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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위기의 학교체육, 클럽체육이 활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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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위기의 학교체육, 클럽체육이 활로될 수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05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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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 조혜정 매니저 인터뷰..."학교 운동부 선수 급감, 클럽이 활성화 발판 가능"

[수원=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학교체육이 많이 죽어서 큰일이네요. 자녀수도 줄어들어 아이를 선수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도 거의 없어요. 이대로라면 학원 스포츠 시스템이 그대로 무너지고 말겁니다."

조혜정 총괄 매니저가 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을 통해 생활체육 발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단순히 모든 사람들이 부담없이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것 외에도 한국 스포츠가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하려면 클럽이 무너져가는 학원 스포츠의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구나 축구는 아직 학교에 많은 운동부가 있지만 농구나 배구는 한 팀을 구성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학원 스포츠가 더욱 발전하려면 인구가 많은 수도권 지역에 더 많은 팀이 있어야 하는데 갈수록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줄어드니 큰일이지요."

이대로 둔다면 학교 운동부가 계속 없어져 향후 어린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공간과 기회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경고다. 공멸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체육 발전으로 클럽 스포츠를 활성화시키고 클럽에서 발굴된 어린 선수들이 엘리트 스포츠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 조혜정 매니저는 한국의 학생들도 외국처럼 두 종목 이상의 스포츠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학교와 학원만을 오가는 교육 시스템만으로는 어렵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향상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뿐 아니라 교육부도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스포츠는 놀이로 시작, 선수 진로는 중학교 때 해도 늦지 않아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선수가 되겠다는 진로를 잡고 운동을 하는 현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너무 일찍 시작한다는 것이다.

"제가 선수로 뛰었을 때만 하더라도 중학생 때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어린 초등학생부터 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을 합니다. 이는 결코 학생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못하죠. 스포츠는 놀이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7세 때부터 운동을 시작하긴 하지만 훈련이 아니라 놀이예요. 놀이를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또 하는 방법을 익히면서 청소년이 된 뒤에 진로를 결정하죠."

여기에 학교가 무슨 일만 생기면 운동부를 해체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학원 스포츠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는 무작정 학교를 탓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운동부에서 안좋은 사건이 생길 경우 모든 책임을 학교장이 져야하는 구조입니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성적을 내기 위해서 선수들을 체벌하는 지도자가 아직 남아 있죠. 만약 체벌을 통한 인권 침해가 이뤄진다면 그 책임을 학교장이 지기 때문에 아예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운동부를 없애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결국 모든 것의 출발점은 클럽이 되어야지, 학교에게 맡겨둘 수는 없어요."

▲ 조혜정 매니저는 학교체육 위주에서 클럽체육과 학교체육, 엘리트체육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개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교 운동부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클럽이 학교체육의 전단계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교가 아닌 클럽에서 스포츠를 시작하게 되면 조금 더 체계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학교에서는 지도자가 선수들의 기량을 향상시키는데 더욱 중점을 두죠. 하지만 클럽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연령대별로 맞춰 훈련을 합니다. 지도자들은 여기서 조언을 해주고 자세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죠. 그러면 나이가 들수록 저절로 기량이 향상됩니다. 또 학교에서는 성적을 내기 위해 강요하는 지도 방식이 이뤄지지만 클럽에서는 학생들이 즐겁게 스포츠를 하는데 중점을 두기 때문에 창의력을 키우는 차원에서도 훨씬 장점이 많습니다."

◆ 클럽에서 발굴해 학교에서 키우고 엘리트 선수가 되는 구조 만들어야

조혜정 매니저는 현재 교육 문화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만 더욱 클럽 스포츠 문화가 발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학교와 학원만 왔다갔다하는 교육 방식으로는 클럽에서 운동을 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다녀오면 학원에 가야하는 것이 어렸을 때 생활체육을 즐기는 문화를 형성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학교, 학원만 오가기 때문에 생활체육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없죠. 한다고 해도 주 2~3회가 아니라 1회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클럽을 통해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기 어렵죠. 만약 주 2~3회만 운동할 수만 있다면 취미로 즐길 수 있는 학생과 가능성이 있어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학생으로 구분할 수도 있죠. 코리아 하이파이브에서는 향후 운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에이스반을 따로 운영해 선수로 발전할 수 있는 학생들을 집중 발굴하려고 합니다."

