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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혼자서도 잘해요! 혼자 놀고, 먹고, 연애하는 '1인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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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혼자서도 잘해요! 혼자 놀고, 먹고, 연애하는 '1인 예능'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2.0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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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유명 연예인들이 다수 나와 시청률을 보장하던 '떼' 예능이 아닌 '1인' 중심의 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 3월 시작한 '나 혼자 산다(MBC)'는 3년째 방송 중이고,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에는 '냉장고를 부탁해(JTBC)', '나홀로 연애중(JTBC)' 등이 첫 방송을 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혼자 놀고, 먹고, 연애하는 이들을 다루는 '1인 예능'이다.

◆ 1인 예능 원조격 '나 혼자 산다', 자취생 냉장고 공개하는 '냉장고를 부탁해'

혼자 사는 연예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나 혼자 산다'는 시청자에게 재미와 공감을 선사한다. 출연진 7인은 나이, 직업, 성격이 다양해 자취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제작진은 이들의 개인적인 삶을 조명하고, 때로는 멤버들이 모인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게스트로 이따금 출연하는 여성 스타들은 카메라 밖의 의외의 모습으로 관심을 받았다.

▲ '1인 예능'의 원조격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출연진. 강남, 이태곤, 육중완, 전현무, 파비앙, 김용건, 김광규(시계 방향으로) [사진=MBC 제공]

지난해 11월 시작한 '냉장고를 부탁해(JTBC)'는 개인의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져와, 그 안의 식재료로 유명 셰프들이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혼자 생활하는 연예인들의 냉장고는 대부분 단출하다. 구미가 당기지 않았던 재료를 맛깔나는 요리로 만들어 내놓는 모습은 놀랍다.

물론 '1인의 냉장고'가 항상 비어있는 것은 아니다. 2일 방송에 출연한 배우 김민준의 냉장고는 그의 자취생활에도, 희귀하고 값비싼 재료로 채워져 있었다. 여기에 대해 그는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되도록 잘 차려 먹으려 신경 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성희성 PD는 "스스로 자취생활을 오래 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식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것이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 2일 '냉장고를 부탁해(JTBC)'에 출연한 배우 김민준. [사진=방송 캡처]

◆ 1:1 연애, 혼자서도 한다! '나홀로 연애중'

지난달 31일 1회를 방송한 '나홀로 연애중(JTBC)'에서는 1인의 활동 영역이 더욱 넓어졌다. 나와 상대가 쌍방향으로 감정을 나눠야 할 수 있는 '연애'를 '혼자'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의 부제는 '1인칭 가상현실 로맨스'다. 1:1의 연애를 다루지만 스튜디오에는 두 사람이 짝을 짓는 대신, 남성 출연자에게 모니터가 주어진다. 데이트 상대인 여성은 모니터 속에서 녹화 VCR로 출연자들을 만난다. 참가자들은 VCR이 보여주는 상황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을 택해 점수를 얻는다.

이날 방송에서 낯설어 하던 출연진은 이윽고 모니터에 집중했다. 데이트 상대로 등장한 에이핑크 정은지의 마음을 분석하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중간에 그녀와의 사랑을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나타났을 때는 진심어린 짜증을 내기도 했다.

▲ VCR 속 출연자와 가상 연애를 하는 '나홀로 연애중(JTBC)'. [사진=방송 캡처]

'가상현실 로맨스'는 언뜻 안타까워(?)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웃픔'으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참가자들은 스튜디오에서 얘기를 나누며 상대의 심리를 분석하고 연애 노하우를 공유한다. 시청자 또한 방송을 보며 문자 투표로서, 각 상황에 자신만의 답변으로 참여할 수 있다. VCR 속 출연자는 스튜디오 참가자뿐 아니라, 혼자 TV를 보고 있을 1인 시청자들과도 연애를 하는 셈이다.

◆ '1인 가구 증가', '새로운 예능 흐름' 등 다양한 시선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1인 가구가 트렌드가 된 현 시점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나홀로 연애중' 측은 "경제적인 이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세대 등 현대의 젊은이들을 위해 새로운 연애 패러다임을 제시해 공감할 수 있는 유쾌한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사회적인 배경과 프로그램을 연결지은 것이다.

또 다른 시선도 있다. 시청자 김서영(24·서울 영등포구) 씨는 1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적 배경보다는 방송가의 흐름에서 답을 찾았다. 김서영 씨는 "'무한도전'의 성공 후 다수의 출연진이 나오는 예능이 한참 인기있었던 것처럼, '나 혼자 산다'의 성공 후 흐름을 타고 '1인 예능'도 등장하는 것 같다"며 "1인 예능은 무겁고 어려운 주제가 아닌 개인의 일상을 다뤄 보다 가볍고 재밌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3일 '나 혼자 산다(MBC)'에 출연한 씨스타 효린. [사진=방송 캡처]

또한 김 씨는 "이런 1인 예능들은 기존 예능 프로그램보다 스타 파워가 적고, 관찰 형식이기 때문에 제작진의 편집, 연출 역량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 프로그램 제작진은 빠른 속도감의 편집, 유머러스한 자막 등으로 프로그램을 한층 더 맛깔나게 살리고 있다. 1인의 생활상을 보여주지만, 제작진의 손길을 거쳐야 재미를 입는 묘한 관계인 셈이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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