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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환골탈태 캡틴' 고요한, '짜증은 그만' 이젠 포용의 리더십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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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환골탈태 캡틴' 고요한, '짜증은 그만' 이젠 포용의 리더십 [SQ인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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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FC서울에 복귀한 고요한(31)은 후반기 새 주장으로 피치를 누볐다. ‘메시 놀이’를 한다는 평가를 들을만큼 농익은 기량을 뽐냈지만 주장으로서 자격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팀은 사상 첫 하위스플릿으로 추락했고 강등 경쟁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성적 부진을 주장의 탓으로 돌리는 건 가혹한 해석이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는 선수들을 감싸기보다 짜증을 내는 장면을 많이 보였다. 팬들도 이에 대한 지적을 하곤 했다.

그럼에도 최용수 감독은 25일 고요한에게 다시 한 번 주장 완장을 채웠다. 고요한은 반성과 함께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 FC서울 주장 고요한이 26일  2019 하나원큐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참석해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요한은 2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팀의 주장으로서 최용수 감독, 영플레이어 조영욱과 함께 참가했다.

오래 전부터 사제지간을 이어온 최용수 감독과 유쾌한 장면을 많이 만들기도 했지만 주장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진지해졌다.

고요한은 “예전엔 내 경기력만 신경 썼는데 지금은 경기 외적으로도 더 넓게 생각하고 선수들과 대화도 자주하면서 신경 쓰려고 노력한다”면서도 “작년엔 제 자신에게나 팀에나 화를 많이 냈다. 그런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지난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고백했다.

고요한은 지난해 8골 4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의 주인공이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속에 외로운 소년 가장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경기력으로는 비판할 부분이 없었다. 다만 모두가 그가 에이스인걸 알고 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듯한 상황에 대해 답답해하는 부분이 많았고 이는 다른 선수들이 되려 위축될 수도 있는 부분으로 여겨졌다.

그는 “팀이 안 좋은데도 괜찮다고만 하는 것보다는 누군가는 나서서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도전적인 플레이 중 실수가 나오면 어쩔 수 없지만 어이없는 실수가 유독 많았다”고.

 

▲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만나는 FC서울 고요한(왼쪽)이 이진현과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는 악수를 나누고  있다.

 

다만 이젠 변화의 필요성을 확실히 느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는 선배들은 없었다”며 “지난 시즌에 하도 많이 이야기했기 때문에 올 시즌엔 표현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게끔 올해는 좀 더 편하게 다가가고 칭찬도 많이 해주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최용수 감독은 물론이고 고요한도 지난 시즌과 달리 동계훈련 때부터 충분한 준비를 거쳐 올 시즌 팀을 이끈다. 고요한은 “작년보다는 기강이 많이 잡혔다. 이번엔 달라진 면모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감독님도 전술적인 부분, 어떤 정신력을 가져야 하는지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다”며 “전지훈련부터 봐도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토종 ‘빅사이닝’은 없었지만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올 초 아시안컵을 통해 국내 축구 팬들에게 잘 알려진 이크로미온 알리바예프(우즈베키스탄)와 세르비아 득점왕을 차지하고 이탈리아 세리에A 등을 경험한 페시치, 수비의 핵심 오스마르가 다시 팀에 복귀했다. 

박주영도 시즌 막판 경기력 회복세를 보였고 신태용 감독의 아들로 유명한 신재원과 박주성도 기대감을 키우는 이들이다.

고요한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부상만 조심하고 좋은 컨디션을 보여준다면 올 시즌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서울은 다음달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시즌 개막경기를 갖는다. 절치부심 새 시즌을 맞이한 주장 고요한이 포용의 리더십으로 솔선수범하며 팀에 기분 좋게 승점 3을 안길 수 있을까. 서울의 반등을 위해 그의 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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