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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본색] '1UBD'뜻은?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웃픈' 유행어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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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본색] '1UBD'뜻은?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웃픈' 유행어 된 사연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9.04.24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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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 반나절 만에 '10UBD'을 달성했다.

최근 영화 팬들 사이에 새로운 은어가 생겼다. 바로 'UBD'(엄복동)이다.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누적 관객 수인 17만 명을 의미하는 'UBD'는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번지며 유행어가 됐다.

'1UBD'의 사용 용례는 이렇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반나절 만에 10UBD(약 170만 명)을 달성했다"
"김윤석 연출작 '미성년'이 1UBD(17만 명)을 넘겼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제작비가 10억인데 7UBD(약 110만 명)이다"

안타깝게도 영화 팬들에게 '엄복동'은 조롱의 의미가 된 지 오래다. 

 

인터넷 유행어 'UBD'의 유래가 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사진 =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스틸컷]

 

그렇다면 왜 '엄복동'(UBD)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을까?

배우 이범수가 제작자로 나서고 배우 비(정지훈)가 주연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지난 2월 말 개봉한 작품이다. 3월을 앞두고 3.1절 특수를 노렸지만 흥행에는 처참히 실패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150억 원을 투자한 대규모 영화로 손익분기점은 약 400만이었다. 그러나 제작비가 무색하게도 '자전차왕 엄복동'은 관객들의 외면 속 쓸쓸하게 극장에서 퇴장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주연 배우 비의 인스타그램 글 때문이다. 비는 영화 개봉에 앞서 의미심장한 게시글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술 한 잔 마셨습니다… 영화가 잘 안 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진심을 다해 전합니다. 영화가 별로일 수 있습니다. (중략) 저의 진심이 느껴지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비 인스타그램)

논란이 되자 비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비의 게시글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번졌고, 해당 글 역시 누리꾼들에게 일종의 밈(meme)으로 사용됐다. 

 

'자전차왕 엄복동' 개봉 전 논란이 된 비(정지훈)의 인스타그램 게시글 [사진 = 비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1UBD'만이 영화를 세는 단위인 것은 아니다. '1UBD' 이전에는 '1리얼'이 있었다.

'리얼'은 지난 2017년 개봉한 작품이다. 한류스타 김수현이 주연인 느와르 영화인 '리얼'은 개봉 이후 관객·기자들의 혹평 끝에 흥행에 실패했다. 100억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됐지만 영화 '리얼'을 본 관객은 고작 47만 명뿐이다.

주연 배우 김수현은 '리얼' 흥행 참패 이후 군에 입대했다. 김수현은 영화 공개 이후 VIP 시사회에서 혹평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리얼'은 이후 영화 팬들에게 '망작의 기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회자됐다.

'1UBD'이라는 단위의 유행으로 비의 소망이 현실이 된 웃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누리꾼들은 "엄복동만 기억해 달라"던 그의 말은 성공했다며 쓴 웃음을 짓는다.  

'1UBD'이라는 단어가 마냥 즐거운 인터넷 유행어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 영화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영화 팬들의 불신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영화 제작비는 과거에 비해 늘어났지만 그에 미치지 못하는 영화의 작품성, 재미는 영화 팬들이 한국 영화에 등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 됐다.

'1UBD'이란 유행어가 '웃픈'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블 영화들이 놀라운 영상미, 화려한 캐스팅과 볼거리로 국내 영화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가운데 '1UBD'이라는 단어의 유행이 보여주는 한국 영화계의 단면은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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