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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염기훈 인권강사 변신 "프로축구선수협회 존재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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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염기훈 인권강사 변신 "프로축구선수협회 존재 이유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9.04.10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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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부천FC 1995를 찾아 축구선수 인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왼발의 마술사' 염기훈(수원 삼성)이 강사로 마이크를 잡아 눈길을 끌었다. 

프로축구선수협회는 "지난 5일 부천FC 선수단을 대상으로 인권 발전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0일 알렸다. 계약 내용과 관련한 K리그 선수 개개인의 권리를 짚어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날은 부상 회복을 위해 재활 중인 이근호(울산 현대) 회장 대신 염기훈 이사가 팔을 걷어붙였다. “선수협이 어떤 일을 하는지, 왜 필요한 단체인지 설명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그는 “축구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보자”고 후배들을 다독였다.

그러면서 2007년 기억을 꺼냈다. 염기훈 이사는 “당시 전북에서 수원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기사까지 났는데 새벽에 갑자기 울산으로 트레이드됐다”며 “당시 나이가 26세였다. 수원에 있던 이운재, 안정환, 김남일, 송종국 등 많은 형들이 내게 연락해 '잘해보자' 했는데 새벽에 갑자기 울산으로 가게 됐으니 얼마나 황당했겠냐”고 떠올렸다.

 

▲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부천FC 선수단을 상대로 인권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이어 “내 의지는 하나도 없이 트레이드가 진행됐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이젠 이런 불이익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후배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나뿐만 아니라 선수협 회장과 임원이 반드시 도와주겠다. 선배들이 앞에서 끌어줄 테니 뒤에서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기한은 부천 선수단을 대표해 “선수협은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패 역할을 한다고 본다. 대부분 불합리한 일을 당한 선수들은 내가 무엇을 당했는지도 모른다”며 “선수협이 나서 선수들이 모르는 상황에 관해 설명하니 큰 도움을 받는 것이다. 영화 ‘마블’에 나오는 캡틴 아메리카가 사용하는 방패처럼 선수협과 선수가 한 몸이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김훈기 프로축구선수협 사무총장은 “선수협 하면 싸우는 단체, 계약 등의 문제가 있을 때만 찾는 단체라고 생각을 하는데 프로축구 선·후배 동료들이 한데 어울리는 사랑방 같은 단체가 됐으면 한다”며 “지금은 K리그 1,2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향후 3부리그와 내셔널리그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축구선수협은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고 활동을 시작한 단체다. 축구선수들이 구단이나 자국 축구협회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생긴 노동조합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의 준회원이다.

선수 권익보호는 물론 선수들의 활발한 사회 참여, 축구의 저변 확대, 사회 발전 기여를 지향한다. 울산, 인천, 대구FC, 상주 상무, 전북 현대,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FC 등에서 뛴 전 국가대표 베테랑 이근호가 지난해 12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부천을 상대로 수고한 염기훈 외에 박주호(울산), 김신욱(전북 현대), 윤석영(강원FC),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한섭(전 대전 시티즌), 곽희주(전 수원 삼성) 등이 이사진으로 이근호 회장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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