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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서울·포항, K리그 하위권 탈출책은 '칭찬과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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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서울·포항, K리그 하위권 탈출책은 '칭찬과 관심'
  • 강두원 기자
  • 승인 2014.03.17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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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타도 필요하지만 칭찬도 섞어줘야...FC서울, 몰리나를 돌파구로 삼아야

[스포츠Q 강두원 기자] 어떤 리그든 시즌 초반 부진을 겪는 팀이 있기 마련이다. 부진을 겪는 팀이 다를지언정 이 현상은 매 시즌 이어진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역시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들이 존재한다.

부진의 이유는 다양하다. 훈련부족, 부상, 전술의 부조화, 동기부여 저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발생한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리그 최하위 포항 스틸러스,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 빛나는 리그 11위 서울,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하며 새롭게 도약하려는 리그 10위 성남.

엠블럼 위에 붙은 별(우승)의 개수만 합쳐도 17개나 되는 이 3개 팀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중간 순위표 가장 아래쪽을 차지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세 명문팀이 올 시즌 부진에 빠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6일까지 2라운드를 마친 현재 공교롭게도 비슷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 입을 맞춘 듯 동시에 터져 나온 일침, 시선에서 멀어진 에이스

올 시즌 시민구단으로 새출발한 성남FC의 초대 지휘봉을 잡은 박종환 감독은 15일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FC서울전 선발 명단을 발표하며 주장 전상욱과 ‘에이스’ 제파로프를 제외했다.

성남의 10번 제파로프는 지난 시즌 전임 안익수 감독의 요청으로 성남으로 와 31경기에 출전해 6골을 성공시키며 위기에 빠진 성남을 구해내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그러나 박종환 감독에게 “선수가 아닌 것 같다”라는 혹평을 들으며 시즌 2경기 만에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박종환 감독과 함께 주장으로서 미디어데이에도 참가했던 전상욱은 개막전에서 종료 직전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치다 코너킥 상황에서 판단미스로 인해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박종환 감독은 “백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며 15일 경기에서 박준혁을 선발 출장시켰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성남FC의 박종환 감독이 지난 3일 2014 K리그 클래식 공식미디어데이에 참가해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민하고 있다.

울산현대와 부산아이파크에 연달아 패하며 충격적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포항은 시즌 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이다. 특히 노병준과 박성호, 황진성이 빠진 공격진의 공백을 메울 방안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미드필더 자원인 이명주와 김성대를 최전방에 내세우며 제로톱을 구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황선홍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결국 팀의 유일한 스트라이커 자원이라 할 수 있는 배천석에 대해 “뛰려는 의지가 없다. 한 번 잘했다고 안주해선 안 된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경고성 멘트를 던지는 등 일침을 가했다.

FC서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올 시즌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서울 최용수 감독은 지난 시즌 ACL 준우승 주역으로 유일하게 남은 몰리나를 2군으로 강등시킨 채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노쇠화를 보이고 있고 스피드를 중시하는 새로운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제외의 이유다.

항간에는 새로운 전술이 자리 잡기 전까지는 몰리나의 역할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몰리나를 불러들어야 한다는 말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 무조건적인 채찍은 '앙~대요!' 당근도 섞어야

앞서 밝힌 것을 토대로 본다면 3개 팀의 부진은 모두 선수들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성남의 경우는 팀의 주장과 키플레이어를 2경기 만에 전격 제외한 것은 다소 성급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감독이 요구하는 것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제외사유가 되기에 충분하지만 두 선수는 팀의 간판이자 리더다.

박종환 감독은 이전에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고취시키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해왔지만 이제 막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는 신생구단에서 팀의 조직력을 한데 끌어모아야 하는 시점임에도 경기력 부족의 이유로 주장과 키플레이를 제외한다는 것은 오히려 사기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존재한다.

포항 황선홍 감독 역시 배천석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서도 잘 된 부분을 부각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배천석이 부산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할지라도 ACL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채찍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몰리나는 데얀과 함께 FC서울의 중흥기를 이끈 인물이다. 나이가 들어 체력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못할 수 있으나 그가 가진 센스와 결정력은 무시만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서울의 공격력 역시 포항과 마찬가지로 돌파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지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준급 자원을 썩히고 있는 것은 아쉬운 조치로 보여진다.

월드 클래스 선수는 월드 클래스 감독 밑에서 탄생한다고 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들어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나 디디에 드록바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주제 무리뉴 감독이나 하나같이 명성이 자자한 감독들이다.

그들은 좋은 선수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질타도 질타지만 칭찬 또한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술마저 변경하며 그들이 가진 기량을 100% 이상 이끌어내는 데 노력하며 최고 수준의 플레이어로 만들어내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이는 곧 팀의 승리로 이어졌고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다.

박종환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부진에 빠져 있는 팀을 위한다면 질타도 분명 필요하겠지만 적절한 칭찬도 섞어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팀을 다시 반등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또한 현재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질타를 가하는 것은 부진의 이유를 선수들에게 돌리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자제할 필요성도 있다. 최용수 감독 역시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확실한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면 몰리나의 투입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아직 2014시즌 승리가 없는 이들 3개 팀이 부진탈출의 해결책을 찾아 다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dw09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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