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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는 손흥민 최적 파트너, 골만 잘 넣는다는 오해는 금물 [한국 축구국가대표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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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는 손흥민 최적 파트너, 골만 잘 넣는다는 오해는 금물 [한국 축구국가대표 평가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3.2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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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황의조(27·감바 오사카)는 완벽했다. 새로운 실험을 해보려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자신의 숨은 가치를 완벽히 증명해냈다. 골만 잘 넣는다는 일각의 평가까지도 완벽하게 지워냈다.

황의조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선발 출장해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 했다. 83분간 뛰며 팀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전 지동원(28·아우크스부르크)에 기회를 넘겨줘야 했던 황의조지만 더 강한 상대를 맞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극찬이 아깝지 않았던 경기력이었다.

 

▲ 26일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는 황의조. [사진=스포츠Q DB]

 

벤투 감독 부임 후 12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골맛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찾고자 했다.

벤투 감독이 볼리비아전 지동원을 내보낸 건 황의조에 비해 많은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 등 득점보다는 헌신적인 플레이라는 부분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게다가 최근 소속팀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팀인 바이에른 뮌헨전 골에 이어 리그 선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벤투에게 지동원은 한 번 실험해봐야 할 탐나는 자원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3선까지 내려와 공을 받고 뿌려주며 왕성하게 움직이며 전방으로 침투하는 장면은 좋은 평가를 받을만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고 전방에서 손흥민 등과 호흡이 맞지 않는 장면도 더러 보였다.

경기 후 지동원이 무릎 부상을 당해 소속팀으로 돌아간 가운데 더 강한 콜롬비아를 맞아 벤투 감독은 손흥민과 황의조를 짝으로 내세웠다.

다빈손 산체스(23·토트넘)와 바르셀로나 출신 예리 미나(25·에버튼)이 짝을 이루는 콜롬비아의 수비는 매우 거칠었고 수준이 높았다. 벤투호에서 가장 많은 5골을 넣은 골잡이지만 이날은 전방에서 공을 지키고 손흥민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185㎝, 79㎏의 황의조에게 어리고 탄력마저 좋은 미나(195㎝, 94㎏) 산체스(187㎝, 81㎏)를 상대하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황의조는 “앞으로 나가서 받을 때 수비수들이 힘이 너무 셌고 위치 싸움을 많이 했는데 최대한 안 밀리려고 노력했다”며 “나나 흥민이가 지켜주면 수비수들도 호흡할 수 있기 때문에 수비를 많이 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공을 지키려고 했다”고 밝혔다.

 

▲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의조는 원톱과 투톱 어느 것도 큰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산체스, 미나 등과 치열한 몸 싸움 끝에 파울을 얻기도 하고 밀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황의조는 어떻게든 공을 지키려고 노력했고 이 와중에 손흥민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건네며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다만 아쉬움도 남았다. 타고난 골잡이답게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 마음에 남았다. 후반 1분 상대 수비 라인을 깨고 침투한 황의조는 골키퍼까지 제친 뒤 슛을 날렸지만 각이 없는 상황 날린 슛은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25분 상대 수비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왼쪽 라인을 허문 뒤 날린 슛도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지동원에 비해 활동량과 연계 플레이 등에서 약점이 있다는 일각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부족함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주로 원톱으로 기용되다가 투톱으로 나선 그는 포지션 변화도 개의치 않았다. “원톱, 투톱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원톱은 활동 범위가 넓지만 고립되는 점이 있다. 투톱은 내가 고립되면 흥민이가 공을 잡고, 흥민이가 고립되면 그 반대의 상황이 나온다. 포메이션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서 경기하고 좋은 장면 만들어 득점까지 하고 싶다”고 밝혔다.

원톱 혹은 투톱, 골게터 혹은 헌신적인 플레이 등 어떠한 것도 가리지 않았다. 황의조가 다재다능함까지 뽐내며 정통 포워드로선 한국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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