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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은폐·3세 마약…최태원 SK그룹의 행복경영이 이런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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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은폐·3세 마약…최태원 SK그룹의 행복경영이 이런 겁니까?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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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SK케미칼은 법원 속이고, 3세는 상습 마약으로 조사받고.

행복경영을 부르짖는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의 씁쓸한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1일 SBS는 가습기살균제에 원료를 만들어 공급한 SK케미칼이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내부에서 입을 맞춰 법원을 속이려 한 정황을 포착해 보도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세상이 시끄러웠던 2013년, 법원은 SK케미칼이 '가습기 청정기 실험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더불어 이 실험이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것인지 답변을 요구했다.

당시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원료를 만들어 납품했다. 제품은 대형마트 홈플러스에서 팔렸다. 재판부는 관련 보고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사실 조회를 요청했다.

 

▲ SK케미칼이 생산한 가습기살균제. [사진=연합뉴스]

 

취재결과 SK케미칼은 가습기살균제 TF를 구성하고 유통업체 직원을 설득, “실험을 의뢰한 적이 없다”는 허위 진술을 받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다가올 수사에 맞춰 입을 맞춰 증거를 없애겠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또한 실험 보고서 제목이 '가습기청정제'가 아니라 '가습기청정기'로 명시된 점을 활용, “가습기살균제가 아니라 공기청정기 필터 원료에 대한 실험이었다”고 주장했다. SK케미칼이 지난 6년 동안 법적 처벌을 면한 결정적 이유다.

검찰은 SK케미칼이 2011년과 2017년 가습기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와 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내용을 은폐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폐기한 정황도 잡아 박철 SK케미칼 부사장을 기소했다. 홍지호 SK케미칼 전 대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지난달 말 이틀간 김철 SK케미칼 사장을 불러 조사했고 SK케미칼 본사 일부 부서를 압수수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까지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모와 영유아 다수를 죽인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 가습기살균제 사건으로 피해자들이 수년간 피눈물을 흘리는 와중에 재계서열 3위 그룹의 계열사는 잘못을 은폐하고 법망을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는 셈이다. 참으로 우울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SK그룹 3세 최 씨. 마약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이자 2000년 숨진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아들 최 씨가 25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대마 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966만 원 상당의 변종 마약과 대마 63g을 17차례 구입,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건을 송치 받고 추가 조사에 착수한 지난달에도 대마 11g을 165만 원에 사들여 피워 놀라움을 자아냈다.

행복에 뿌리를 둔다는 경영철학, 사회적기업의 발전을 선도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각오, 지속가능하고 함께 성장하며 나아가겠다는 슬로건까지.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처하는 방식, 오너 3세의 행태를 보노라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에 실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엄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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