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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VS 전자랜드, 챔프전 명운 걸린 팟츠-함지훈 봉쇄법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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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VS 전자랜드, 챔프전 명운 걸린 팟츠-함지훈 봉쇄법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프리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10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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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스포츠Q 안호근 기자] 6회 우승에 빛나는 울산 현대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 진출도 처음인 인천 전자랜드가 프로농구 왕좌를 둔 혈투를 벌인다. 관건은 수비다. 상대 핵심 선수를 얼마나 잘 봉쇄할지에 승부의 향방이 좌우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와 전자랜드는 오는 13일 오후 2시 30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릴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시작으로 우승 반지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해 7전4승제의 대결을 벌인다.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양 팀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10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장외 설전을 벌였다.

 

▲ 울산 현대모비스 함지훈(왼쪽)과 인천 전자랜드 기디 팟츠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양 팀 수비의 골머리를 앓게 할 핵심 선수들이다. [사진=KBL 제공]

 

현대모비스는 경험, 전자랜드는 패기와 함께 4강 플레이오프(PO)를 한 경기 덜 치른 체력적 우위를 앞세우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비다.

양 팀은 정규리그 1,2위팀 답게 수비에서도 경쟁팀들과 다른 수준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는 77.8실점, 전자랜드는 79.9실점으로 80점 이내 실점을 기록한 건 두 팀뿐이었다.

◆ 전자랜드, 적극성 띈 함지훈 봉쇄법은?

그럼에도 걱정은 있다. 양동근은 전자랜드의 약점으로 “굳이 찾자면 (함)지훈이를 못 막는다는 것”이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시즌 평균 9.4득점했던 함지훈은 전자랜드전 6경기에서 11.8점을 올렸다.

적극성 결여를 지적받을 만큼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동료들에게 기회를 연결하고 궂은 일을 도맡으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함지훈은 1,2차전에선 공격에 적극성을 띄지 않았다. 그러나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인지 3차전 이후부터 전자랜드의 골밑을 마음껏 휘저었다.

전자랜드로선 뛰어난 체격조건과 피봇 플레이 등 영리한 공격을 일삼는 함지훈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함지훈이 적극적으로 나선 3차전 이후 전자랜드는 함지훈에게 경기당 파울 5개씩을 범하면서도 14.75점을 헌납해야 했다.

정규리그 베스트 수비상의 주인공 박찬희는 “모비스가 정말 강하고 좋은 팀이지만 약점 하나를 찾자면 나이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우리팀이 가동 인원, 물량이 많으니 최대한 돌려가면서 지훈이 형을 힘들게 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 10일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마이크를 잡고 있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왼쪽)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사진=KBL 제공]

 

◆ 전자랜드 히트상품 기디 팟츠, 이대성이 짊어진 부담감

걸출한 공격력만큼이나 적극적이고 뛰어난 수비 또한 일품인 이대성은 “기디 팟츠가 워낙 좋아 막는데 신경 쓸 것”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팟츠는 함지훈과 달리 현대모비스전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시즌 평균 18.9득점했던 팟츠는 현대모비스를 상대론 10.8득점에 그쳤다. 팀이 1승 5패로 절대 열세를 보인 탓도 있지만 팟츠도 두드러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팟츠가 경계 대상 1순위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전자랜드는 창원 LG와 4강 PO에서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신바람을 냈는데, 팟츠는 평균 25득점으로 가장 빛났다. 

그러나 ‘만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이미 해법을 갖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는 “팟츠 수비는 정규리그 6경기를 치르며 이미 시험해보고 검증도 해봤다”며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 ‘무관’ 이대성+양동근 VS ‘베스트수비상’ 박찬희

이외 수비 대결에 대한 자존심 대결도 펼쳐졌다. 유재학 감독은 “앞선에서 가장 수비가 강한 선수는 양동근과 이대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대표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수비 5걸 평가 용지를 전달 받는데, 내가 적은 선수가 모두 됐다”며 “굉장히 양심적이죠?”라고 반문했다. “나머지 9구단 감독들이 좀 비양심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직까지 양동근이 최고 수비수고 뒤를 이을 이대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농담조였지만 수비 5걸에 양동근과 이대성이 빠져 있었던 것에 대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 유재학 감독이 최고의 수비력을 갖춘 가드로 꼽은 이대성, 양동근(왼쪽부터)과 올 시즌 베스트 수비상의 박찬희가 우승 트로피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다. [사진=KBL 제공]

 

유재학 감독의 말처럼 4강 PO에서 이대성은 공수에서 펄펄 날았고 양동근 또한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특히 KCC와 4차전 경기 막판 이정현의 돌파를 두 차례나 막아내며 승리의 숨은 MVP가 됐다. 

박찬희와 정효근은 양동근을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며 체력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양동근은 “체력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코트에서 30분을 뛰어도 10명 중 누구보다 잘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체력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찬희는 “4강 PO를 보면서 동근이 형이 (마커스) 킨을 막는 걸 봤는데 전혀 체력적 부담이 없는 것 같더라. 신인 때부터 동근이형 전성기를 보면서 많이 보고 배웠다”며 “체력이 떨어져 제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동근이 형처럼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수비하겠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이대성은 주로 상대의 빠르고 기술이 좋은 선수를 막아왔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현(KCC)부터 팟츠 등 그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반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베스트 수비상을 수상한 박찬희의 수비 상대를 가려 매치업 시켰다.

유도훈 감독은 “저는 양동근을 썼는데 잘 안된 것 같다”고 웃으며 “박찬희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잔부상이 많았다. 중요 타깃은 차바위나 김상규를 활용했고 박찬희는 속공이나 경기 리딩 등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김낙현과 충분한 시간 분배도 해줬다. 수비적 완성도는 부족하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결정적인 스틸도 많이 해줬다”고 제자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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