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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이 된 남자' 이세영 "늘 궁금한 배우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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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왕이 된 남자' 이세영 "늘 궁금한 배우로 남고 싶어요"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3.13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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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이세영이 대중에 모습을 보인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선배라 부르는 '20년 오빠' 김상경보다 1년 먼저 데뷔했으니 엄청난 경력이다. 1997년 MBC '뽀뽀뽀'로 데뷔해 2004년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에서 염정아와 극을 이끌었던 그는 2016년 KBS 2TV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거치며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비지상파라는 어려움을 딛고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생작이자 '최애캐'를 만들어낸 이세영이 생각하는 드라마 '왕이 된 남자' 그리고 연기는 무엇일까?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프레인TPC 사옥에서 진행된 tvN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에서 이세영은 유소운으로 살았던 지난 몇 달 간을 회상하며 동료 배우 및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 = 프레인TPC 제공]

 

◆ 배우 이세영, 1인 2역 여진구와 마주하다

'왕이 된 남자'는 조선시대 임금 이헌과 광대 하선을 오가며 열연을 펼친 여진구가 '하드캐리'했던 작품이다. 배우 김상경은 작품 공개 전 기자들과 만난 제작발표회에서 "여진구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김상경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5%대로 출발했던 시청률은 마지막회에 두 자릿수(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10.9%)를 넘어서며 대중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두 캐릭터를 오간 여진구 옆에는 늘 이세영이 있었다. 심지어 임금 이헌과 광대 하선을 동일인물로 알고 연기를 펼친 시간이 적지 않아 실제로도 무척 혼란스러웠다.

"제가 유소운을 잘 녹여냈는가에 대한 의심은 극 중반까지도 계속했어요. 저와 소운이의 가장 큰 공통점은 처절함이에요. 외롭고 처절한 부분이 비슷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복장과 말투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가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4회 이후 하선의 마음을 깨달은 뒤엔 연기하기에 쉬워졌습니다. 그 전에는 큰 사건을 마주하는 상황의 연속이었죠. 중전이어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실제 방송 초반이던 2회에서 중전 유소운은 왕이 된 하선이 건넨 개암나무 열매를 받고 일명 '나노 미소'를 보이며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소원을 빌고 싶어도 중궁전의 체통을 지키느라 힘들 것"이라는 왕의 한마디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 유소운의 마음을 ‘옅은 미소’로 제대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해당 장면에 대해 이세영은 "대본에는 '소운은 알듯말듯한 표정을 짓는다', '미소를 짓는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고 적혀 있어 속으로만 웃었더니 감독님이 표정이 어둡다고 했다"며 쉽지 않은 촬영이었음을 고백했다.

"진구 씨는 두 캐릭터로서 계속 보여지지만 저는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과 마주했어요. 감정선을 초반부터 매끄럽게 유지하려고 어떤 장면들이 있는지 확인하며 집중하려 애썼죠. 연기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여진구 배우를 보며 제대로 연기했어요. 여진구 씨가 너무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잘 그려내서 몰입이 가능했습니다."

아무리 상대방의 연기가 다르다고 해도 같은 연기자를 앞에 두고 인물의 성격, 행동을 표현해 내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긴 시간 연기에 몰입하기 위해 이세영은 다양한 방법을 썼다. 팬들 사이에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촬영 기간 내내 이세영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은 '왕남' 여진구였다. 

또한 그는 실제로 개암나무 열매, 연서를 받아 집에 놓고 캐릭터를 잡았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유소운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고 대본 상황과 맞췄다"는 게 이세영의 설명이다.

"소운이는 '어제와 달라진 거 같은데' 하는 의심을 이겨내는 게 아니에요. 왕밖에 기댈 사람이 없어서 제발 변하지 않을 것이란 간절한 희망에 대한 감정을 잡고 가는 거죠. '달라서 다행이다. 변한 게 아니었다. 믿어도 되는 것'이란 유소운의 감정선을 이어갔어요. 역시 여진구의 섬세한 연기 덕에 몰입이 가능했죠."

 

[사진 = 프레인TPC 제공]

 

◆ 배우 이세영이 앞으로 펼쳐나갈 연기는?

"'B급 감성'을 지닌 인물도 연기하고 싶어요. 정말 악랄한 캐릭터도 하고 싶고요. 앞으로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 길기에 다 해보고 싶은 게 제 욕심입니다."

이세영은 늘 자신의 최신작에 '최애캐'가 있다고 자신했다. ‘왕남’ 직전의 인생작을 묻자 이세영은 지난해 종영한 tvN 드라마 '화유기' 속 정세라를 꼽았다. 걸그룹 연습생 출신의 소녀와 아사녀를 오가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전 유소운이 자신의 인생 캐릭터다. 자신의 최신작이 최고의 작품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소신 덕분이다.

"전작인 '화유기' 속 정세라가 유소운 이전 제 '최애캐'였어요. 이 작품 또한 제게 가장 소중한 작품이 됐습니다. 처음엔 작품에 참여한다는 거 자체도 영광이었죠. 유소운은 조선시대임에도 중전임에도, 수동적이지 않고 강단있고 카리스마에 온화하고 따뜻하고 절대 믿음을 준 뒤에 직진하는 역할이잖아요. 그런 것들이 제게 고맙고 아름다운 캐릭터였어요."

이세영의 실제 모습이 드러난 tvN 예능 프로그램 '주말 사용 설명서'를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노력을 습관화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프레인TPC 사옥 2층 사무실에는 이세영의 책상이 있다. 본부장 옆자리에 자신의 독서실 책상을 가져다 놓고 출근 도장을 찍는다. 당시 공개된 화면에는 책상에 붙은 메모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왕이 된 남자' 촬영 당시 장면을 빼곡히 정리한 것. 앞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선을 정리하기 위해 늘 해왔던 이세영의 습관에 동료 배우 라미란은 "나도 배우고 싶은 모습"이라며 감탄했다. 

 

[사진 = 프레인TPC 제공]

 

"현장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합니다. 밥값을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 무게감이 있어요. 다들 잘하는 분들과 하니까 더 잘해야하는 거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믿고 작업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바라는 배우상을 묻자 이세영은 늘 새로운 모습을 강조하며 눈을 반짝였다. 스무 해 넘게 연기한 사람에게서 나오기는 쉽지 않은 표정이었다.

"제가 연기했을 때, 뻔히 기대되는 게 아니라 ‘항상 모르겠고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새로 작품을 시작하면, 늘 제게 가장 소중한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취재 후기] 이세영은 타고난 연기자다. 화면 속 완벽한 외모도 모자라 늘 정리하는 습관, 그리고 캐릭터에 몰입하는 노력까지 더해져 최고의 연기를 이끌어낸다. 

회사 내 이세영은 최고의 사원이기도 하다. 인터뷰 당일 이세영은 현장에 작은 수첩을 가지고 등장했다. 순간순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적는 그의 수첩에는 이미 메모가 빼곡히 보였다. 늘 기자들에게 명함을 받는 게 미안하다며 그가 먼저 내민 명함에는 '오피스라이프 스타일팀 과장'이란 직함이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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