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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언더독 그 이상? 대구FC는 시민구단 한계에 도전한다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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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언더독 그 이상? 대구FC는 시민구단 한계에 도전한다 (K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1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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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1(프로축구 1부) 대구FC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시즌 개막전에서 ‘1강’으로 꼽히는 디펜딩챔프 전북 현대와 비기더니 첫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2연승을 거두는 등 4경기 무패(3승 1무)를 달리고 있다.

많은 축구팬들은 지난 시즌 후반기 상승가도를 달리며 대한축구협회(FA)컵을 들어 올렸던 대구가 올 시즌 리그와 ACL을 병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속에 응원의 목소리를 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응원이 확신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듯하다.

흥행열기 또한 고무적이다. 신축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치른 2경기가 연속 매진됐다. 대구에 축구의 봄이 온걸까.

 

▲ 12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 헝다와 2차전에서 대구는 3-1로 승리하며 만원 관중을 기쁘게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지난 시즌 후반기 상승세+세징야-에드가 잔류

대구는 2017시즌 K리그2(2부)에서 K리그1에 승격해 8위로 시즌을 마쳤다. 12골과 11골을 넣었던 주니오와 에반드로를 각각 울산 현대와 FC서울에 내줬다. 7골 7도움을 올렸던 세징야는 잔류했지만 지난 시즌 대구는 월드컵이 있기 전까지 단 1승에 그쳤다.

하지만 후반기 월드컵을 통해 영웅이 되어 돌아온 골키퍼 조현우 덕에 제법 관중몰이에 성공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에드가와 츠바사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후반기 대약진하며 연승을 거듭했고 승격 2년 만에 상위스플릿에도 진입할 뻔했다. 하위스플릿에선 무패(3승 2무)를 달리며 상위스플릿 최하위 수원 삼성과 같은 승점을 쌓고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FA컵에선 직전 시즌 우승팀 울산을 대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시민구단 사상 두 번째로 ACL에 진출할 자격을 얻었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치렀던 마지막 경기에는 추운 날씨에도 1만8000여 관중이 현장을 방문했다.

올 시즌 아시아 무대 진출은 물론 새 경기장으로 이전하게 된 대구는 전력 유지 및 보강에 힘썼다. 간판 외인 듀오 세징야, 에드가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도움왕 세징야를 향한 숱한 러브콜 속에서도 잔류시켰고 임대신분이던 에드가에겐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하며 마음을 잡았다. 김대원, 정승원, 홍정운 등은 차세대 스타가 될 가능성을 지녔다는 평가다. 결국 시즌 초 이런 노력들이 빛을 보고 있다.

 

▲ 1만3000석 규모의 DGB대구은행파크는 K리그 관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디팍’ DGB대구은행파크, 삼성라이온즈 아성에 도전할 비책?

대구의 새 안방 정식 명칭은 DGB대구은행파크다. 애칭은 포레스트 아레나. K리그 역사상 최초로 네이밍 라이츠(명명권)를 판매해 3년간 45억 원에 계약했다.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 사이에선 축구 경기를 관전하기에 최고의 경기장이라는 평가다. 벌써부터 ‘디팍’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이제 개장 후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성황을 이뤘다. 지난 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홈 개막전에 1만2172명을 동원하며 창단 이후 최고의 유료 관중 수익을 내더니 평일 저녁에 열린 12일 광저우전에서도 매진을 기록했다.

조광래 대구 대표이사는 신축 경기장의 객석 규모가 너무 작지 않냐는 시 관계자의 의구심에도 불구, K리그 실정을 고려한 1만3000석 규모의 경기장을 계획했다. 옛 대구시민운동장 부지에 총 515억 원의 공사비를 들인 결과는 ‘대히트’로 이어졌다. 피치와 관중석의 거리는 7m밖에 되지 않는다. 잉글랜드의 축구전용구장들처럼 선수들과 팬들이 하나 돼 호흡하며 뜨거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벌써부터 다른 팀들 사이에선 원정가기 꺼려지는 경기장으로 꼽힌다.

접근성 또한 좋다. 대구 시민들이 찾기 좋은 위치에 자리했다. 대구 지하철 1호선과 3호선이 도보 12분 이내 거리에 있고 KTX 동대구역에서도 차량 이동시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주변에는 다양한 버스 노선도 갖춰져 있다. 대구하면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지만 대구FC가 그 아성에 도전할 잠재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4월에는 클럽하우스도 완공돼 경기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처럼 도시에 축구열을 조성하고 있는 대구는 매년 시민구단의 한계를 깨고 있다. 올 시즌 성적과 흥행까지 모두 잡는다면 시민구단을 향한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고 새 가능성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처음에는 지자체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싹을 틔웠을지라도 결국 그 주인이 시민들이 된다면 시민구단은 시의 소중한 자산이자 역사가 될 가능성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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