대적으로 춥고 배고픈 종목에 나눠준다면 한국 스포츠는 더욱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딸 때만 기울이는 반짝 관심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진정한 스포츠팬의 자세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팬들이 있어 행복한 스포츠 세상, 팬 여러분들이 진정한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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