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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강승호 임의탈퇴, SK와이번스 "일 잘해" 칭찬세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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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강승호 임의탈퇴, SK와이번스 "일 잘해" 칭찬세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4.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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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BO리그(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되고도 구단에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를 소화했던 내야수 강승호(25)를 임의탈퇴 공시한다. 그동안 ‘청정구단’ 이미지를 구축한 SK에서 발생한 첫 음주운전 사고다. SK는 명성에 걸맞은 깔끔한 대처로 호평받고 있다. 

SK는 25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강승호에게 구단 차원 최고 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강승호에게 9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10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SK는 또 강승호 연봉 중 잔여치를 교통사고 피해 가족 지원에 활용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이 모든 결정이 사건을 인지한지 24시간 안에 이뤄졌다.

 

▲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경찰 조사를 받고도 구단에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를 소화하던 SK 와이번스 내야수 강승호(사진)가 결국 임의탈퇴 처분을 받는다. [사진=스포츠Q DB]

 

SK는 “이른 시일 내 유관 기관의 협조를 통해 지원 계획을 정하겠다. KBO가 강승호에게 부과한 봉사활동도 최대한 교통사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승호는 지난 22일 오전 2시30분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가 경기도 광명시 광명 IC 부근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경찰 조사에 응했다.

허나 강승호는 이 사실을 구단에 숨기고 있다가 24일에야 소식을 전했다. SK는 그날 오후 7시40분께 KBO클린베이스볼센터에 이를 신고했다.

KBO상벌위는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이를 구단 혹은 KBO에 신고하지 않은 강승호가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위배했다고 판단, 제재를 가했다. 강승호에겐 통상적인 제재금은 500만 원보다 많은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상벌위는 “재물손괴로 인한 음주 접촉 사고로 판단했다. 강승호가 해당 사고 발생 사실을 자진 신고하지 않은 채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한 점 등을 들어 가중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강승호는 SK가 임의탈퇴를 해제할 때까지 KBO리그에서 뛸 수 없다. 구단은 “임의탈퇴 기간이 끝난 뒤에도 선수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진정성 있는 음주운전 예방 활동을 했는지를 보고 향후 신분에 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승호는 SK에서 처음으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다.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프로야구 판이지만 SK 구단 차원의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청정구단’으로 팬들의 신뢰를 쌓아왔다. 일주일에 두 차례 프런트 및 코칭스태프가 음주운전과 성 문제, 도박, 인종차별 등 4가지를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강승호 건에 대한 SK의 발 빠른 대처는 호평을 얻고 있다. SK가 청정구단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Q DB] 

 

지난 15일 1군 명단에서 말소돼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던 강승호는 25일 염경엽 SK 감독의 부름을 받고 1군으로 다시 콜업될 예정이었다.

강승호는 지난해 SK의 한국시리즈 제패 주역 중 하나기도 하다. 당시에는 단장이었던 염경엽 감독이 트레이드로 LG에서 자리를 못 잡던 강승호를 데려오면서 내야를 보강했기 때문. 

올해도 강승호는 ‘염갈량’의 시즌 구상에서 핵심 중 한 명으로 꼽혔다. 1군 말소 기간인 열흘이 지나자마자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은 것만 봐도 그를 향한 기대를 알 수 있다. 허나 잘못을 숨기고 경기에 나서는 등 물의를 일으켜 구단의 신뢰를 크게 저버리고 말았다.

SK로서는 뼈를 깎는 선택이었다. 최근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는 상황에서 이를 묵과할 수 없었을 터. 구단 차원에서 다른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도 경징계로 넘어갈 수는 없는 사안이었다.

SK의 빠르고 단호한 선택은 야구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강승호 음주운전 및 임의탈퇴 관련 기사 댓글을 살펴보면 “프런트는 할 일 다하고도 고생이 많다”, “대처가 중요한 법인데, 좋은 대처다” 등 다른 구단들과 다른 단호한 일 처리에 엄지를 치켜세우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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