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수아레스 세리머니, 맨유전 호날두 VS 아스날전 아데바요르 사이 답은?
상태바
수아레스 세리머니, 맨유전 호날두 VS 아스날전 아데바요르 사이 답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02 18: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리버풀 출신이자 바르셀로나의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32)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흥미로운 것은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 친정팀을 상대로 귀중한 선제골을 넣은 것보다 이후 펼친 세리머니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는 점이다.

수아레스는 2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26분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수아레스는 홈팬들을 향해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했고 중계 카메라를 향해서는 주먹까지 불끈 쥐어보이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 바르셀로나 루이스 수아레스가 2일 리버풀과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엔 불문율이 있다. 어긴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간 지켜야할 암묵적 약속 같은 것이다. 친정팀 상대 세리머니 자제도 불문율처럼 돼 있는 부분이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는 자신에게 첫 번째 발롱도르를 안겨준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넣었는데 세리머니를 자제했고 프로 데뷔 팀인 스포르팅 리스본전에서도 오히려 기뻐하는 동료들을 향해 두 손을 내리며 감정을 절제했다.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도 커리어 막판 맨체스터 시티 임대생 신분으로 첼시를 상대로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그러나 기뻐하는 동료들에도 아랑곳 않고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팀 최다골의 주인공일 정도로 선수 시절 대부분의 에너지를 첼시에 쏟으며 ‘푸른피의 사나이’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첼시 팬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고 이를 친정팀에 대한 존중으로 풀어낸 램파드는 아낌 업슨 박수를 받았다.

 

 

이러한 점에서 수아레스의 세리머니는 화제가 되고 있다. 수아레스는 2011년 아약스에서 리버풀로 이적해 3시즌 반을 뛴 뒤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매우 긴 시간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2013~2014시즌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까지 차지하고 팀을 우승 목전까지 올려놓으며 맹활약했다.

더구나 이날 경기는 수아레스가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뒤 리버풀과 치르는 첫 공식경기였다. 물론 이날 골이 수아레스가 1년여 만에 터뜨린 챔피언스리그 골이었다고는 해도 리버풀 팬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과거 한 선수를 떠올려보면 수아레스의 친정팀 상대 세리머니는 약과였음을 알 수 있다. 2009년 9월 토고 출신 골잡이 엠마누엘 아데바요르는 맨체스터 시티 소속으로 홈에서 친정팀 아스날전 골을 터뜨렸다.

 

▲ 2009년 아스날전 슬라이딩 세리머니로 친정팀 팬들을 분노케 했던 엠마뉴엘 아데바요르의 전설의 세리머니.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이후 축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탄생했다. 골을 넣은 아데바요르는 굳이 반대편 아스날 관중석을 향해 한참을 달려갔고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끝이 안 좋았다고는 하지만 아스날에서 대형선수로 성장한 아데바요르였기에 아스날 팬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컸다. 아스날 팬들은 손가락 욕(?)과 온갖 물건을 던지는 것을 포함해 거세게 분노를 표했다. 친정팀 팬들을 자극한 죄로 아데바요르는 경고까지 받아야 했다.

‘아데바요르 사건’으로 아스날과 맨시티, 수아레스 세리머니로 바르셀로나와 리버풀 양 팀 팬들은 다소 민감할 수도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축구 팬들은 이러한 스토리로 인해 더욱 축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오는 8일 리버풀 홈인 안필드에서 펼쳐질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리버풀 팬들이 수아레스를 향한 어떤 야유를 펼칠지 기대감(?)을 자아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