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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추락 '하이드 지킬, 나' 현빈의 외로운 독백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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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추락 '하이드 지킬, 나' 현빈의 외로운 독백만 있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2.06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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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나'가 끝없는 시청률 추락을 맛보고 있다. 이 드라마는 우리나라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물 남자주인공으로 꼽히는 배우 현빈을 내세우고도 이런 결과를 만들고 있다.

6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일 방송된 '하이드 지킬, 나'는 5.3%(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같은 시간대 드라마 중 최하위 성적이다.

'하이드 지킬, 나'의 시청률 추락은 6회가 방송된 지금까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 첫 방송 당시 8.6%를 기록했던 시청률은 어느새 5%대까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이 작품의 끝을 모르는 추락은 시청자들과 멀어지고 있는 드라마 내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

▲ 현빈 [사진=스포츠Q DB]

◆ 현빈의 1인극이나 다름없는 '하이드 지킬, 나'

'하이드 지킬, 나'를 보고 있으면 현빈으로 시작해서 현빈으로 끝나는 드라마라는 생각만 남는다. 극 중에서 현빈은 '까칠한 남자 구서진'과 '로맨틱한 남자' 로빈을 둘 다 연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빈의 1인 2역 열연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도무지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 이런 시청자 반응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드라마가 보여주는 복잡하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 때문이다.

극에서 주인공 '구서진'은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구서진의 내면에는 '로빈'이라는 인물이 함께 존재한다. 현빈은 구서진과 로빈의 두 인격체를 라이벌 관계처럼 규정하고 연기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상 큰 제약이 있다. 본래 구서진 속에 로빈이라는 다른 인물이 존재하는 만큼 같은 몸을 사용하고 있다. 두 인격체가 마주칠 일은 없다. 라이벌 연기가 쉽지 않다.

▲ [사진=SBS '하이드 지킬, 나' 제공]

제작진은 이런 문제점 극복을 위해 두 인격체를 녹화프로그램을 통해 맞대면을 하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구서진과 로빈의 모니터 대화 연기만으로는 시청자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두 인격체에 대한 속사정은 커녕 극 자체까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현빈이 말하려는 '두 인격체의 라이벌 관계', '왜 두 인격체가 다퉈야 하는지' 등의 핵심 내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과 현빈이, 두 인격체가 다르고 서로가 증오하는 관계를 알리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니 사실상 드라마는 현빈의 '1인 연극' 같은 느낌이다.

만약 현빈이 구서진이라는 까칠한 남자를 맡고 다른 배우가 로빈 역을 소화했다면 시청자들은 좀 더 쉽게 공감을 느꼈을 것이다.

◆ '해리성 인격장애' 공감 얻기 힘든 어려운 소재

'해리성 인격장애'라는 생소한 느낌의 정신병 역시 일반 시청자들에게 어렵게 다가가고 있다.

해리성 인격장애는 주변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다중인격성' 정신병이다. 한 사람이 두 인격체를 가지고 다른 두 개의 삶을 산다는 내용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공감을 쉽게 얻기 힘들다. 이런 내용을 로맨틱 코미디물에 도입을 하자 극의 혼란만 키웠다.

요약하자면 이 작품은 '소재는 신선하지만, 공감은 부족한 드라마'다. 다만 공감을 얻기 힘든 정신병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든 '시도'라는 부분 만큼은 평가받을 일이다.

▲ [사진=SBS '하이드 지킬, 나' 제공]

결국 '하이드 지킬, 나'는 이런 이유들로 인해 로맨틱 코미디물의 대표 연기자인 현빈과 한지민이라는 뛰어난 배우들을 갖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해리성 인격장애에 대한 쉬운 설명과 현빈의 1인 2역 연기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극 중 장치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마련해야 한다.

아직 극이 중반도 넘지 않은 시점인 만큼 반등의 기회는 분명히 있다. '하이드 지킬, 나'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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