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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도 슈틸리케호처럼 '골키퍼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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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도 슈틸리케호처럼 '골키퍼 무한경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04 2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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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줏대감 김용대에 지난해 급성장한 유상훈 경쟁 구도…양한빈 도전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으로 다른 팀보다 조금 더 일찍 시작하는 FC 서울에서 가장 큰 이슈는 골키퍼 주전 경쟁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그랬던 것처럼 FC 서울 역시 수문장의 무한 경쟁으로 경기력까지 함께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FC 서울은 김용대(36)와 유상훈(26)에 지난해 여름 입단한 양한빈(24)까지 골키퍼 삼총사가 벌이는 치열한 주전경쟁에 화기애애함 속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장갑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선수들은 더욱 긴장하며 집중하게 되고 훈련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주전 골키퍼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터줏대감은 노장 김용대였지만 유상훈이 지난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용대가 전남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뒤 골키퍼 장갑을 낀 유상훈이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8경기에 연속해서 나와 4실점에 그치는 안정적인 방어 능력으로 김용대의 공백을 메운 것을 넘어 주전 자리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 양한빈(왼쪽부터), 김용대, 유상훈 등 FC 서울 골키퍼 삼총사가 3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지훈련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치열한 주전 골키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FC 서울 제공]

특히 유상훈은 AFC 챔피언스리그 포항과 8강전에서 벌인 승부차기에서 더욱 빛났다. 키커 3명의 킥을 연달아 막아내면서 서울을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시켰다.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포항과 승부차기를 벌여 승리, 결승까지 이끄는 주역이 됐다.

김용대가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온 뒤에도 유상훈은 최용수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김용대는 지난해 24경기에서 19실점, 유상훈은 18경기에서 9실점을 기록하며 0점대 실점율을 보였다.

여기에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양한빈까지 경쟁에 가세했다.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골키퍼로 뛰었던 양한빈은 강원과 성남을 거쳐 지난해 여름 서울로 이적했다.

양한빈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김용대, 유상훈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양한빈은 구단을 통해 "아직까지 용대 형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괌 1차 전지훈련에서도 쉬는 날 시내에 함께 데려가 주면서 잘 챙겨줬다"고 존경심과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주전 경쟁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가득하다.

비가 유독 많이 내렸던 괌 전지훈련에서 진흙탕 속에서 슛을 막고 또 막았던 유상훈은 "처음 서울에 왔을 때는 김용대라는 큰 산이 있었지만 2013년에 몇 경기 출전하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러다가 지난해 기회가 찾아왔고 그 기회를 놓치기 싫어 정말 최선을 다했다. 용대형과 경쟁은 승부욕을 많이 자극시킨다"고 다시 한번 주전경쟁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두 후배의 도전을 받아들이고 있는 김용대도 "경쟁은 언제나 긴장된다. 내가 못하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뺏기기 때문에 나만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며 "올 시즌에는 부상당하지 않고 내 자리를 잘 지켜내겠다"며 후배들의 도전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정성룡과 김진현, 김승규 등 세 골키퍼가 벌이는 주전경쟁에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결국 주전경쟁에서 승리한 골리는 김진현이었다. 서울 역시 세 선수가 막상막하로 주전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험에서는 김용대를 따라갈 수 없지만 유상훈과 양한빈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 주전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알 수 없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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