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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김아랑, 심석희 대신 최민정과 이룰 쌍두마차 [쇼트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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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김아랑, 심석희 대신 최민정과 이룰 쌍두마차 [쇼트트랙]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08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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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해맑은 미소는 여전했지만 김아랑(24·고양시청)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내려놔야 했던 태극마크는 어느 때보다 간절했고 더 독한 마음으로 다시 준비해 결국 목표를 이뤄냈다.

다시 대표팀 맏언니의 책임감을 떠안게 됐지만 이번엔 리더 역할만이 아닌 더 높고 많은 것을 바라본다. 그동안 개인전에선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1·성남시청)과 심석희(22·한체대)를 축하해줘야만 했던 김아랑이 이젠 개인전 한을 풀기 위해 스케이트를 다시 고쳐 신는다.

 

▲ 7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하고 환하게 웃고 있는 김아랑. [사진=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동생들을 이끌고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해내며 많은 인기를 누렸던 김아랑이지만 지난 1년 동안 힘든 시기를 견뎌내야 했다.

1년 전 2차 대표 선발전에서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던 허리를 또다시 다치며 태극마크를 내려놔야 했다. 결국 이후 긴 재활 시간을 거쳤다.

그러나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잘 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그는 빙상의 국가 네덜란드로 한 달 보름여 동안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다양한 훈련 환경을 경험하려고 했고 여러 방법을 찾으려 했다. 아직 통증은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분명히 더 강해졌다. 김아랑은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KB금융그룹 제34회 전국남녀 종합쇼트트랙선수권대회 및 2차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여자 3000m 슈퍼파이널 1위, 1000m 3위를 기록했다. 1차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던 그는 전날 열린 1500m 우승, 500m 2위로 종합 점수 100점을 기록, 압도적인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 7일 여자 1000m 예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아랑(맨 앞). [사진=연합뉴스]

 

여전히 많은 팬들의 응원 속에 뛰어난 성과를 낸 김아랑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약속을 지켜 뿌듯하다. 기분 좋은 하루”라고 소감을 남긴 뒤 “선발전 목표는 전 종목 결승 진출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쉰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는데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겨낸 것 같다”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한해를 대표팀 밖에서 지켜봐야 했던 그는 2016~2017시즌을 앞두고도 같은 경험을 했다. 김아랑은 “마음을 재정비하려고 했다”며 “앞으로 그 마음을 잊지 않으면 위기는 없을 것 같다”고 내적인 성장에 대해서도 밝혔다.

특유의 밝은 성격과 희생정신을 살려 올림픽 2연패를 포함해 세계선수권 3회 우승 등 계주에선 두각을 나타냈던 그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심석희가 빠진 가운데 최민정과 함께 개인전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이 있다.

 

▲ [목동=스포츠Q 안호근 기자] 많은 팬들이 한참을 기다려 김아랑(가운데)과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장면. 

 

게다가 김아랑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아직까지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2013~2014시즌 서울 월드컵 1500m, 이듬해 드레스덴 대회 1000m 금메달 단 2개가 전부다. 계주로 월드컵에서만 10개의 금메달을 수집한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김아랑은 노도희(화성시청)와 함께 2019~2020시즌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최민정이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자동선발 된 가운데 그와 함께 쌍두마차를 이뤄온 심석희가 부상으로 빠져 그 공백을 메워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스스로도 지난 1년간 발전을 느끼고 있다. 3년 뒤 베이징 올림픽까지 바라보고 있다. “열심히 해보겠다. 국내 대회를 치르고 팀 훈련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찾았다”며 “이를 보완하려 했던 노력을 계속 이어간다면 베이징 전까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목표를 나타냈다.

새 시즌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은 8일 또다시 전지훈련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비장한 각오와 함께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김아랑이지만 스케이트를 벗어든 그는 여전히 미소천사였다. 공식 인터뷰와 시상식까지 마치고 가장 늦게 아이스링크를 빠져나왔지만 수많은 팬들은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김아랑은 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 요청에 일일히 응하며 왜 그가 스타인지를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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