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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영화 '돈', 한국판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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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영화 '돈', 한국판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가 될 수 없는 이유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3.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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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욕망'은 떼어놓을 수 없다. 그런 만큼 다수의 영화에서 '돈'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인간을 파멸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어왔다.

영화 '돈'은 돈과 부를 원하는 인간의 욕망을 전면에 앞세운 영화다. 흔한 범죄, 느와르 영화와 달리 여의도의 증권가를 배경으로 앞세운 '돈'은 개봉 전부터 지난 2013년 개봉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비교되며 눈길을 모았다.

'돈'은 월 스트리트가 아닌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청년의 욕망과 계급 상승, 그리고 몰락을 다룬 영화다. 그러나 '돈'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는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차용했지만 영화 '돈'은 기존의 범죄, 느와르 장르의 한국 영화에서 보여준 구도를 충실하게 따른다.

새로운 소재와 익숙한 구도, 그렇다면 영화 '돈'은 3월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 배우 류준열X유지태X조우진, 능숙하지만 '신선함' 없다

 

[사진 = 영화 '돈' 스틸컷]

 

영화 '돈'의 세 주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은 최근 충무로의 '핫'한 스타다. '응답하라1994' 시리즈 이후 다양한 영화, 드라마에 출연한 류준열은 대표적인 '열일' 배우로 손꼽힌다. 배우 유지태는 최근 '사바하'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조우진은 이제 충무로 대표 신 스틸러로 자리매김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믿고 보는 세 배우'의 합은 영화 '돈'의 신선함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배우 류준열은 지난 1월 30일 개봉한 영화 '뺑반'에 출연했다. 한달 여가 채 되지 않아 신작 '돈'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유지태 역시 마찬가지다. 유지태는 2월 영화 '사바하'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배우 조우진은 지난 2018년 IMF 금융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국가 부도의 날'에 출연한 바 있다.

이처럼 최근 비슷비슷한 한국 영화에서 이미지를 쌓아온 세 배우는 '돈'에서도 예상 가능한 역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류준열은 계급상승의 욕망 끝에 몰락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청년 일현 역으로, 유지태는 게임처럼 주식 사기를 즐기는 번호표로 분한다. 금융감독원의 공무원인 조우진은 두 사람을 쫓는 한지철 역으로 분했다.

세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그러나 최근 충무로에 '새로움'에 대한 열망이 높은 만큼 세 배우의 캐스팅과 쓰임새는 기존 한국영화의 법칙에 충실하다는 아쉬움을 준다. 영화 '돈'이 새롭지 못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캐스팅의 안일함이다.

# '돈',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다른 점은? '욕망'보다는 한편의 '수사극'

 

[사진 = 영화 '돈' 스틸컷]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는 월가에서 주식 사기를 통해 억만장자가 되었다가 금융사범으로 징역을 살며 몰락한 조던 벨포트의 자서전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려한 월가의 이면을 그려내며 전 세계적인 극찬을 받았다.

'돈'이 개봉 전 화제를 모은 것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의 공통점 때문이다. 증권가에서의 욕망과 주식 사기를 다룬다는 점, 주인공 조일현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으로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간다는 점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와 닮아있는 소재다.

그러나 영화 '돈'은 '돈'과 '욕망'에 집중하기보다 한편의 수사극처럼 짜여져있다. 한지철(조우진 분)이 금융사범인 번호표(유지태 분)를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번호표와 함께 손을 잡고 부정한 부를 축적한 조일현(류준열 분)은 점차 불안함에 쫒기게 된다.

결국 영화 '돈'은 류준열의 자기반성과 내부고발로 끝을 맺는다. 한지철은 번호표를 검거하는 데 성공하고 조일현은 돈에 대한 욕망에 휘둘리던 시절을 뒤로 하고 번호표를 속이는 한 판 게임 끝에 그를 철창에 넣는데 성공한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 과정은 '돈'을 향한 주인공의 욕망과 파멸을 그려낼 것이라고 예상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다. 특히 영화 중후반부 이후의 한지철의 수사 과정은 금융사범을 추적한다는 점 외에는 여타 한국 영화의 범죄물, 수사물과 비슷한 전개다. 결국 '돈'으로 시작한 영화는 '정의 추구'로 결말을 맞이하며 다소 뻔한 주제를 관객들에게 전한다.

최근 한국 영화에는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비슷한 소재, 비슷한 캐릭터의 남발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장르 역시 액션, 범죄, 수사 등 폭력적인 장르로 한정되어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영화 '돈'은 주식 사기와 돈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변주를 기대하게 한 작품이다. 그러나 '돈'은 결국 기존 한국 범죄 영화 장르의 법칙을 따르며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을 선택했다.

3월에는 영화 '캡틴 마블'이 극장가를 휩쓸고 있다. 4월에는 전 세계적인 기대작인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화 '돈'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영화 '돈'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에 맞서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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