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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상 없이도 가장 '핫'한 세터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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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원, 상 없이도 가장 '핫'한 세터 [SQ현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4.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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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천안 현대캐피탈 주전 세터 이승원(26)이 1일 2018~2019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을 뜨겁게 달궜다. 수상자 명단 어디에서도 그의 이름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수상소감에는 3번이나 등장했다. 올 시즌 가장 ‘핫’한 세터답다.

감독상을 수상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방송 관계자와 언론에서 (이)승원이에게 뭐라 해서 울컥했다. 승원이가 포스트시즌에 해내 감독으로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이승원을 향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 내내 경기력에 기복이 있었던 이승원을 끝까지 믿고 스타팅에 기용했던 최태웅 감독이다. 이승원은 플레이오프 들어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최 감독 기대에 부응했고, 최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뒤 “가장 고마운 선수는 (이)승원이다. 너무 힘들어하는 데도 도와줄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이승원(왼쪽 두 번째)은 1일 2018~2019 도드람 V리그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진 못했지만 수상소감에는 3차례나 언급됐다. [사진=KOVO 제공]

 

다음으로 이승원을 언급한 건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파다르다. 시즌이 끝나고 구단과 함께 서울 투어를 진행 중인 파다르는 시상식 당일 오전 아내와 경복궁을 방문했다. 부인이 빨간색 한복을 입는 바람에 맞춰 임금이 입는 곤룡포를 걸친 파다르는 시상식에도 곤룡포를 입고 등장했다.

고예림(화성 IBK기업은행)과 함께 베스트드레서상을 받게 된 파다르는 단상에서 이승원을 떠올렸다.

부상으로는 300만 원 상당의 웨딩 상품권이 주어졌고, 기혼자인 파다르는 서울 투어 첫째 날 일정을 함께했던 이승원에게 상품권을 넘겨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내 “이승원에게 주려고 했지만 차영석이 이번 여름에 결혼한다고 해 차영석에게 주고 싶다”고 말을 바꿔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고예림(왼쪽)과 함께 베스트드레서상을 수상한 파다르는 재치있는 수상소감으로 이승원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부주장을 역임하며 부상 투혼으로 우승을 견인한 전광인도 남자부 베스트7 윙 스파이커(레프트) 부문을 수상한 뒤 이승원을 당황시켰다. 

전광인은 “팀을 옮기고 나서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게 됐다. 감독님과 팀원들을 잘 만난 덕"이라며 “여행 얘기를 하고 싶다. 감독님이 (이)승원이와 여행을 먼저 다녀오시는 게 좋을 것 같아 추천해 드리고 싶다. 승원이와 꼭 한 번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던 전광인은 최태웅 감독에게 우승공약으로 팀원, 코칭 및 지원스태프, 가족들이 모두 다 같이 함께하는 여행을 제안했다. 최 감독은 “그 전에 (문)성민이와 단 둘이 여행을 간 적 있다. (본인과 둘이 떠나는 여행을) 관문으로 생각하고 그 다음에 다 같이 가는 걸로 생각해보겠다”고 맞받아쳐 전광인을 당혹시킨 바 있다.

이에 전광인이 최 감독과 여행 특전을 애제자 이승원에게 떠넘겨 웃음을 산 것이다.

 

▲ 전광인(왼쪽)도 수상소감을 통해 최태웅 감독에게 이승원과 여행을 떠날 것을 추천했다. [사진=KOVO 제공]

 

현대캐피탈 주요 수상자들은 한 시즌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하나 같이 이승원을 언급했다. 장난기가 다분하나 이 모두 애정에서 비롯됐음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내내 마음고생을 심하게 한 이승원은 시즌 말미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봄 배구'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마친 뒤 “우승을 확정한 오늘이 내 배구 인생의 전환점이다. 노재욱 선배와 나를 비교하는 시선을 이겨내고 싶었는데, 어느 정도 극복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밝히며 그간 설움을 털어냈다.

현대캐피탈에서 6시즌을 보낸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이승원은 현대캐피탈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또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진 못했지만 동료들의 애정어린 수상소감을 보상으로 받은 셈. 이승원이 개인상 트로피를 들지 못했음에도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큰 주목을 받았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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