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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유재학 또 우승, 현대모비스가 압도적인 비결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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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유재학 또 우승, 현대모비스가 압도적인 비결 (프로농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3.10 2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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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프로농구 출범 23년째. 아직 우승을 해보지 못한 팀도 있는데 울산 현대모비스는 홀로 30% 넘게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9일 안방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부산 KT를 90–79로 가볍게 누르고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전신 기아 엔터프라이즈 시절 포함 7번째(1997, 2005~2006, 2006~2007, 2008~2009, 2009~2010, 2014~2015, 2018~2019) 정규리그 챔피언이다.

 

▲ KBL 최고 감독 유재학. 4년 만에 정규리그 정상을 탈환했다. [사진=KBL 제공]

 

4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 횟수를 하나 늘린 비결은 무엇인가.

◆ 유재학

“3년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 하더라.”

유재학 감독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해의 감독상 4회 수상, 최초, 최고, 최다기록을 대거 보유한 640승 감독의 ‘살벌한’ 선전포고는 현실이 됐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출발부터 줄곧 선두를 지켰지만 고비가 없었던 게 아니다. 센터 이종현이 왼쪽 무릎 슬개골과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양동근과 이대성도 번갈아 자리를 비웠다.

그러나 현대모비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은 가드 박경상과 서명진, 포워드 배수용과 오용준을 적절히 활용, 왜 그의 별명이 ‘만수(만 가지 수를 갖고 있다)’인지를 입증했다.

장기 레이스에서 들이닥칠 변수에 '준비의 준비'까지 완벽하게 해놓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왼쪽부터 라건아, 양동근, 함지훈, 문태종. 적수가 없어 보이는 초강력 라인업이다. [사진=KBL 제공]

 

◆ 라건아

한국인이 다 된 귀화 센터 라건아는 국내선수 자격만 있다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아야 마땅한 활약을 펼쳤다. 월드컵 지역예선을 오가는 강행군, 골밑 파트너 이종현이 빠진 가운데서도 페인트존을 지배했다.

득점 5위(24.4점), 리바운드 2위(14.4개), 블록슛 2위(1.6개), 필드골 성공률 1위(62.7%). 약점으로 지적됐던 미들슛까지 보완하면서 완전한 센터로 거듭났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가 리카르도 라틀리프로 뛰었던 2012~2013시즌부터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달성했다. 당시 ‘한 팀에서 최대 3년까지 뛸 수 있다’는 KBL 규정에 막혀 할 수 없이 이적했던 라건아는 현대모비스로 복귀한 첫 해 또 우승을 불렀다.

 

▲ 강력한 MVP 후보 가드 이대성. [사진=KBL 제공]

 

◆ 이대성

강력한 MVP 후보다.

과거 현대모비스의 컬러는 타이트한 수비와 세트오펜스였다. “농구는 잘 하지만 지루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였다. 이젠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얼리 오펜스와 속공으로 상대를 정신없게 만든다.

그 중심에 이대성이 있다. 국내선수 득점 3위(14.0점), 국내선수 3점슛 2위(1.9개)에서 알 수 있듯 공격력이 탁월하다. 더 큰 가치는 수비에서 나온다. 포인트가드로는 큰 키(190㎝)로 상대 앞선을 묶어버린다. 국가대표를 오가면서 농구가 더 늘었다. 

이대성의 가장 큰 무기는 자신감이다. 시즌 초반 ‘전승’을 언급하고, 패한 뒤 “다음 목표는 남은 경기 전승”이라고 할 만큼 기죽지 않는다. 2017년 미국프로농구(NBA) 하부 G리그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 7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울산 현대모비스. [사진=KBL 제공]

 

◆ 베테랑 3인방

‘농구꾼’ 양동근, 함지훈, 문태종이 없었다면 현대모비스의 독주는 없었다.

KBL 역대 최고가드로 평가받는 양동근은 더 여유가 생겼다. 코트 안팎에서 팀의 리더로 맹활약했다.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기록(5회) 공동 보유자인 그는 추승균 전 전주 KCC 감독을 넘어 사상 첫 6번째 챔프전 반지를 노린다.

‘미스터 기본기’ 함지훈은 동료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빠지는 와중에 중심을 잡았다. 이대성의 기량이 급성장하고 라건아가 워낙 압도적이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유재학 감독이 가장 애틋하게 여겨 칭찬한 이가 바로 함지훈이었다.

KBL 최고령 슈터 문태종은 여전한 존재감을 뽐냈다. 출전시간은 평균 19분48초로 채 반도 안됐지만 3점슛 경기당 1.0개를 꽂았다. 고비마다 한 건 해줄 것 같은 특급 조커 ‘태종대왕’이 뛰는 것만으로 상대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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