또 지금처럼 학교체육이 먼저가 아니라 클럽체육부터 스포츠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체육을 통해 곧바로 선수가 되는 구조가 아니라 생활체육에서 다함께 스포츠를 즐긴 다음에 엘리트체육으로 진로를 정하는 학생들을 학교 운동부로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클럽과 학교의 유기적인 연계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뿐 아니라 교육부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실제로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는 클럽에서 뛰다가 선수로 자질이 보이는 학생에 대해서는 따로 계약을 맺습니다. 그대로 생활체육을 하는 학생은 클럽에 남아 운동을 하죠. 모든 학생들이 생활체육을 해야만 나중에 성인이 되고나서도 꾸준히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 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의 학생들이 배구 지도를 받고 있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청소년 비행이나 왕따 등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스포츠 클럽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사진=코리아 하이파이브 수원 스포츠클럽 제공]

◆ 외국처럼 여러 종목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스포츠가 청소년 비행도 막아

그는 스포츠가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고 말한다. 스포츠 활동을 통해 청소년 비행도 사전에 예방하고 왕따같은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비행이나 왕따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이 스포츠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럽에서 생활체육을 하다보면 가능한 일입니다.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이라도 운동을 하게 되면 다른 나쁜 마음을 먹지 않게 만듭니다. '공부 안하는 학생은 문제가 있다'는 등식이 깨지는 것이지요. 또 클럽에서 함께 운동을 하면서 정서적인 교류를 하다보면 협동심을 기를 수 있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향후 클럽이 발전하면 학생들이 한 가지가 아닌 두 가지 종목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의 경우 지난 2일 슈퍼볼 최우수선수(MVP)가 된 톰 브래디는 미식축구와 함께 야구도 했던 선수였다. 만약 미식축구 쿼터백이 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보스턴 레드삭스의 주전 포수로 뛰며 정확한 송구로 상대 선수의 도루를 잡아내는 '포도대장'이 될 수도 있었다.

"한 종목이 아닌 두 종목 또는 그 이상을 다양하게 체험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여러 종목을 고르게 하다보면 학생의 특성에 맞는 종목을 잡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꾸준히 스포츠 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학원 때문에 한 종목도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요. 그러나 남자라면 특히 두 종목 이상을 꾸준히 해야 생활체육의 진면목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생활체육이 한국 스포츠문화에 가져다주는 선효과는 매우 크다. 6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생활체육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혜정 총괄 매니저는 하루빨리 엘리트체육을 경험했던 후배들이 생활체육에 뛰어들기를 바라고 있다.

▲ 스포츠는 놀이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조혜정 매니저의 지론이다. 어렸을 때부터 선수가 되겠다고 진로를 잡고 운동을 하기보다 모두가 어렸을 때 놀이처럼 스포츠를 즐기고 중학교 때 넘어가서 취미와 직업으로 나눠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취재후기] 조혜정 매니저에게 생활체육을 위해 뛰고 있는 엘리트 선수 출신이 얼마나 더 있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생활체육에 뛰어든 후배들은 많지 않다고 답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종합형 스포츠클럽도 코리아 하아파이브 하나뿐이다. 대부분은 자신의 이름을 건 사설클럽이라는 것이다. 개인클럽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사이에 끊어진 다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기에 엘리트 선수 출신들이 생활체육으로 많이 건너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이기를 당부하고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뿌리는 하나이기에 열정을 함께 불태우자고 손짓하고 있다.

[SQ스페셜] ① 엘리트스타 조혜정의 변신, 생활체육 '마중물'을 위하여 로 돌아가시려면.

[SQ스페셜] ③ '코리아 하이파이브'가 손맞잡은 즐거움의 가치 로 이어집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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