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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선수협회장 이근호, 부상에도 대전 시티즌 찾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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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선수협회장 이근호, 부상에도 대전 시티즌 찾은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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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울산 현대와 대전 시티즌의 두 베테랑 이근호(34·울산 현대)와 안상현(33·대전 시티즌)이 뜻을 모아 한자리에 뭉쳤다. 단순히 선배로서가 아니라 후배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일원으로서 대화의 장을 열었다.

이근호 협회 회장은 지난 17일 오전 훈련이 끝난 후 대전으로 향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무릎 통증을 호소해 동계훈련에 불참하고 재활 중이던 그다. 지난 11일 팀 훈련에 합류하긴 했지만 아직 복귀전을 치르지 못해 더욱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그였지만 대전을 방문한 이유는 분명했다.

 

▲ 이근호 선수협 회장(왼쪽)이 지난 17일 대전 시티즌 선수단을 찾아 마이크를 잡고 있는 장면.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이근호 회장은 “경기에 뛰기 위해 몸을 한창 끌어올리고 있는 와중이라 장거리 이동이 다소 부담스럽긴 하다”면서도 “대전 선수단을 만나는 일은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선수들 얼굴을 직접 보면서 대화해야 마음으로 한 발짝 더 후배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한 명의 선수라도 더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근호 회장의 대전 방문에 대전 시티즌 선수단은 연예인이 방문한 것처럼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젊은 대전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프로 17년차이자 주장 안상현도 선수단과 함께 이근호 회장을 반갑게 맞이하며 했다. 이근호 회장과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대전 선수단을 만나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소개 및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의 설립 목적과 존재 이유를 밝혔다. 또한 승부 조작 방지, 인종차별 근절 및 음주운전 예방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며 경기 외적으로 논란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도록 사전에 경각심을 일깨워줬다.

 

▲ 교육을 받고 있는 대전 시티즌 선수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교육을 진행한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프로축구선수의 자세와 지켜야 할 자신의 권익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고 선수단 또한 궁금점에 대해 질문하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 회장은 “어찌 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가 모르고 넘어갔던 부문이 나중에 부메랑이 돼서 안 좋게 날아오기도 한다”며 “선수협은 선수들이 피해를 보지 않고 구단과 대화할 때 불리하지 않도록 선수들을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 시티즌은 K리그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팀을 응원하는 높은 수준의 팬덤을 자랑하는 팀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팬과 선수가 하나가 돼 많은 역경을 뛰어넘었던 팀”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들어 구단이 대·외적으로 내홍을 겪었다. 구단이 연봉 미지급이나 과도한 연봉삭감 등 일방적으로 선수에게 불합리한 일을 강요한다면 선수협은 선수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우리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전했다.

선수협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이근호 회장에게 개인적인 질문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이근호 회장에게 결혼 생활이 선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는데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선수 생활이 훨씬 안정된 것 같다. 가식이 아니라 결혼해서 마음이 편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서 좋다”며 “어린 선수들이 결혼하게 된다면 책임감이 커져 더욱 열심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며 결혼 예찬론을 펼쳤다.

 

▲ 3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대전 시티즌 선수협 교육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안상현은 “처음 선수협을 시작할 땐 카페에서 단출하게 몇 명이 모여 초라하게 시작했는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더 좋은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지금 혜택을 받은 선수들도 그만큼 또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후배를 생각하는 베테랑의 면모를 보였다.

소통은 2시간 가량이나 진행됐다. 이근호 회장은 대전 선수단에 “이 자리에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와줘서 정말 고맙다. 우리 선수협은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자리가 일회성이 아니라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올 시즌이 끝나고 함께 워크숍도 떠나고 총회 때 모여서 즐거운 시간도 보냈으면 좋겠다. 베테랑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편하게 만나서 대화하는 아름다운 상상을 한다. 부담 없이 어린 선수들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다음에 다시 만날 땐 지금보다 더욱더 훌륭한 선수가 돼있길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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