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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소원 이루기까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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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소원 이루기까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4.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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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KBL 출범 23시즌 만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구단 역사다. 전자랜드는 10구단이 자웅을 겨루는 프로농구에서 창원 LG, 부산 KT와 더불어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팀이다. 이전까지는 챔프전 진출을 못한 유일한 팀이었는데 마침내 한을 풀었다.

4강 플레이오프 5수 만에 그토록 염원하던 숙원을 달성했다. 2003~2004 원주 TG삼보에 3패, 2010~2011 전주 KCC에 1승 3패, 2012~2013 울산 모비스에 3패, 2014~2015 원주 동부에 2승 3패로 번번이 눈물을 흘렸으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선 창원 LG를 3연승으로 완파했다.

 

▲ 전자랜드의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을 견인한 정효근(왼쪽)과 강상재. [사진=KBL 제공]

 

인천 연고 프로스포츠 팀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불명예 기록도 깼다. 야구단 SK 와이번스는 KBO리그, 여자배구단 흥국생명은 V리그 디펜딩 챔피언이다. 남자배구단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우승,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축구단 인천 유나이티드는 2005년 챔프전을 치른 적이 있다.

전자랜드는 재벌기업이 운영하는 9개 프로농구단과 달리 모기업이 유일하게 중견기업이라는 점, 유독 안 풀리는 신인 드래프트 운으로 ‘짠내’를 자아냈다. 와중에 객관적 전력 이상의 성적을 뽑아내는 유도훈 감독의 지도력, 열심히 뛰는 이미지로 인천 외 팬들로부터도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한계가 뚜렷했다. 대우 제우스, 신세기 빅스, SK 빅스, 전자랜드 블랙슬래머-엘리펀츠에 이르기까지 우승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5~2006시즌엔 처참한 성적(8승 46패, 승률 0.148)으로 ‘개그랜드’라 놀림을 받기 이르렀고 2011~2012시즌엔 해체 위기에 몰리는 등 돌이키기 싫은 기억만도 여럿이다.

전자랜드는 흑역사를 뒤로 한 채 내친 김에 사상 첫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현대모비스와 KCC 중 한 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현대모비스에 1승 5패로 뒤졌고 KCC엔 4승 2패로 앞섰다. 전자랜드 선수단은 누가 올라오든 4강 플레이오프가 5차전까지 향해 체력을 소진하길 바라는 중이다.

 

▲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전자랜드. [사진=KBL 제공]

 

하나 된 선수단, 두꺼운 토종 선수층, 팬들의 성원까지 모든 게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한 전자랜드는 이번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The Time is Now’라는 주황색 티쳐츠를 착용하고 코트를 밟고 있다. “이번에야말로 정상에 오를 적기”라는 의미로 외국인 센터 찰스 로드가 제안한 문구다.

전자랜드 엔트리에 있는 멤버 중 유일하게 프로농구 우승 경험이 있는 이는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다.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뛰던 2011~2012시즌 정규리그 1위 동부를 4승 2패로 누르고 트로피에 입맞춤한 적이 있다. 현대모비스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친 이번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박찬희는 “어린 선수들에게 프로 생활하면서 이런 기회가 쉽지 않다고 늘 이야기한다.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게 내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당시(2011~2012)에도 아무도 안양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이 없었다. (전자랜드가) 질 것 같지 않다. 좋은 동료들이 많고 외국인 기량이 좋아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자랜드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챔프전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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