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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적장 감탄' 공격,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수비 밸런스는? 이민아-조소현 포지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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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적장 감탄' 공격,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수비 밸런스는? 이민아-조소현 포지션 관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4.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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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아이슬란드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종료됐다. '윤덕여호'는 내달 다시 소집돼 최종 23인 여자축구 국가대표 명단을 꾸린 뒤 스웨덴 전지훈련을 떠난다. 스웨덴과 최종 모의고사 이후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결전지 프랑스에 입성하는 일정.

두 차례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윤덕여호는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이번 2연전 주안점이었던 세트피스에선 아쉬움이 따랐지만 역습은 훌륭했다. 1차전 0-2로 지고 있다 이금민(경주 한수원) 빠른 발을 활용해 동점을 만들었고, 2차전에선 세밀한 공격 전개를 통해 지소연(첼시)의 골이 나왔다.

하지만 공수 균형은 여전히 만족하기 어렵다. 남은 시간 관건은 조소현(웨스트햄 유나이티드)과 이민아(고베 아이낙)의 포지션이 될 전망이다.

 

▲ 주장 조소현(오른쪽)이 어디에 서느냐는 여자축구 대표팀 최고의 난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고질적 문제는 수비 불안이다. 윤덕여 감독은 지난달 종료된 호주 4개국 친선대회 호주전에서 수비가 흔들리며 크게 진 뒤 뉴질랜드전에선 미드필더 조소현을 센터백으로 내려 효과를 봤다.

본선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노르웨이처럼 체격이 큰 아이슬란드와 1차전에서도 조소현은 포백을 리드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전반에만 실수로 두 골을 내주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조소현을 미드필더로 올리고 전문 센터백을 투입한 후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윤 감독은 1차전을 마치고 “조소현은 신체적으로도 아이슬란드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그를 수비에 쓰는 것은 팀에 큰 손실이다. 수비에 조소현만큼 경험과 경기운영 능력을 갖춘 선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실점하고 나서 후반에 그랬듯 제자리에서 경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소현 최적의 포지션은 미드필더지만 수비 안정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말.

때문에 수비 라인 안정화가 급선무다. 윤 감독은 “WK리그(여자 실업축구)가 개막하는데 몇몇 선수를 머릿속에 두고 있어 컨디션을 체크할 예정”이라며 “(그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까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던 심서연(인천 현대제철) 등이 후보군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 35세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사진)가 다시 대표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 불안이 대표팀의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골키퍼 불안 역시 큰 약점이다. 1차전에선 2003, 2015년 월드컵을 두 차례 경험한 김정미(인천 현대제철)가 다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최근 주전으로 뛰었던 윤영글(경주 한수원)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2차전 선발로 나선 강가애(구미 스포츠토토)의 안정감도 아쉽다.

윤덕여 감독 스스로도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 골키퍼”라고 했다. “골키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경기 상황에서 펀칭과 캐칭, 빌드업 등 경기를 잘 읽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김정미가 경험이 많지만 김정미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우려했다.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라인 전반에 안정감이 부족하다보니 경험이 많고 경기 운영이 좋은 조소현을 센터백으로 쓰는 강수를 뒀지만 수비로서 전문성이 아쉬웠다. 결국 수비진 스스로 안정감을 찾지 못한다면 조소현이 100%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중원이 아닌 수비로 내려갈 공산이 커지고 이는 곧 중원의 약화를 뜻한다.

이는 이민아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소속팀에서 주로 처진 스트라이커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는 이민아는 1차전 조소현이 수비에 자리할 때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했다. 도전적이고 번뜩이는 플레이를 많이 펼치는 이민아가 조소현을 대신해 포백 보호와 경기 운영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것.

 

▲ 조소현이 수비로 내려갈 경우 이민아(사진)의 수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경기 운영에도 좀 더 관여해야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민아는 1차전을 마치고 “공격형 미드필더를 볼 때보다 더 팀에 (전반적인) 도움을 줘야하고, 또 그러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잘하려고 하기보다 옆의 선수들이 잘하게끔 도와주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민아가 3선으로 내려설 경우 좀 더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1차전 이민아를 향한 패스가 좋지 않긴 했지만 하프라인에서 공을 뺏겨 실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민아의 수비부담 역시 커진다.

욘 회익손 아이슬란드 감독은 “한국의 속도는 유럽 팀들을 상대할 때 당연히 장점이 될 것이다. 선수들의 몸놀림과 공을 움직이는 속도, 공격에 참가하는 숫자 또한 매우 놀랍다”며 공격을 칭찬했다. 아이슬란드와 1차전 2-2 동점을 만든 뒤 윤덕여 감독은 좀 더 과감한 4-2-4에 가까운 전형을 선보이기도 했다.

2차전 중계를 맡았던 유영실 대덕대 감독도 “공격은 4강도 가능할 정도”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결국 관건은 수비라는 역설. 

프랑스와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6월 8일 예정돼 있다. 남은 두 달 동안 최적의 중앙수비 조합을 찾아야 한다. 조소현이 본연의 자리에서 뛸 경우 이민아도 더 공격적인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만큼 수비 불안 해소가 이번 대회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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