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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침묵' 손흥민, "케인 때문에 희생된다"가 기우인 까닭? [토트넘 도르트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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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침묵' 손흥민, "케인 때문에 희생된다"가 기우인 까닭? [토트넘 도르트문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0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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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의 골 침묵에도 토트넘 홋스퍼는 해리 케인의 득점포로 도르트문트를 꺾고 8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진출했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하며 4경기 째 득점포 가동을 멈췄다.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손흥민은 이날 5-3-2 전형에서 케인과 투톱을 이뤘다가 팀이 수세에 몰리자 5-4-1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내려와 수비에 힘을 보탰다. 그런 와중에도 특유의 속도를 살린 역습을 통해 도르트문트 골문을 노렸다. 1-0으로 이긴 토트넘은 홈(3-0) 전적까지 도합 4-0으로 승리, 다음 라운드로 올라섰다.

 

▲ 해리 케인(사진)이 6일 도르트문트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케인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아시안컵에서 복귀하자마자 4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팀 상승세를 견인했던 손흥민은 공교롭게도 ‘주포’ 케인이 돌아오자마자 골 침묵에 빠졌다.

이에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선 케인 때문에 손흥민의 움직임이 제한돼 활약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팀도 1승 1무 2패로 부진했기 때문에 이런 의견에 제법 힘이 실린다.

그러나 이는 최근 경기 결과만을 가지고 봤을 때는 타당할 수 있으나 올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어불성설에 가깝다. 토트넘 공격의 중심인 케인이 복귀한 뒤 손흥민이 케인과 겹치지 않는 움직임을 가져가고자 다소 헤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둘은 함께 했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때가 많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수비에 치중했던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은 팀의 유일한 유효 슛을 골로 연결하며 승리를 안겨다 줬다. 손흥민이 주춤하자 케인이 골 행진을 잇고 있다.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토트넘의 최전방 1옵션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 셈이다.

손흥민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 기록만 놓고 보더라도 케인이 없을 때 더 낫다고 보긴 어렵다. 월드컵-북미투어-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 강행군 속 컨디션 난조를 겪던 손흥민의 경기력이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던 지난해 11월 첼시전 이후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나섰던 16경기에서 10골 7도움을 올렸다.

 

▲ 해리 케인(등번호 10)과 손흥민(오른쪽 첫 번째)는 함께 뛸 때 더 큰 시너지를 냈다. [사진=EPA/연합뉴스]

 

물론 케인이 없는 사이 4경기에서 4골을 넣었기에 득점력은 케인이 없을 때 살아난다고 풀이할 수도 있지만 주포가 돌아온 만큼 더 다양한 롤을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이 조력자 역할을 한다거나 제2 득점원 역할을 하는 것이 결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도르트문트전을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전반 15분부터 손흥민과 에릭센의 포지션을 바꿔 효과를 봤다. 몇 차례 기회는 내줬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았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결승골을 넣은 케인에게도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정신력과 결정력이 환상적”이라며 칭찬했다. 케인과 손흥민은 각자의 역할에서 팀 승리에 기여한 것이다.

현재는 케인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롤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 델레 알리 등 이른바 ‘DESK(데스크)’로 불리는 기존 공격진이 모두 돌아오면 손흥민과 케인의 호흡 역시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 역시 손흥민이 케인이 빠진 토트넘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었던 지난달 8일 “케인의 부상 이후 토트넘의 어느 선수도 손흥민보다 더 많은 슛을 시도하거나 골을 넣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케인과 함께 뛰는 것이 훨씬 좋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ESPN은 매 경기마다 자체적으로 선수들에게 평점을 부여한다. ‘판타지 풋볼 포인트’라고 불리는 이 산정 방식에 따르면 손흥민이 가장 높은 포인트를 받았던 5경기 모두 케인과 함께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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