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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김연아' 임은수 부상투혼 쾌거에 포용심까지? 차준환 혹독했던 데뷔 [피겨세계선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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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김연아' 임은수 부상투혼 쾌거에 포용심까지? 차준환 혹독했던 데뷔 [피겨세계선수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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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제2의 김연아를 노리는 임은수(16·신현고)가 한국 여자선수로는 ‘피겨여왕’ 김연아(29) 은퇴 이후 5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200점을 넘기며 ‘톱10’에 들었다.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열린 공식 연습 도중 미국 머라이어 벨과 충돌하며 부상을 입었음에도 이룬 쾌거다. 

임은수는 지난 22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7.71점, 예술점수(PCS) 65.95점으로 132.66점을 받아 21일 쇼트프로그램 72.91점까지 합계 205.57점을 기록했다.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24명 중 10위다.

 

▲ 임은수(사진)가 부상 투혼 속에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며 톱10에 진입했다. 김연아 이후 여자 싱글에서 5년 만에 나온 200점대 기록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에선 클린 연기를 펼치며 40명 중 5위를 차지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뒤 착지 불안과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 넘어진 게 아니었다면 더 높은 순위도 가능했다.

세계선수권 데뷔 무대였던 이번 대회에서 임은수는 쇼트와 프리, 총점까지 모두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그는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평소 실수하지 않던 플립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개인 최고점과 총점 200을 넘게 돼 기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연아 이후 첫 국제대회 200점대를 기록한 한국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당시 역대 최고인 228.56점을 올렸고, 4년 뒤 소치올림픽에서도 219.11점을 획득했다.

이후 차준환(18·휘문고)이 200점을 돌파한 적은 있지만 여자선수 중 국제대회에서 200점을 넘긴 이는 없었다. 최다빈(19·고려대)이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199.26점으로 7위에 오른 게 가장 높은 점수였다.

 

▲ 임은수의 왼 다리에 밴드가 붙여져 있다. 벨과 충돌하며 입은 상처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임은수의 쇼트프로그램 연기 장면을 살펴보면 왼쪽 종아리에서 치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공식 연습에서 벨의 스케이트 날에 종아리를 찍혀 생긴 상처다. 직후 긴급 치료를 받고 쇼트프로그램에 출전을 강행해 개인 최고 점수(72.91점)를 따냈다.

임은수 측은 “임은수가 연습을 마치고 다른 선수들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링크 사이드에 붙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는데 다음 차례인 벨이 고의로 뒤에서 충돌했다”고 주장했고, 벨 측에서 반박하며 논란이 됐다. 미국 선수단은 ISU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고, 임은수 측도 이를 받아들였다.

대회가 모두 끝나고 임은수는 개인 SNS를 통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그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를 위해서 누구도 비난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참 힘들고 길었던, 또 아쉬웠던 이 시즌을 끝으로 먼저 이번 시즌 내내 저를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많은 국내팬들이 벨의 SNS 계정을 찾아가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임은수는 상황이 이미 종료되고 사과의 뜻을 전해들은 만큼 더 이상의 벨에게 비난이 향하지 않기를 바랐다.

사고 영상을 살펴보면 벨은 천천히 정면을 응시하며 임은수에게 접근했다. 고의적 행동이라는 의심을 살 소지가 충분하다. 의도적이지 않았더라도 사고 직후 아무런 사과가 없었다는 점은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오히려 벨보다 7살 어린 임은수가 성숙한 태도로 “저는 지금 저의 행복을 찾으려하고 있다”며 포용을 외친 셈이다.

 

▲ 임은수가 연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타스/연합뉴스]

 

임은수가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한국 여자선수로서는 2년 만에 세계선수권 톱10에 진입했다. 덕분에 한국 여자 싱글은 내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1장에서 2장으로 늘어나는 기염도 토했다. 

한편 차준환 역시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동안 무너져 내리는 스케이트 부츠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대회를 앞두고 부츠를 몇 번이나 교체했음에도 발에 꼭 맞지 않았다. 결국 이번 대회를 최종 19위로 마쳤다.

평창 올림픽 남자싱글에서 15위에 오르며 24년 만에 한국 역대 올림픽 남자싱글 최고 순위(17위)를 경신한 차준환은 이번 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를 모았기에 아쉬움이 더 짙다.

차준환은 오는 29~31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19 스타즈 온 아이스 재팬 투어에 참가한 뒤 내달 4일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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