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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썬키스 패밀리', 한국영화 코미디 열풍 이을까…성(性)·가족이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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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썬키스 패밀리', 한국영화 코미디 열풍 이을까…성(性)·가족이란 키워드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3.2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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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 DOWN

UP
- 박희순·진경의 '유쾌함', 오랜만이야
- 오랜만의 가족 코미디의 탄생, 새롭다

DOWN
- 아슬아슬한 수위? 성(性)적 농담은 '웃음'보다 '불쾌감'도
-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라인, '웃음' 있다지만…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2019년 일사분기는 그야말로 '극한 직업'의 계절이었다. 적은 제작비, 성공하기 어렵다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 '극한직업'은 기대 이상의 '초 대박'으로 현재의 한국 영화에 관객이 원하는 것이 뭔지 증명해냈다.

'극한직업'뿐만이 아니다 '기묘한 가족'은 좀비물과 가족 코미디라는 장르를 융합해 컬트적인 인기를 얻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무겁고 진지한 작품들만 넘치던 극장가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겁고 때로는 폭력적인 영화에 지친 관객들에게 '썬키스 패밀리'의 등장은 반갑다. 2000년대 큰 사랑을 받던 코미디 영화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른 '썬키스 패밀리'는 그렇다면 '극한직업'의 뒤를 이어 코미디 '붐'을 불러올 수 있을까?

# 박희순·진경의 생활연기, 역시 '잘 한다'

 

[사진 =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컷]

 

'썬키스 패밀리'가 기대를 모은 것은 배우 박희준, 진경의 캐스팅도 한몫 한다.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관객들에게 신뢰를 얻어온 두 배우는 평소의 이미지와는 다른 '생활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우 박희순의 최근 작품은 '회색빛'이다. '마녀'를 비롯해 '물괴', '1987', '남한산성'까지 근 3년 간 묵직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신뢰를 쌓아왔다. 그런 박희순이 이번에는 '썬키스 패밀리'의 준호로 돌아왔다. 결혼 20년차지만 아내와의 남다른 금슬을 자랑하는 준호는 박희순의 평소 무거운 이미지가 아닌 가볍고 유쾌한 생활연기를 살려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 편'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진경 또한 '썬키스 패밀리'에서는 조금 더 유쾌한 매력으로 관객과 만난다.

그동안 도회적인 이미지의 캐릭터를 맡아온 진경은 '썬키스 패밀리'에서 사랑스러우면서도 깍쟁이 매력을 가진 유미 역으로 분했다. 남편을 맡은 박희순과의 '케미스트리'도 주목할 만하다.

두 배우는 이미 관객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힌다. 그런 두 사람이 평소의 무거운 이미지를 내려놓고 편안한 생활연기를 펼치는 장면은 '썬키스 패밀리'의 유쾌한 매력을 더해준다.

# 15세 관람가, 성(性)적 농담은? '유쾌함'과 '불쾌함' 사이

 

[사진 =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컷]

 

성적 농담으로 사람을 웃기는 일은 쉽지 않다. 코미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중후반 큰 사랑을 받았던 '몽정기', '색즉시공'의 유머 코드는 2019년 현재 시점에서는 다소 부적절한 농담처럼 여겨진다. '성인지 감수성'의 중요성이 떠오르며 성적 농담을 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일로 치부되어왔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가 유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성적 고민들을 가족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점은 가장 순수해야할 캐릭터인 막내딸 진해(이고은 분)의 시선에서 그려지며 역설적인 웃음을 관객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나 바로 이 부분이 '썬키스 패밀리'가 가진 약점이기도 하다. 어린 아이인 진해는 어른스러운 말, 혹은 성적인 농담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 또래 어린아이를 재현해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영화가 자신의 성적인 이야기를 어린 아이의 입을 통해 전하는 부분이 때로는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새롭게 옆집에 이사오며 부부의 위기를 불러오는 미희(황우슬혜 분)의 캐릭터 또한 전형적인만큼 몇몇 관객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성적 매력으로 준호(박희순 분)을 유혹하는 미희의 모습을 그리는 영화의 방식은 최근 영화계 전반의 문제로 지적되는 여성혐오 문제와도 연관되어 있다.

# 코미디 영화의 한계? 스토리 개연성, 웃음으로 이겨낼 수 있을까

 

[사진 = 영화 '썬키스 패밀리' 스틸컷]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가족 코미디를 표방하는 영화다. 그런 만큼 치밀한 스토리라인보다는 순간 순간 배우들의 재치있는 연기와 상황이 빛나는 '웃음'을 중심으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런 만큼 영화의 치밀하지 못한 스토리에 관객들은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각 가족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생활연기는 현실적이지만 갈등이 만들어지는 양상과 해소되는 양상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진다.

코미디 영화인 만큼 관객들이 중점을 두는 것은 '웃음'이겠지만 몇몇 관객들은 부실한 스토리라인이 아쉽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영화 '썬키스 패밀리'는 2000년대 중후반 코미디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한국산 코미디 영화가 관객들의 '웃음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극한직업'이 예상치 못한 '초대박'을 터트린 가운데 '썬키스 패밀리'가 충무로의 새 바람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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