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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 '페르난데스 is 뭔들' [SQ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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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 '페르난데스 is 뭔들' [SQ현장메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5.03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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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돈이 없는거면 사줘야지. 뭘 못해주겠나.”

타율 0.374 7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57.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의 화려한 성적표다. 그를 바라보는 김태형(52) 두산 감독의 시선이 흐뭇함 가득하면서도 부상을 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이유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전 9회초 정우람의 투구에 손등을 맞았다. 다행히 단순 타박상으로 큰 부상은 피했다. 김태형 감독은 “위험하다 싶었는데 나가다가 멈추려는 찰나에 맞은 것 같다”며 “테이핑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단연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산은 그동안 만족할 만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지 못했다. 수준급 이하의 선수들도 있었지만 2014년 호르헤 칸투(타율 0.309 18홈런 72타점), 2016~2017년 닉 에반스(타율 0.301 51홈런 171타점)처럼 준수한 타자들도 있었지만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으로선 완벽한 조합이라고 보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오죽하면 막강한 전력을 보유한 두산의 유일한 고민이 외국인 타자라는 말도 나왔다.

그런 두산에도 드디어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다. 페르난데스는 타율과 홈런 1위, 타점 3위, OPS 4위 등 타격 전반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정수빈은 사구로 인해 이탈해 있고 오재원, 김재호, 오재일이 나란히 부진에 빠져 있는 가운데 김태형 감독이 페르난데스를 더욱 애지중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김태형 감독은 페르난데스의 맹활약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구로 인해 부상 위험성을 겪은 페르난데스에 대해 이야기하던 김 감독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드이 손목 보호대를 착용한다는 말에 “보호대 얘기는 해봤는데 본인이 괜찮다고 하더라”며 “돈이 없는거면 사줘야지. 뭘 못해주겠나”라고 말했다. 농담이었지만 얼마나 페르난데스를 아끼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어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페르난데스와 통역 최우진 씨를 바라보며 보호대를 안 하겠느냐고 물으며 필요하면 사주겠다고 하자 페르난데스는 손가락을 들어 까딱이며 “괜찮다(I’m okay)”고 말했다.

이를 보고 취재진이 “감독님 말씀에 손가락을 까딱한다”고 짓궂게 묻자 김태형 감독은 다시 한 번 “괜찮다”고 답했다. 김태형 감독에겐 뭘해도 예뻐보이고 용서가 되는 페르난데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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