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 브루어스)만 못 넘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를 5⅔이닝 2실점으로 마쳤다. 사타구니 부상을 털고 12일 만에 돌아와 무난히 던졌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올 시즌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2번타자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저지하는데 실패했다. 1회엔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나 3회와 6회 연타석 홈런(시즌 12,13호)을 헌납했다.
하나는 좌중간, 하나는 우중간이었다. 옐리치는 투심을 밀고 커브는 당겼다. 류현진 선발중계를 지켜보기 위해 일요일 아침을 평소보다 일찍 연 스포츠팬들은 빅리그 정상급 타자가 어떤 클래스인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감탄했다.
미국 국적의 우투좌타 외야수 옐리치는 지난해 올스타전 이후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슈퍼스타다. 올해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019 연봉은 975만 달러(111억 원)다.
류현진의 투구수는 92개. 옐리치에게 던진 공 2개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실투라고 보기엔 옐리치가 너무 잘 쳤다. 피안타는 6개, 볼넷은 하나. 최고 구속은 92마일(시속 148㎞)이었다. 3.07이던 시즌 평균자책점(방어율)은 3.10으로 소폭 올랐다.
그래도 긍정적인 대목이 많았다. 건강함을 확인한 게 무엇보다 큰 소득이다. 부상 부위가 지난해와 같은 위치라 우려를 샀는데 10일짜리 부상자명단(IL)에 다녀온 이후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일정 없이 돌아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에 가까운 내용을 보여줬다.
완급조절 능력은 명불허전이었다. 밀워키 타순이 한 번 돌 때까지 류현진이 88마일(142㎞) 이 넘는 공을 던지는 장면을 거의 볼 수 없었다. 투심과 체인지업 위주로 타이밍을 빼앗는데 집중했다. 두 번째부터는 90마일 이상의 패스트볼이 보였다.
변화무쌍한 류현진의 볼 배합은 시즌 최다 탈삼진 9개로 이어졌다. 구종별 투구수는 패스트볼 42개, 체인지업 23개, 커터 19개, 커브 7개, 슬라이더 1개. 여러 구종을 완성도 있게 보더라인 부근에 꽂을 수 있는 류현진의 장점이 보였다.
투구수 조절도 준수했다. 6회를 마감하지 못하긴 했지만 단 한 이닝도 20개를 넘기지 않았다. 제일 많았던 게 19개(2,3회)였다. 선두타자를 2루타로 내보낸 5회는 압권. 17개를 던졌는데 아웃카운트 3개가 전부 삼진이었다.
류현진의 이날 등판은 개인 100번째 선발 등판(통산 101경기)이라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 앞서 한국인 투수 중 이를 달성한 이는 박찬호(287경기), 서재응(102경기)밖에 없다. 비록 승수를 챙기진 못했으나 선발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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