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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나상호 폄하' 감스트-'빈치씽코 차별' 강신우, 축구해설의 개인방송화... 우려가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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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나상호 폄하' 감스트-'빈치씽코 차별' 강신우, 축구해설의 개인방송화... 우려가 현실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27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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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방송인 감스트(29·본명 김인직)가 마침내 한국-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통해 축구 해설위원으로 MBC 중계석에 앉았다. 다소 섣부른 결정이었을까. 아니나 다를까. 사고가 터졌고 그는 시청자들에게 고개 숙였다.

감스트는 26일 경기를 중계하며 “나상호가 투입된다하더라도 달라질 건 없을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나상호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들렸다. 이 밖에도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자 조용해진 콜롬비아 응원단을 언급하며 남미 특유의 스페인어 발음을 비꼬듯 흉내내 질타받았다. 

방송 직후 감스트의 발언들은 논란이 됐고 그는 개인 방송을 통해 “능력이 부족했다. 이제 중계나 해설은 욕심내면 안 될 것 같다”며 “나상호 선수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방송인 감스트(오른쪽)가 26일 한국-콜롬비아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을 중계하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 DB] 

 

감스트는 중계를 단 5일 남겨두고 섭외 전화를 받았다. 안정환 해설위원을 대신해 일회성 이벤트로 참여하게 돼 "나름 열심히 준비했으나 부족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그는 축구 게임과 중계를 곁들인 인터넷 방송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온라인에서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MBC 디지털 해설위원으로, K리그(프로축구)에선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이제는 유튜브와 아프리카TV를 넘어 TV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그다. ‘라디오스타’, ‘진짜사나이300’, ‘랜선라이프’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시원하고 거침없는 언변과 재치있는 입담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공중파 해설 데뷔전은 지난 사례들과 달랐다. 축구라는 종목을 깊이 있게 다뤄야 하는 해설위원으로서 자격을 떠나 특정 선수를 깎아 내리는 듯한 발언과 남미 원정 팬들을 차별하는 멘트들은 지탄받아 마땅했다. 

감스트가 K리그 홍보대사로 위촉됐을 때 많은 팬들이 우려했다. 인터넷 방송 특성상 재미와 시청자들의 요구를 위해 욕설이 난무할 때가 많았던 만큼 “개인방송인이 홍보대사로 어울리느냐”는 반발이 빗발쳤다. 그는 지난해 수 없이 K리그 현장에서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축구에 대한 진심을 담은 활동으로 우려를 불식시켰지만 이번 사건은 당시 제기됐던 비판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다.

 

▲ 지난 시즌 K리그 홍보대사로서 역대급 행보로 사랑 받았던 감스트지만 이번 사건으로 적잖은 실망감을 안겼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3일 강신우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이 K리그2(프로축구 2부) 안산 그리너스와 대전 시티즌의 개막전을 중계하던 중 브라질 출신 빈치씽코에게 “이만 하얗게 보인다”는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팬들의 분노를 샀던 사례도 있었다. 차별의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문제가 될 소지는 충분했다. 

해설위원이라는 특성상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개입될 수 있으나 사석에서 잡담하듯 선수를 깎아내리고 차별적인 말들을 늘어놓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보편적인 사회 가치에 반하는 발언이 전 연령대가 시청할 수 있는 TV 방송을 통해 흘러나와선 안된다. ‘거침없다’, ‘솔직하다’라는 표현으로 포장할 수 없는 실수들이었다.

국내보다 다인종으로 구성된 문화를 가진 해외에서는 더 통용되지 않는다. 워낙 차별이 비일비재한 만큼 더 엄중히 다루는 사안이다. 감스트의 해설 자질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만큼 좀 더 발언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거침없는 행보로 축구 방송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감스트의 공중파 진출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역풍을 맞을 전망이다. 인터넷 방송과 공중파 시청자들의 간극을 좁혀오던 감스트였지만 이번에는 두 시청층의 온도차를 떠나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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