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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부상투혼' 쇼트트랙 임효준, 세계선수권 종합우승... 500m 놓쳐도 '퍼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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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부상투혼' 쇼트트랙 임효준, 세계선수권 종합우승... 500m 놓쳐도 '퍼펙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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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쇼트트랙 간판 임효준(23)이 생애 첫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목표였던 500m 금메달은 후배 황대헌(20·이상 한국체대)에 내줬지만 어깨 부상을 이겨내고 달성한 성과여서 더 값지다.

임효준은 10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부 3000m 결승에서 5분00초998로 1위를 차지했다. 전날 1500m를 시작으로 이날 1000m와 3000m까지 모두 1위로 통과한 그는 남자 개인종합 정상에 올랐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으로서는 2017년 서이라(화성시청) 이후 2년 만이다. 이번 대회 한국은 전 종목 금메달 신화를 썼지만 가장 빛난 별은 역시 임효준이었다.

 

▲ 지난달 27일 대한체육회 시상식에서 만난 임효준(사진)은 세계선수권 선전을 다짐했고 보란듯이 4관왕에 오르며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스포츠Q DB]

 

임효준이 주축이 된 남자대표팀은 5000m 계주에서도 라이벌 중국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고 임효준은 4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지난달 27일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던 임효준은 시상식을 마치고 “다소 어수선하나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끼리 단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표팀 분위기는 좋다. 내가 주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었다.

게다가 지난달 5차 월드컵에서 넘어져 어깨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당시 “진단 결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는데, 세계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다”며 “몸 상태는 그리 좋지 않지만 철저히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 부상 투혼에 주장 역할까지. 500m를 놓쳤어도 완벽한 활약이 아닐 수 없다.

임효준은 앞서 500m 제패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초 독일 드레스덴 5차 월드컵과 이탈리아 토리노 제6차 월드컵에서 500m 금메달을 연거푸 차지했던 그다. 한국에서 월드컵 시리즈 500m 금메달이 나온 것은 2014년 서이라 이후 4년 2개월 만이기도 했다.

임효준은 시상식을 마친 뒤 “500m 종목에 욕심이 많았다”며 “우다징(중국)이 이 종목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데 세계선수권에서 그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내기도 했다.

 

▲ 임효준이 10일 열린 2018~2019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임효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함께 결승에 올랐던 황대헌과 의기투합했지만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운 우다징에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임효준이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황대헌이 이번 대회 500m에서 우승했다. 그는 “우다징이 단거리 최고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반드시 500m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평창 올림픽 이후 남자 대표팀은 이번 시즌 임효준과 황대헌에 김건우, 홍경환, 이준서(이상 한국체대), 박지원(단국대)이 가세하며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그 중심에 선 임효준이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어나갈지, 본인이 욕심냈던 500m에서 우다징은 물론 황대헌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낼지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임효준은 이번 대회 500m 금메달을 놓친 뒤 “황대헌과 경쟁했지만 나에게는 친한 동생”이라며 “누가 이기든 늘 행복하다”고 웃음을 보였다. 대표팀이 심석희(한국체대)의 성폭력 피해 폭로로 큰 관심을 받는 등 분위기를 다잡기 어려운 이 시점에 임효준의 존재감이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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